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배달콜 (AI생성)

 

차량이 신호를 기다리며 멈춰 선 사이, 오토바이가 차 사이를 오가며 앞으로 빠져나온다. 저녁 배달 시간대에는 신호를 위반해 교차로를 통과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반대로 앞서가던 오토바이가 차량 흐름과 동떨어지게 속도를 낮춰 살펴보면, 운전자가 휴대전화 화면에서 배달콜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미디어코리아 기자가 도로를 운행하며 관찰한 장면들이다.

 

이 장면들을 모든 배달기사의 운전 행태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속과 신호위반뿐 아니라, 콜을 확인하려 천천히 움직이는 운행도 안전 점검의 대상임을 보여준다. 문제는 속도만이 아니다. 도로를 살펴야 할 시선과 손이 휴대전화로 옮겨가는 순간이다.

 

운전 중 휴대전화 조작은 자동차에서도 위험하지만, 운전자를 둘러싼 보호 차체가 없고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이륜차에서는 사고의 충격과 한 손 운전의 부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배달 오토바이의 안전대책은 운전자 단속·교육과 함께, 주행 중 콜 조작을 막는 앱 설계와 교육 이수 관리까지 연결돼야 한다.

 

어린이를 보지 못한 순간, 화면에는 배달콜

 

2025년 12월 31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어린이 형제 두 명이 신호를 위반한 배달 오토바이에 치여 크게 다쳤다. 운전자는 현장을 떠났고, 청주청원경찰서는 올해 1월 도주치상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올해 1월 알려진 사건이지만 사고 발생은 지난해 말이다.

 

MBC는 1월 6일 운전자가 배달콜 알림을 누르다 사고를 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보도했다. 운전자의 신호위반과 사고 후 도주 책임은 분명히 따져야 한다. 동시에 업무를 받는 과정에서 왜 운전 중 화면을 확인하게 되는지도 사고 예방의 관점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일부 배차 방식에서는 주문의 이동 거리와 배달료 등을 확인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 수락 여부를 정해야 한다. IB토마토의 9월 29일 동행 취재에서도 주행 중 콜을 확인하던 배달기사가 앞차의 감속에 급제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해당 보도에서 업체는 추가 보상이 기본 운임에 더해지는 구조이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기본 운임과 할증은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추가 보상이나 주문 선택 기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험 운행을 강요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운전 중에도 신속한 판단을 요구하는 방식이라면, 안전교육과 실제 업무 조건이 충돌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주문이 뜸한 시간대일수록 일감을 놓치지 않으려는 압박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를 곧바로 전국적인 배달콜 감소나 사고 증가로 일반화해서는 안 되지만, 수입과 안전이 부딪히는 구조는 검토할 과제다.

 

천천히 가도, 전방을 놓치면 위험하다

 

휴대전화 조작을 위해 속도를 낮추는 것이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저속 운행 중에도 보행자의 진입이나 앞차의 정지, 옆 차량의 움직임을 늦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갑자기 진로를 바꾸면 주변 운전자에게도 대응 부담이 생긴다.

 

저속 운행 자체를 위법이나 민폐로 볼 수는 없다. 도로 상황에 맞춘 감속은 필요한 운전 행동이다. 문제는 속도의 높고 낮음보다 시선과 주의가 어디에 머무느냐다. 시속 30㎞로 2초를 이동하면 약 16.7m를 간다. 단순한 이동거리 계산이지만, 잠깐의 화면 확인 사이에도 도로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도로교통법 제49조는 정지 중인 경우 등 법정 예외를 제외하고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는 이륜차 등의 위반 범칙금을 4만 원, 벌점을 15점으로 안내한다.[4] 휴대전화를 거치대에 올려놨다는 이유만으로 주행 중 배달콜 조작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내비게이션 안내를 이용하는 것과 주문을 비교·선택하려 화면을 조작하는 행위도 구분해야 한다.

 

알림 차단의 논쟁, 안전하게 일할 대안으로 풀어야

 

주행 중 알림 제한은 이미 논란이 된 적이 있다. MBC의 1월 보도에서 사고 관련 업체는 일정 속도를 넘으면 알림을 차단하려 했지만 기사들의 반발로 도입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달노동자 단체는 차단 방식의 비효율성에 반대한 것이며, 이후 안전 논의를 이어가지 않은 업체에도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2]

 

이를 단순히 기사들이 안전장치에 반대해 철회됐다고 정리하면 쟁점을 놓친다. 당시 보도는 제한 도입이 무산된 경위에 관한 양측의 설명을 전한다. 필요한 것은 안전하게 정차한 뒤 주문을 확인해도 일감과 배차 기회에서 부당하게 불리해지지 않는 방식이다.

 

속도 기준만으로 화면을 잠그면 기준 이하로 움직이며 조작하는 위험이 남을 수 있다. 안전한 곳에 정차할 시간을 확보하도록 수락 기한을 설계하고, 주행 중에는 주문을 보류하거나 정차 뒤 확인하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위치·속도 인식 오류와 여러 앱의 동시 사용도 실제 운행 조건에서 검증할 문제다.

 

플랫폼의 책임은 교육 권고에만 머물지 않는다. 산업안전보건법 제78조는 배달을 중개하는 자에게 배달종사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부여한다. 관련 안전보건규칙은 안전운행 사항의 정기적 고지와 함께, 산업재해를 유발할 정도의 배달시간 제한을 금지한다.[5] 이 규정이 모든 플랫폼에 같은 속도 기준의 콜 차단을 명령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업무 설계의 안전성을 관리할 책임을 살펴볼 법적 근거다.

 

교육을 이수하고, 안전하게 정차해야 콜 받도록

 

신호위반과 과속은 현장 단속뿐 아니라 후면 무인단속 장비 등을 통해 적발할 수 있다.[6] 주행 중 배달콜 조작은 위반 순간을 적발하는 일과 함께, 앱이 해당 조작을 허용하는 조건을 바꾸는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 경찰이 도로에서 위반을 찾는 동안 플랫폼도 앱 안에서 위험 행동을 줄여야 한다.

 

개선 방향은 주행 중 주문 선택·수락을 제한하고 안전한 곳에 정차한 뒤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차에 필요한 수락 유예시간과 주문 보류 기능을 마련하고, 안전을 위해 정차한 기사에게 배차상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운영 기준도 함께 손봐야 한다. 속도 인식 오류로 정상적인 업무가 막히거나 차도에서 갑자기 멈추는 부작용이 없도록 현장 검증을 거쳐야 한다.

 

교육 역시 안내문을 읽었다는 확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신규 등록 때 주행 중 조작 금지와 안전한 정차 방법을 교육하고, 정기교육이나 반복 위반에 따른 재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배차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교육 이수는 배달 업무 참여의 조건으로, 주행 중 조작 차단은 운행 과정의 안전장치로 각각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반복 위반에 대한 제재는 위반 사실 확인과 소명 절차를 갖추고 운영해야 한다. 지자체도 안전하게 정차할 공간을 마련해 도로 위 급정차나 보도 진입으로 위험이 옮겨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리 성과는 교육 이수자 수에 더해 주행 중 조작과 위험 행동이 실제로 줄었는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배달기사에게 안전운전을 요구하면서, 일감을 받기 위해 달리는 중에도 화면을 확인해야 하는 조건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운전자는 도로에 집중하고, 주문은 안전하게 멈춘 뒤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시민과 배달기사 모두를 보호할 책임은 도로의 단속과 플랫폼의 업무 설계에 함께 있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