세종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13일 교통국과 도로관리사업소를 대상으로 2026년도 2일차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위원들은 대중교통과 도로 분야 주요 사업의 추진 상황을 살피고, 버스 서비스 품질 관리와 어린이·자전거 등 교통안전 시설 개선을 집중 점검하며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가장 날이 선 질문은 시내버스 재정 지원이었다.
박란희 위원은 "운송수입보다 훨씬 큰 금액을 손실보전금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법에 근거한 서비스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평가 결과를 근거로 재정지원을 일부 또는 전부 제한할 수 있는 만큼, 협의로 당부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정식 서비스 평가를 실시해 안전운행과 서비스 개선이 이어지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버스요금 인상에 대해서도 "공공요금 인상은 취약계층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열 위원장은 운수업계 유류비 보조금과 적자노선 손실보전금이 중복 지급되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버스 서비스의 실효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학서 위원은 배차간격 개선 실적과 관련해 "배차 시간을 조정한 현황만 있을 뿐 효과 분석과 사후관리 계획이 없다"며 "도시통합정보센터의 CCTV 등 데이터를 근거로 개선 효과를 검증하고 그 결과를 사후관리까지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스 과속·난폭운전 민원에는 버스 내 영상을 주기적으로 무작위 점검하고 관련 데이터를 누적 관리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남 위원은 매년 반복되는 불친절·난폭운전 민원과 관련해 "이론 교육에 그치지 말고 운수 종사자가 시민 입장에서 직접 버스를 타보는 체험형 교육 등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 달라"고 제안했다.
시민 제보도 거론됐다.
김학서 위원은 고속버스터미널 첫차가 새벽 3시 40분에 출발하지만 대합실 문은 5시에 열려 이용객이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며 조속한 개선을 주문했다.
교통안전 시설 점검도 이어졌다.
박란희 위원은 과속방지턱과 고원식 횡단보도 관련 민원이 꾸준한데도 전수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실태조사부터 조치까지 우선순위를 정해 계획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김학서 위원은 사고가 잦은 구간의 과속방지턱 설치 민원을 신속히 처리하고 처리 일정을 민원인에게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박병남 위원은 자전거도로가 그동안 파손 보수 등 시설 위주로 관리돼 왔다며 "실제 이용할 때 드러나는 위험 요소도 많다"고 짚고, 진행 중인 자전거 이용 활성화 용역에서 위험 구간 실태와 보수 우선순위 기준까지 함께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연희 부위원장은 조치원 명동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 개선 사업이 상인 반대로 축소돼 집행률이 31%에 그친 점을 꼬집었다.
정 부위원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아이들의 등굣길 안전은 민원을 이유로 쉽게 포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관계 부서가 합동으로 현장을 점검해 통학로 안전 확보 방안과 일정을 구체적으로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읍면 지역에 비가림 시설이 없는 기둥형 정류장이 여전히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용객이 적다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리면 배차 간격이 길고 고령자가 많은 읍면 주민의 불편이 커진다"며 이용객 수와 대기 시간, 교통약자 등을 고려해 정류장 편의시설을 확충해 달라고 당부했다.
예산 편성 관행도 도마에 올랐다.
이순열 위원장은 법정 계획인 주차수급 실태조사가 본예산이 아닌 추경으로 편성된 경위를 따져 물었고, 기본계획·기본구상 용역을 시설비로 편성해 용역심의를 거치지 않은 사례를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다음 정례회에서 용역 관리 조례가 개정되는 만큼, 앞으로 기본계획부터 타당성 조사까지는 연구용역비로 편성해 반드시 용역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집행부에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더 충실하게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도시환경위원회는 14일 환경녹지국과 상하수도사업소를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이어간다.
[기자 코멘트]
이날 감사의 핵심은 '돈은 나가는데 검증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시내버스 손실보전금은 운송수입보다 훨씬 크다고 했지만 구체적 금액과 평가 미실시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고, 집행부의 답변도 전해지지 않았다. 법이 평가 결과에 따라 지원을 제한할 수 있게 한 만큼, 평가 없는 지원은 재정 지원의 정당성을 스스로 약화시킨다. 유류비 보조금과 손실보전금의 중복 지급 우려도 같은 맥락이다. 버스요금 인상 논의가 나올 때마다 서비스 평가와 재정 효율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앞서 본지가 다룬 세종시 도시재생 국비 반환 지적처럼, 예산 투입 이후의 성과 관리가 이번 행정사무감사 전반의 공통 화두로 읽힌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이라는 변수도 있다.
앞서 본지가 보도했듯 2027년부터 27개 기관이 임차청사로 먼저 이전하고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이 단계적으로 세종에 옮겨오는 만큼 대중교통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배차 효과 검증, 서비스 평가, 난폭운전 점검이 지금 정비되지 않으면 수요 급증기에 서비스 품질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읍면 정류장 문제는 신도심과 원도심·읍면의 격차를 다시 드러낸다.
앞서 본지가 다룬 조치원 도시재생 국비 반환 사안에서 보듯 조치원 등 읍면의 생활 인프라는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명동초 어린이보호구역 집행률 31%는 상인 이해와 아이들의 안전이 충돌하는 전형적 사례다.
앞서 본지가 보도한 서대전네거리 트램 공사처럼 도로 변경은 상권과 직결되지만, 어린이 통학로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문제 제기에 무게가 실린다.
사업비 규모와 축소된 내용, 상인과의 협의 경과가 공개돼야 대안을 논의할 수 있다.
용역 예산을 시설비로 편성해 심의를 우회했다는 지적 역시 투명성의 문제이며, 조례 개정으로 관행이 바뀌는지는 다음 정례회에서 확인할 대목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