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통합돌봄 실태조사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는 10월 13일 '지역사회 통합돌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돌봄 수요와 주요 서비스의 공급 수준·지역별 분포·접근성을 분석한 결과, 서비스 종류와 지역에 따라 공급 여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번 결과를 통합돌봄 기본계획과 지방정부의 지역계획에 반영하고, 지역별로 필요한 서비스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기본계획 수립 등을 위해 5년마다 실시한다.

지역별 통합지원 전달체계의 구성·인력 등 운영 현황, 지역별 서비스 현황, 대상자별·서비스 영역별 이용현황을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연구용역을 통해 통합돌봄으로 연계되는 주요 16개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역별 수요와 공급 수준, 격차를 면밀히 분석했다.

기존에는 개별 사업의 기관·인력과 이용현황을 주로 파악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229개 시군구를 같은 지표로 비교해 종합 분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 시행 이후 신청 9만 3천 명…일상생활돌봄이 42.9%

통합돌봄 전국 시행 이후 전달체계와 서비스 연계 현황을 보면, 8월 31일 기준 시도·시군구에서 통합돌봄 업무를 맡는 인력은 총 6,257명으로, 전국 지방정부에 전담인력이 배치돼 있다.

제도 시행 이후 8월 31일까지 통합돌봄 신청자는 총 9만 3,136명으로 하루 평균 약 870명이 신청했다.

이 가운데 노인이 9만 1,952명, 65세 미만 장애인이 1,184명이다.

실제 서비스를 연계받은 사람은 7만 8,677명이며 1인당 평균 3.5건이 연계됐다.

분야별로는 일상생활돌봄 42.9%, 건강관리 20.6%, 장기요양 12.3%, 주거복지 10.8%, 보건의료 8.1%, 기타 5.3% 순이었다.

◆ 돌봄 '잠재군' 320.8만 명…공급 자원은 16.2만 개소·165.1만 명

복지부는 지역별 돌봄 수요를 가늠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돌봄 필요가 예상되는 '잠재군'과, 이 가운데 향후 5년 안에 돌봄 필요가 상대적으로 높아 우선 관리가 필요한 '핵심군'을 추정했다.

노인은 잠재군 320.8만 명, 핵심군 98.3만 명이고, 65세 미만 장애인은 잠재군 60.8만 명, 핵심군 15.0만 명으로 분석됐다.

치매환자, 장기요양 재가급여자, 장기요양 등급외자, 고령장애인, 의료기관 퇴원환자 등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자, 장기요양시설 퇴소자, 재입원 위험이 높은 환자 등이 대상이다.

복지부는 잠재군·핵심군이 수요 파악을 위한 정책적 분석 집단일 뿐 해당 인원이 모두 통합돌봄 대상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대상 여부와 필요한 서비스는 개인별 건강상태, 일상생활 수행능력, 주거환경, 가족돌봄 여건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전국의 보건·의료·요양·돌봄 관련 기관은 16.2만 개소, 인력은 165.1만 명이다.

기관은 의료기관 10.1만, 장기요양기관 5.5만, 보건기관 4천, 사회복지기관 2천 개소로 구성된다.

인력은 장기요양 인력이 82.6만 명으로 가장 많고, 의료기관 80.3만 명, 보건기관 2.2만 명 순이었다.

16개 주요 서비스별 충족률을 산출한 결과, 방문요양·장애인활동지원·방문건강관리는 수요 대비 공급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단기보호·긴급돌봄지원사업·장애인건강주치의·재택의료센터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복지부는 이 충족률이 사업 초기 단계에서 앞으로 확대해야 할 공급의 잠재적 목표치를 진단한 지표이지 현재 서비스가 미흡하다는 뜻은 아니며, 재원이 집중돼야 할 우선순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 방문진료 충족률 인구감소지역 10.7%…이동거리는 2배 가까이

인구감소지역과 그 외 지역을 비교하면 공급 수준과 접근성 차이가 뚜렷했다.

방문진료 충족률은 일반지역 25.5%, 인구감소지역 10.7%였고, 재택의료센터는 각각 20.6%, 8.3%였다.

반면 지역사회중심재활, 치매예방 및 관리, 방문목욕, 노인맞춤돌봄 등은 인구감소지역의 충족률이 더 높았다.

서비스 제공기관까지의 도로망 기준 평균 이동거리도 차이를 보였다.

장애인건강주치의 제공기관까지는 인구감소지역이 20.8km, 그 외 지역이 10.9km로 인구감소지역 주민이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같은 시도 안에서도 시군구별 자원 분포는 서비스마다 달랐다.

서비스별 지니계수를 분석한 결과 단기보호, 장애인건강주치의 등은 시도 내 시군구 간 편차가 상대적으로 컸고, 방문요양, 치매예방 및 관리 등은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지니계수는 같은 시도 안에서 자원이 시군구별로 얼마나 고르게 분포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고르고 1에 가까울수록 특정 지역에 몰려 있다는 뜻이다.

공급량 자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지역 안의 분포를 보는 지표다.

복지부는 방문진료, 재택의료센터, 장애인건강주치의 등 방문형 보건의료 서비스가 공급 수준이 낮고 자원 분포도 불균등하며 인구감소지역의 접근성이 취약해, 서비스 특성과 지역 여건을 함께 고려한 공급기반 확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229개 시군구 4유형 분류…’고수요·저공급' 59곳, 충남 등 포함

복지부는 229개 시군구와 16개 서비스를 각각 전국 수준에 견줘 고수요·고공급, 저수요·고공급, 저수요·저공급, 고수요·저공급의 4개 유형으로 나눴다.

방문진료의 경우 66곳이 고수요·저공급 유형이었다.

16개 서비스를 종합하면 229개 시군구 가운데 저수요·저공급이 119곳, 고수요·저공급이 59곳, 고수요·고공급이 38곳, 저수요·고공급이 13곳이었다.

고수요·저공급 유형에는 부산 영도구, 기장군 등 대도시 지역과 함께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의 시군 지역이 폭넓게 포함됐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인구감소지역이었다.

반대로 저수요·고공급 유형에는 서울, 인천, 대전 등 대도시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됐다.

시도별로는 경남, 전남, 경북, 전북이 관내 시군구-서비스 조합의 약 3분의 1 이상이 고수요·저공급 유형에 해당해 전국에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복지부는 지역마다 수요와 공급기반의 조합이 달라, 전국에 같은 방식으로 서비스를 늘리기보다 지역별 여건에 맞춰 필요한 서비스와 공급방식을 달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 지역계획 11월까지 수립…재택의료센터 2030년 650개로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통합돌봄 기본계획에 반영하고, 지방정부가 지역계획 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세부 분석자료를 제공한다.

지방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시군구는 11월까지, 시도는 12월까지 지역계획을 수립한다.

정부는 한국보건복지인재원과 중앙사회서비스원을 통해 시도·시군구에 계획 수립 교육과 맞춤형 상담도 추진한다.

중앙사회서비스원은 학계 전문가, 퇴직공무원, 시·도 사회서비스원 담당자 등 110여 명의 자문가를 모집·양성했으며 10월부터 지역별 소그룹 상담과 1대1 자문을 제공할 계획이다.

공급 수준과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는 취약지 돌봄센터 확충, 지역특화서비스 예산 지원 단가 인상 등으로 격차를 줄인다. 16개 서비스 기반도 단계적으로 늘린다.

재택의료센터는 지역별 수요를 고려해 2030년까지 650개로 확충하고, 방문건강관리는 디지털 건강관리를 접목해 확대한다.

보건소 지역사회중심재활 전담인력은 내년부터 128명 늘려 배치하고,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내년에 2만 가구를 추가 지원한다.

제도개선도 병행한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는 지역사회 협력과 돌봄 전담 관리자 활성화 등을 통해 의원당 더 많은 환자를 관리할 수 있게 하고, 장애인건강주치의는 방문재활을 새로 도입한다.

장기요양은 재가급여 월 한도액을 단계적으로 올려 재가 서비스 이용을 늘리고, 단기보호 제공기관 확충과 취약지 지원으로 접근성을 높인다.

긴급돌봄 지원사업으로 지원하던 노인 퇴원환자 수요군은 노인맞춤돌봄으로도 지원하고 서비스 범위를 넓혀 퇴원 후 돌봄 공백을 막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조사는 전국 모든 시군구의 돌봄 수요와 서비스 공급 여건을 동일한 기준으로 분석해 지역별로 어떤 서비스 기반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조사 결과를 기본계획과 지역계획에 적극 활용하고 지역의 여건에 맞춰 필요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국민이 어디에 살든 살던 곳에서 필요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끊김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자 코멘트]
이번 조사의 가장 큰 의미는 '전국 평균'이 아니라 '지역별 격차'를 같은 잣대로 처음 드러냈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충족률이 현재 서비스 미흡이 아니라 재원 배분의 우선순위라고 선을 그었지만, 인구감소지역의 방문진료 충족률 10.7%(일반지역 25.5%), 장애인건강주치의 이동거리 20.8km(일반지역 10.9km)는 주민이 체감하는 접근성의 차이를 보여준다. 사는 곳에 따라 같은 제도의 문턱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충청권으로 눈을 돌리면 시사점이 크다.

'고수요·저공급' 유형에 충남 시군이 폭넓게 포함됐고, '저수요·고공급' 유형에는 대전이 대도시 사례로 거론됐다.

같은 권역 안에서도 공급이 한쪽에 쏠려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앞서 본지가 다룬 대전·충남 통합 논의에서 광역 단위 돌봄 자원 재배치가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보도자료는 충남 시군의 구체적 명단과 서비스별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세종시가 최근 공고한 제6기 지역사회보장계획이 통합돌봄 확대를 담은 것처럼, 각 지자체가 지역계획에서 이 격차를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일정의 현실성도 따져봐야 한다.

시군구가 11월까지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자문 상담은 10월부터 시작되고 중앙사회서비스원 자문가는 110여 명이다.

단순 계산하면 시군구 229곳과 시도를 합쳐 자문가 1명이 2곳 이상을 맡는 셈이다.

전담인력은 6,257명이 배치돼 있지만, 인구감소지역일수록 행정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형식적 계획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재택의료센터를 2030년까지 650개로 늘린다고 했으나 현재 개수와 소요 재원이 제시되지 않아 증가 폭을 가늠하기 어렵고, 장기요양 재가급여 한도액 인상 폭 역시 건강보험·장기요양 재정에 미칠 영향이 밝혀지지 않았다.

방문형 서비스는 의사·간호사 등 인력이 있어야 하는 만큼, 수가·단가 인상과 같은 유인책이 뒷받침돼야 인구감소지역에서도 작동할 것이다.

신청 규모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신청자 9만 3천여 명은 핵심군(노인 98.3만, 장애인 15.0만 명, 합계 약 113만 명)의 8% 수준이다.

잠재군·핵심군이 모두 대상자는 아니고 집계 기간도 다르지만, 제도 인지도가 높아지면 신청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지금 연계된 서비스의 대기 시간과 이용 만족도, 실제 제공 완료율도 공개돼야 한다.

앞서 본지가 다룬 복지 사각지대·고독사 대응에서 보듯, 통합돌봄은 서비스가 '연계'되는 것을 넘어 '끊김 없이 제공'되는지가 성패를 가른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