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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25년 9월 23일(현지시간)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청와대 누리집 미디어 화면 갈무리) ©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부터 27일까지 순방을 통해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총회 고위급회기에 참석하고 멕시코를 국빈방문한 뒤 귀국한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밝혔다.
◆ 유엔총회 기조연설서 한반도 평화공존 제안… 투자서밋서 자본시장 개혁 설명
이 대통령은 22일 오후 유엔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기조연설에서는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 개혁의 방향과 이에 대한 대한민국의 기여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공존의 청사진을 국제사회에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유엔 차원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미국과 호주 등 주요국 정상들과도 다양한 방식으로 별도 접촉이 있을 예정으로, 정상 간 교류를 이어나가고 우리 국익을 확대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위 안보실장은 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통해 "글로벌 문제 해결에 있어 대한민국의 역할과 기여 의지를 유엔무대에서 알리겠다"며 "우리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에 대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선언한 데 이어 이번 총회에서는 지난 1년간의 정책 경험을 글로벌 공공재로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을 예정이다.
또 한반도 평화공존의 방향을 담은 청사진을 국제기구인 유엔총회 무대에서 제안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적 차원의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총회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교류하며 에너지, 반도체, 과학기술 등 실질협력을 논의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공조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경제 일정도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은 23일 오전 한국과 미국의 경제·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대한민국 투자서밋 2026'에 참석해 한국의 AI 정책과 비전, 자본시장 개혁 등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다. 또 지난 1년간의 경제 성과와 향후 정부가 추진하는 중점 경제정책에 대해 적극 설명한다.
◆ 16년 만의 멕시코 국빈방문… AI·항공우주·방산 협력 기반 조성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일정을 마친 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의 초청으로 멕시코를 국빈방문한다. 한국 정상의 멕시코 국빈방문은 16년 만이다. 23일 저녁 멕시코시티에 도착해 24일 첫 일정으로 차풀테펙 공원 애국영웅탑 헌화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간다. 이어 대통령궁인 '팔라시오 나시오날'에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셰인바움 대통령과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갖는다. MOU 교환식과 오찬, 공동언론발표도 이어지며, 저녁에는 현지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교역·투자를 확대하고 우리 기업의 멕시코 진출과 현지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다. 아울러 멕시코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에너지·광물 공급망 분야의 협력 방안도 적극 협의할 예정이다. 멕시코는 한국의 중남미 주요 교역·투자 대상국으로, 북미시장과 연결되는 공급망 측면에서도 중요한 경제협력 대상이다.
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래 첨단산업의 유망 시장인 멕시코와 AI·디지털, 항공·우주산업, 방산 분야에서 산업협력 기반 조성에 나선다. 위 안보실장은 "AI·디지털전환은 멕시코의 중점 추진 분야로 2030년 880억 달러 규모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멕시코의 항공·우주 산업은 세계 12위 규모로, 2029년까지 227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 같은 첨단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협력 이행방안을 논의하고 향후 양국 간 첨단 미래산업 분야 협력을 역동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멕시코가 추진하고 있는 군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서는 K-방산의 기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K-콘텐츠의 주요 소비시장인 멕시코를 중남미 진출의 전략적 플랫폼으로 삼아 문화 외교의 지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위 안보실장은 "멕시코는 중남미 최대 K-Pop 시장이자 K-뷰티는 물론 K-푸드에 있어서도 중남미 내 1위 수입국이기도 하다"며 "지난 5월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께서 우리 BTS를 대통령궁으로 초대하였을 만큼 멕시코 내 K-콘텐츠 인기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멕시코 국민들이 더욱 자주, 쉽게 K-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인프라 조성 방안을 협의하겠다"며 "문화콘텐츠 강국인 멕시코와의 공동제작, 인재 양성 협력을 통해 K-콘텐츠와 우리 기업의 중남미 진출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5일 오전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개최되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고 K-엑스포 행사장을 방문하며, 26일 오전 멕시코시티를 출발해 귀국길에 오른다.
[기자 코멘트]
이번 순방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외교 일정과 경제 일정이 촘촘하게 결합돼 있다는 점이다.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평화공존이라는 외교적 의제를 던지는 동시에, 곧바로 '대한민국 투자서밋'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AI 정책과 자본시장 개혁을 설명하는 일정을 배치한 것은 외교 무대에서 쌓은 국가 신인도를 실질적인 투자 유치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이런 복합 일정은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으로도 작용할 수 있어,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담을 한반도 평화공존 청사진이 기존 정책의 재확인 수준을 넘어 국제사회가 실제로 움직일 만한 구체적 제안을 담고 있는지가 이번 순방의 실질적 성과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멕시코 국빈방문에서는 항공우주·방산 협력이 특히 주목할 대목이다. 정부가 제시한 멕시코 항공우주산업의 227억 달러 시장 전망이나 AI·디지털 전환의 880억 달러 시장 규모는 상당히 매력적인 수치이지만, 실제로 한국 기업이 이 시장에 진입하려면 북미 자유무역협정을 매개로 한 멕시코-미국 간 공급망 구조와 현지 규제, 기존 경쟁국들과의 관계 등 복잡한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멕시코 군 현대화 사업에 K-방산이 기여할 가능성을 논의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미국의 전통적 영향권 안에 있는 국가와의 방산 협력인 만큼 미국의 반응이나 지역 안보 지형에 미치는 파급 효과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K-콘텐츠 확산 전략 역시 BTS의 대통령궁 초청 사례를 근거로 삼은 만큼 현지 대중적 관심은 확인된 상태이지만, '인프라 조성'이라는 표현이 구체적으로 방송 송출권 확대인지 스트리밍 플랫폼 진출 지원인지 공동제작 펀드 조성인지는 이번 발표만으로는 명확하지 않다. 문화 외교가 실질적인 산업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이런 세부 이행 방안이 정상회담 이후 얼마나 구체적으로 공개되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