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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중앙회 본관 전경 (사진=농협중앙회) © |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조합의 내부통제기준 마련과 준법감시인 선임, 외부회계감사 주기 단축 등을 담은 '농업협동조합법 시행령'이 9월 11일 공포·시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 3월 10일 개정된 '농업협동조합법'에서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한 것이다.
◆ 자산 규모별 감사 주기 세분화… 3000억 이상은 매년 감사
기존에는 자산총액 500억 원 이상인 조합이 4년에 한 번씩만 회계감사를 받으면 됐지만, 이번 개정으로 감사 주기가 자산 규모에 따라 세분화됐다. 자산총액 500억 원 이상 3000억 원 미만 조합은 외부회계감사를 2년마다 받아야 하고, 자산총액 3000억 원 이상 조합은 매년 외부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 자산총액 1조 원 이상 조합은 4년 연속 외부회계감사를 받은 뒤 이어서 2년 연속 농식품부 장관이 지정하는 감사인에게 감사를 받도록 해, 대형 조합일수록 감사의 정기성과 독립성을 동시에 강화했다.
◆ 내부통제기준 의무화… 준법감시인이 위반사항 점검
조합의 내부통제 체계도 대폭 강화된다. 조합은 임직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적법절차와 자산 운용·업무 수행 과정의 위험관리 사항 등을 담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야 하며, 임직원의 준수 여부와 위반 시 처리 절차까지 이 기준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를 담당할 준법감시인도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하는데, 조합·중앙회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농·축산업 또는 금융 분야 석사학위,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자격을 보유하고 관련 경력이 있는 사람이 맡을 수 있다.
아울러 농협중앙회는 조합의 내부통제기준 운영 실태를 현장 또는 서면조사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전무이사와 이사회에 통지해 취약 사항이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
윤원습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이번 농협법 시행령 개정으로 조합의 내부통제 책임이 명확해지고, 외부회계감사의 적시성과 신뢰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중앙회 및 조합을 적극 지도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자 코멘트]
이번 시행령 개정은 그간 농협조합에서 반복적으로 불거졌던 횡령·배임 등 내부통제 부실 문제에 대한 제도적 대응으로 읽힌다. 특히 감사 주기를 자산 규모별로 촘촘히 나눈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동안 자산 500억 원 이상 조합이 4년에 한 번만 외부감사를 받아온 구조에서는, 감사와 감사 사이 3~4년의 공백기 동안 부실이 누적돼도 외부에서 조기에 포착하기 어려웠다. 자산 3000억 원 이상 조합에 매년 감사를 의무화한 것은 이런 사각지대를 좁히는 방향이지만, 정작 자산 500억 원 미만의 소규모 조합은 이번 개정에서 여전히 상대적으로 느슨한 감사 주기 적용 대상으로 남아 있어 소규모 조합의 내부통제 부실 위험까지 충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준법감시인 제도 역시 실효성은 자격 요건보다 실제 운영의 독립성에 달려 있다. 준법감시인이 해당 조합 출신 인사나 조합장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인물로 채워질 경우, 형식적으로는 제도를 갖췄지만 실질적인 견제 기능은 작동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 농협중앙회가 조합의 내부통제 운영 실태를 점검하도록 한 것은 이런 우려를 보완하는 장치이지만, 점검이 서면조사 위주로 형식적으로 이뤄질 경우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현장조사의 실질적 비중과 빈도를 어떻게 담보할지가 앞으로 제도 정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 1조 원 이상 조합에 지정감사인 제도를 도입한 것도 대형 조합의 감사 독립성을 높이는 취지이지만, 지정감사인 선정 기준과 절차의 투명성 역시 함께 공개돼야 제도의 신뢰도가 온전히 담보될 것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