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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평등가족부 누리집 접속 화면 © |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만에 임신중지 약물이 정식으로 도입된다.
성평등가족부는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16일 제14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인공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이번 조치는 국정과제와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의 임신중지 약물 허용가능성 검토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로, 그동안 음성적으로 유통돼온 임신중지 약물을 국가의료체계를 통해 도입·관리함으로써 여성의 안전·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 "입법 공백에 여성 건강권 위협"… 성평등부, 도입 시급성 보고
성평등부는 2019년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이 지속되고 임신중지 약물 도입이 지연되면서 여성의 건강·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과 임신중지 약물 정식 도입 시 기대 효과를 함께 보고했다. 임신중지 약물이 허용되면 사용 실태 파악은 물론 안전한 약물 사용과 사후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설명됐다.
◆ 식약처, 임신 63일 이내 사용 신청 약물 허가·심사 진행
식약처는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위한 허가·심사 계획을 보고했다. 현재 수입품목 허가·심사가 진행 중인 임신중지 약물은 임상시험 자료 등을 근거로 임신 63일(9주) 이내 사용하는 것으로 신청된 상태다. 식약처는 해당 약물의 안전성과 효과·품질을 확보하고, 의약품 위해성 관리계획 등 허가 신청자료를 철저히 심사해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복지부, 초기 2년 의사 직접 처방 원칙… 이후 단계적 확대 검토
복지부는 임신중지 약물의 단계적 도입 방안과 의료 현장에서의 안전한 약물 사용 관리 방안을 보고했다. 약물 도입 초기에는 2년간 의료기관 내 의사의 직접 처방·조제 원칙으로 관리하며, 부작용 및 안전성 검토 등을 거쳐 점진적인 확대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임신·출산이 여성의 삶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인데 그동안 제도적 미비로 안전하게 의료체계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가 보장되지 못했다"며 "정부가 정식으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발표한 만큼, 국가의료체계하에서 더욱 안전하게 임신중지가 이뤄지고, 이에 따라 임신중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임신중지 약물 허가 이후 안전한 사용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며,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임신중지약물의 허가 신청자료를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자 코멘트]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입법 공백이 이어져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는 상당히 늦게나마 제도적 정비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임신중지가 필요한 여성들이 의료체계 밖에서 음성적으로 약물을 구하거나 해외 직구 등 검증되지 않은 경로에 의존해온 현실을 고려하면, 국가의료체계 안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 자체가 여성 건강권 측면에서 중요한 진전이다.
다만 몇 가지 지점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의사의 직접 처방·조제 원칙'을 적용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는 합리적이지만 동시에 산부인과 등 관련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들에게는 여전히 접근성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임신 9주 이내라는 사용 기한이 정해져 있는 만큼, 진단부터 처방까지 신속하게 이어지는 의료 인프라가 지역별로 고르게 갖춰져 있는지가 실질적인 정책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낙태죄 자체에 대한 입법 공백은 이번 발표로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짚어야 한다. 이번 방안은 임신중지 '약물'의 도입·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형법상 낙태죄 조항의 개정이나 대체 입법이 병행되지 않으면 의료 현장에서 법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을 수 있다. 아울러 도입 초기 처방·조제 인력에 대한 교육과 부작용 발생 시 대응 체계, 그리고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성교육·피임 지원 등 종합적인 여성건강 정책과 이번 조치가 어떻게 연계되는지도 후속 발표를 통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