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정사거리 거리뷰 이미지 캡쳐 (사진: 네이버) 

 

본지는 지난 8월 4일 「천안·아산 도심 성인PC방 불법 사행성 영업 확산…합동 점검 강화 촉구」 기사에서 아산시의 합동점검 결과를 전하며, 천안시와 천안교육지원청, 천안동남·서북경찰서가 학교 주변과 도심 상권의 성인PC방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시 아산시는 경찰,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함께 점검해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사이트 제공, 불법 환전, 자동진행 장치 제공, 투명 유리창 미설치 등을 적발했다. 본지는 천안의 신부동, 두정동, 불당동, 쌍용동, 천안역 일대에서 시트지로 내부를 가리거나 CCTV로 확인된 사람만 들여보내는 폐쇄형 영업이 반복된다는 점도 짚었다.

 

이번에는 질문이 한 걸음 더 나간다. 천안 구도심의 약 500m 구간에 성인PC방 16곳이 들어서 있다. 업소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거리의 생활환경과 영업 실태를 관리하는 행정은 얼마나 촘촘하게 작동하고 있는가.

 

성정사거리에서 서부역9로로 이어지는 거리의 변화는 개별 업소의 등록을 넘어, 구도심을 어떤 공간으로 유지할 것인지 천안시에 묻고 있다.

 

◆ 500m에 16곳, 31m당 한 곳꼴

 

미디어코리아 현장 집계에 따르면 이 구간 도로 양쪽에서 확인된 성인PC방은 16곳이다. 도로 길이를 업소 수로 단순 환산하면 약 31m당 한 곳꼴이다. 다만 이는 양측 업소를 합산한 밀집도일 뿐, 실제 점포 사이의 거리가 모두 30m라는 뜻은 아니다. 현장에서는 인접 블록으로 범위를 넓히면 업소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관찰도 나왔으나, 확장 구간의 정확한 경계와 총수는 별도 집계가 필요하다.

 

◆ 8월에 짚은 '폐쇄형 영업', 이번 현장에서도 확인

 

8월 기사가 지적한 폐쇄형 영업의 양상은 이번 구간에서도 겹쳐 보인다. 미디어코리아 현장 관찰에 따르면 이 일대 성인PC방 대부분의 앞문과 뒷문에는 CCTV와 이중 잠금장치 등이 설치돼 있고, 출입하려는 사람을 확인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업소의 밀집뿐 아니라 영업장 접근 방식도 점검 대상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CCTV와 잠금장치는 도난 방지와 고객 안전을 위해 쓸 수 있고, 연령 확인을 위한 출입 관리도 필요할 수 있다. 장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불법 영업이나 단속 회피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부를 가린 시설과 외부 감시, 선택적 출입 통제가 함께 작동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업소는 외부 방문자를 살피는데, 외부에서는 내부 영업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천안시가 확인할 것은 보안장치의 설치 여부를 넘어 실제 운영 방식이다. 영업 중 내부가 시설기준에 맞게 보이는지, 출입 통제가 적법한 현장 점검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하는지, 잠금장치가 비상시 내부 이용자의 대피를 어렵게 하는지를 각각 살펴야 한다. 화재 등 긴급 상황의 대피 문제는 관계기관과 함께 확인할 사안이다.

 

게임산업진흥법 제31조는 시장·군수·구청장 등이 필요한 경우 관계 공무원을 통해 영업소에 출입해 조사하거나 서류를 열람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출입 통제 장치가 있다는 이유로 점검을 끝낼 것이 아니라, 법정 절차에 따른 조사가 실제로 이뤄졌는지 기록으로 확인해야 한다. 방범 목적의 출입 관리와 영업 실태 확인을 막는 행위는 구분하되, 그 구분은 업주의 설명만이 아니라 현장 확인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 '슬럼화'라는 말보다 먼저 볼 것

 

과거 술집과 식당이 함께 자리했던 거리에 노래방과 성인PC방, 주점이 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문제는 특정 업종의 존재만으로 동네를 낙인찍는 데 있지 않다. 주민이 낮에도 찾아갈 수 있는 다양한 점포가 유지되는지, 야간 영업 중심의 업종 쏠림이 거리의 이용 방식과 주변 생활환경을 어떻게 바꾸는지가 핵심이다.

 

성인PC방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범죄 증가나 지역 슬럼화를 입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업종 편중이 뚜렷해지는 거리를 개별 사업자의 선택으로만 넘기는 것도 충분한 대응은 아니다. 점포 구성과 공실 변화, 보행량, 야간 조명, 도로·보도 상태를 함께 살펴야 거리의 쇠퇴 여부와 필요한 대책이 드러난다.

 

◆ '성인PC방' 간판과 법적 등록은 다르다

 

행정 책임을 따지려면 업종부터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성인PC방'은 간판에 쓰이는 명칭일 뿐, 법적 등록·허가 유형은 실제 영업 형태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게임산업진흥법 제26조는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을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하도록 하고, 일반게임제공업은 별도의 허가 대상으로 규정한다.

 

밀집 정도는 도시관리의 문제이고, 개별 업소의 등록 가능 여부는 시설·입지 등 법정 요건으로 판단할 사안이다. 가까이 모여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불법 업소라고 할 수는 없다. 천안시가 설명해야 할 것은 각 업소가 어떤 유형으로 등록됐는지, 해당 시설기준을 실제로 충족하는지다.

 

시행규칙의 시설기준에는 게임물 이용을 위한 밀실·밀폐공간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고, 투명한 유리창으로 외부에서 실내를 볼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내부가 보이지 않는 업소는 유리창의 유무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

 

가림막이나 부착물 등으로 실제 시야가 차단되는지, 구조가 기준에 맞는지를 현장에서 따져야 한다. 등록 당시 기준을 갖췄다는 사실과 영업 중에도 이를 유지한다는 사실은 별개다. 등록 이후 가림 시설이나 내부 구조가 바뀌었다면 사후 점검에서 확인해야 하며, 등록증을 발급하는 절차와 영업 상태를 관리하는 책임은 함께 작동해야 한다.

 

◆ 현금 결제와 불법 환전, 단속의 초점은 다르다

 

'현금 게임'이라는 표현도 구체화가 필요하다. 이용요금을 현금으로 받는 것 자체와, 게임 결과에 따라 돈을 주고받는 행위는 같은 문제가 아니다.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는 게임으로 얻은 점수·경품 등 결과물을 환전하거나 환전을 알선하고 재매입하는 행위를 업으로 하는 것을 금지한다. 단속의 초점은 실제 제공되는 게임물과 환전 방식, 운영자의 개입 여부에 맞춰져야 한다.

 

아산시의 합동 점검은 이런 접근이 왜 필요한지 보여 준다. 아산시는 2025년 5~6월 경찰·게임물관리위원회와 성인PC방 등을 점검해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사이트 제공, 불법 환전, 자동진행 장치 제공, 투명 유리창 미설치 등 시설기준 위반을 적발했다고 같은 해 7월 발표했다. 아산의 적발 사례가 천안의 16개 업소도 불법이라는 증거는 아니다.

 

다만 시설 확인과 게임물 점검, 환전 행위 조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시청은 등록·시설 관리와 행정처분을, 경찰과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각자의 권한에 따른 수사·게임물 확인을 맡아 서로 연결해야 한다. 서류 확인만으로 영업의 적법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이유다.

 

◆ 무분별한 확산, 어떤 관리와 규제가 필요한가

 

특정 구간에 같은 업종이 빠르게 몰리는 현상은 개별 업소의 적법 여부만으로는 다룰 수 없다. 등록 요건을 충족한 업소를 밀집을 이유로 막을 근거가 현행 법령에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고, 없다면 도시관리 차원의 보완이 필요하다. 8월 기획의 제안을 이어 받아, 이번 취재를 토대로 검토할 만한 방안을 정리한다.

 

첫째, 학교 인접 여부의 우선 확인이다. 본지가 앞서 전한 대로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는 학교 경계 200m 이내 게임제공업 설치가 제한되며, 50m 이내는 금지되고 200m 이내는 교육환경보호위원회 심의를 거친다. 이번 구간의 16개 업소가 학교 경계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는 이번 취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천안시와 천안교육지원청이 업소별 거리와 심의 이력을 점검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필요한 일이다.

 

둘째, 현황의 투명한 공개다. 업소별 등록 유형과 등록 시기, 연도별 증가 추이, 점검·시정·재점검 이력을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정리해야 '무분별한 확산'이 실제로 진행 중인지 데이터로 검증할 수 있다. 지금은 업소가 늘어나는 속도를 가늠할 공식 자료가 공개돼 있지 않다.

 

셋째, 점검의 정례화와 사후 관리다. 시와 교육지원청, 경찰,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함께하는 합동 점검을 정기와 불시로 나누어 운영하고, 시정 명령이 내려진 업소는 이행 여부를 재점검해 결과를 기록해야 한다. 점검표에는 가림막·시트지 등 실제 시야 차단 여부, 밀폐 구조, 출입 통제로 인한 점검 방해 여부, 비상 대피 가능 여부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본지가 앞서 전한 전문가 의견처럼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등록 관리, 교육환경보호구역 심의, 시설기준 점검, 경찰 단속을 잇는 상시 관리체계가 요구된다.

 

넷째, 신고·제보 체계 정비다. 불법 환전이나 시설기준 위반을 주민이 쉽게 알릴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 처리 결과를 신고인에게 알려야 한다.

 

다섯째, 도시관리 차원의 접근이다. 업종 편중도와 공실 변화, 야간 보행 환경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편중이 심한 구역은 상권 관리 계획이나 지구단위계획 등과 연계해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업종 쏠림을 직접 제한할 근거가 부족하다면, 등록 단계의 입지·거리 기준을 둘러싼 제도 개선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참고할 만한 타 지역 사례도 있다. 본지가 앞서 전한 울산경찰청은 통학로 주변 성인PC방 27곳을 점검해 3곳을 입건했고, 27곳 모두 시트지 부착 등 시설기준 위반이 확인돼 구청에 통보했다. 울산의 결과가 천안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설기준 위반이 현장 점검에서 비교적 쉽게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규제가 과도해지면 적법하게 영업하는 사업자의 재산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특정 업종에 대한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규제의 정당성은 불법 영업 단속, 청소년 보호, 생활환경 보전 같은 구체적 공익과 비례성에서 찾아야 한다. 규제는 최후 수단이어야 하고, 그 전에 현행 점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먼저 증명해야 한다.

 

◆ 천안시가 답해야 할 것은 점검의 실효성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 이 구간의 점검 횟수나 개별 업소의 위반 여부, 천안시의 대응 수준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밀집 현황을 확인한 뒤에도 등록 건수만 설명하는 것으로 행정 책임이 끝나지는 않는다. 8월 기획에서 요청한 합동 점검이 이후 실제로 이뤄졌는지, 이뤄졌다면 그 범위와 결과, 시설 위반에 대한 시정 조치와 재점검 결과가 어떤지를 시는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설명해야 한다. 점검을 했는지에 더해, 지적한 문제가 실제로 바로잡혔는지가 중요하다.

 

치안과 도로 정비도 같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보행을 방해하는 시설물과 주정차, 야간 시야를 확보하는 조명, 도로·보도의 유지 상태는 각각 실태를 확인해 개선할 문제다. 불법 영업 단속과 거리 환경 관리를 함께 추진해야 특정 업종을 몰아내는 논쟁에 머물지 않고 주민의 생활 여건을 바꿀 수 있다.

 

구도심을 살린다는 말은 새 건물을 짓거나 행사를 여는 데서 완성되지 않는다. 낮에는 생활상권이 작동하고, 밤에는 주민이 안심하고 다니며, 업소는 법정 기준을 지키는 거리여야 한다. 약 500m에 성인PC방 16곳이 들어선 현장은 그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 묻는 출발점이다. 천안시의 답은 등록증 발급 건수가 아니라 점검 결과와 거리의 변화로 제시돼야 한다.

 

[기자 코멘트]
8월 기획이 '불법 영업의 양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후속은 '밀집'이라는 도시관리 문제를 처음 숫자로 제시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폐쇄형 영업(시트지·CCTV·이중 잠금), 학교 인접 여부, 불법 환전, 밀집이라는 네 가지 쟁점이 한 구간에서 겹쳐 보인다는 사실은 점검이 개별 업소 단위로만 이뤄져서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아직 남은 숙제도 분명하다. 연도별 등록 추이와 점검 이력이 공개되지 않아 '무분별한 확산'을 수치로 입증하지는 못했고, 이번 구간의 학교 인접 여부도 확인하지 못했다. 이 두 가지가 확보되면 후속 보도에서 확산 여부와 교육환경보호구역 저촉 여부를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다.

 

천안시가 오룡지구 도시재생 리츠사업처럼 도시재생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만큼, 구도심 거리의 일상 관리 행정도 같은 무게로 점검돼야 한다. 앞서 약국 광고, 암표 거래, 불법사금융 광고처럼 영업 질서를 바로잡는 정책이 잇따르는 가운데, 성패는 결국 현장 단속과 사후 관리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