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차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계획(2026~2030년)' 4대 추진 전략과 12대 세부 과제(자료=문화체육관광부)  ©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방송영상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창작자(콘텐츠 크리에이터) 산업을 매출 30조 원 규모로 육성한다. 제작사의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한 제작 지원을 늘리고 토종 OTT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유튜브·짧은 영상(쇼트폼) 등 콘텐츠 창작자 산업도 처음으로 방송영상산업 진흥계획에 포함해 본격 육성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7차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계획(2026~2030년)'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을 조기에 반영하기 위해 기존 '제6차 계획(2023~2027년)'의 종료 시점을 2년 앞두고 선제적으로 수립한 것이 특징이다.

 

◆ 콘텐츠산업 매출 1위인데도…OTT 수익성 악화·뉴미디어 성장에 계획 조기 수립

 

국내 방송영상산업 매출액은 2024년 기준 24조 9944억 원으로 콘텐츠 산업 가운데 가장 크다. 수출액도 12억 5718만 달러(약 1조 8900억 원)로 전년보다 20%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세계적 OTT의 영향력 확대와 제작비 급증, 토종 플랫폼의 수익성 악화, 창작자 콘텐츠와 쇼트폼 등 뉴미디어의 성장으로 산업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이 이번 계획 수립의 배경이다.

 

문체부는 업계 간담회, 현장 방문 등 총 18회 이상의 소통을 거쳐 '유행을 넘어 세계인의 일상으로, 글로벌 영상산업을 선도하는 케이-방송영상'을 비전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방송영상산업 매출액을 30조 원, 콘텐츠 수출액을 30억 6000만 달러로 끌어올리고, 매출액 100억 원 이상 제작사 비중을 현재 13.9%에서 27.8%로 두 배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IP 확보와 신산업 육성, 글로벌 유통망 확대, 산업 인프라 강화, 공정한 산업 생태계 조성 등 4대 전략과 12대 과제를 추진한다.

 

◆ 제작사 IP확보 지원 확대…유튜브·쇼트폼 창작자도 처음 육성 대상에

 

문체부는 제작사의 지식재산권 확보가 방송영상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열쇠라고 보고, 드라마와 비드라마 포맷의 IP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제작비 지원을 늘린다. 장기적으로 펀드·융자·세제 지원과 제작비 보조를 확대해 평균 드라마 제작비의 약 50% 수준까지 제작사가 스스로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유튜브 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창작자 산업도 지원 대상에 본격 포함된다. 문체부는 크리에이터 산업을 새로운 원천 IP의 샘이자 'K-콘텐츠'를 세계로 확산할 수 있는 전략 장르로 보고 전 주기를 지원한다.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계획에 유튜브와 짧은 영상 등 콘텐츠 창작자 진흥 방안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해외대작 국내촬영 인센티브 확대…영상콘텐츠 통합 법제 마련

 

토종 OTT의 국내외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기존 영상의 음향·화질 개선과 해외 진출을 위한 더빙·자막 지원을 이어가고, 국내 제작사와 해외 방송사·스튜디오 간 공동제작도 확대한다. 과거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이나 <블랙팬서>(2018) 촬영 사례처럼, 해외 대작의 국내 촬영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작비 환급 방식의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도 늘릴 예정이다.

 

달라진 영상콘텐츠 환경을 반영해 방송영상과 OTT, 영화, 애니메이션은 물론 창작자 콘텐츠와 AI 활용 영상, 가상 인간 등 뉴미디어 영상콘텐츠까지 포괄하는 영상콘텐츠 통합 진흥 법제도 마련된다. 방송영상산업 종사자를 체계적으로 키우기 위해 신규 인재 발굴, 기존 종사자 역량 강화, OTT산업 리더 육성이라는 단계별 지원 사다리도 구축한다.

 

◆ 표준계약서 개정, 창작자 계약서 신설…저작권 보호도 강화

 

공정한 제작 환경을 위해 변화한 산업 구조를 반영한 방송 분야 표준계약서 개정을 추진하고, 콘텐츠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창작자 표준계약서도 새로 마련한다. 지난 5월부터 시행한 불법 사이트 긴급 차단제를 활용하고 국제 공조를 강화해 저작권 보호에도 나선다. 통합문화이용권을 활용한 취약계층의 OTT 시청 지원과 장애인 접근성 개선을 위한 자막 음성 변환·화면해설방송 제작 지원도 이어갈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방송영상산업은 '케이-컬처'를 세계 시청자의 안방으로 전달하는 한류 확산의 주역"이라며 "이번 '제7차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계획'이 창작자, 제작사, 플랫폼, 그리고 콘텐츠창작자업계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자 코멘트]


이번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유튜브·쇼트폼 창작자를 방송영상산업 진흥계획에 처음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그동안 방송·OTT 중심으로 짜여있던 정책 프레임이 개인 창작자 경제로까지 확장됐다는 것은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를 정부가 뒤늦게나마 제도권으로 흡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전 주기 지원'이라는 표현이 구체적으로 어떤 재정·세제 지원으로 구현될지는 아직 추상적이어서, 실제 개인 크리에이터가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나오려면 후속 세부계획이 필요해 보인다.

 

제작비의 50%를 제작사가 자체 조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도 곱씹어볼 대목이다. 이는 뒤집어 보면 현재 대다수 제작사가 제작비 상당 부분을 OTT 플랫폼의 선지급이나 외부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IP를 제작사가 직접 보유하게 하려는 취지는 타당하지만, 자체 조달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자금력이 약한 중소 제작사가 오히려 시장에서 밀려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매출 100억 원 이상 제작사 비중을 5년 만에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가 대형 제작사 위주의 산업 재편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IP 지원의 문턱을 낮추는 세부 기준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