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이 취임선서를 하고있다.(사진: 대전시)

 

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이 민선 9기 취임식에서 재정 위기를 정면으로 인정하면서도 민생과 미래 투자는 결코 멈추지 않겠다는 담대한 도시 경영 의지를 밝혔다.

 

허 시장은 취임사에서 "지금 대전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 앞에 있지만, 동시에 엄중한 재정 위기라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며 "이 불편한 진실을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재정 혁신은 시민의 희생을 딛고 서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더 굳건히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아껴야 할 곳은 과감히 줄이겠지만, 민생을 지키고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는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민생 회복·AI 전환·청년 육성…6대 시정 과제 제시

허 시장이 제시한 민선 9기 시정의 첫 번째 과제는 민생 회복이다. 지역화폐 캐시백 중단으로 논란이 된 '온통대전'을 지역경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성장의 열매가 모든 시민에게 돌아가는 포용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는 미래 성장전략이다. 대전의 과학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AI를 미래산업 대전환의 핵심으로 삼는다. '데이터 센터'와 'AI 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바이오·반도체·센서·국방·드론 등 강점 산업에 AI를 융합한다. '방산 AX 클러스터' 조성과 'AI 반도체 및 첨단센서 거점' 육성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세 번째는 청년 육성이다. '청년 일자리 통합 플랫폼' 구축, '청년 벤처·스타트업 1000개' 육성, '청년주택 5000호' 공급, '미래세대 문화바우처' 지급 등을 통해 청년이 일하고 정착하고 즐기는 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탄소중립을 성장 기회로…기후테크·분산에너지 특구 추진

네 번째 과제는 지속가능한 도시다. 탄소중립을 규제가 아닌 성장 기회로 삼아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고, '시민 참여형 햇빛 발전소' 확대와 '분산 에너지 특구' 지정을 통해 에너지 자립형 녹색도시를 구현한다. 도시철도 중심의 대중교통망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다섯 번째는 촘촘한 복지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완성하고 '대전형 통합 돌봄 체계'를 구축해 의료·생활·주거·디지털을 하나로 묶는다. 응급의료 체계 전면 재정비, 공공 산후조리비 지원, 청소년 통합 지원 강화도 포함됐다.

 

여섯 번째는 즐기고 뛰고 머무는 도시다. 생활권 10분 이내에 문화·예술·체육을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 '대전 빵 축제' 브랜드화 등을 추진한다.

 

허 시장은 "저는 앞으로 4년, 오직 시민 여러분만 바라보며 일하겠다"며 "과학으로 미래를 열고, 민생으로 꽃피우는 대전의 새로운 역사를 시민 여러분과 함께 담대하게 써 내려가겠다"고 다짐했다.

 


 

[기자 코멘트]

취임사에서 재정 위기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언급한 것은 허 시장의 뚜렷한 차별점이다. 그러나 재정 위기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6대 과제를 모두 추진하겠다는 구상은 '아껴야 할 곳'과 '투자해야 할 곳'의 구체적인 경계선이 어디인지 명확히 제시되지 않으면 공허한 선언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

 

충청권 시각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방산 AX 클러스터와 AI 반도체·첨단센서 거점이다. 대전은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카이스트 등 방산·첨단기술 연구기관이 집적된 국내 유일의 도시다.

 

이 자산을 기반으로 한 방산 AX 클러스터는 충남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 천안·아산의 AI 대전환 사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대전시가 충남도·세종시와 광역 협력 체계를 구축해 충청권 전체를 방산·AI 산업의 국가 거점으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을 취임 초반에 제안한다면, 개별 도시 단위의 경쟁보다 훨씬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온통대전의 재편도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취임사에서 '지역경제 플랫폼으로 발전'이라고 명시했지만, 7~8월 캐시백 중단으로 시민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9월 온통대전 2.0이 실제로 안정적인 재원 기반 위에 출범할 수 있는지가 허 시장 민선 9기의 첫 번째 민생 신뢰 시험대가 될 것이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