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기준 관광발전지수 분야 및 부문별 순위 변화(자료=문화체유관광부)  ©

 

대한민국이 2025년 세계경제포럼(WEF) 관광발전지수 평가에서 110개국 중 12위를 기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8일 이 결과를 발표하며 2023년보다 한 계단 올랐다고 밝혔다.

 

◆ 2007년 관광경쟁력지수에서 2021년 관광발전지수로 개편

 

세계경제포럼은 2007년부터 격년으로 국가별 관광산업의 지속적 발전 요인을 측정한 관광경쟁력지수를 발표해 왔다. 2021년에는 평가 체계에서 '관광의 지속 가능성' 분야 평가 등을 넓혀 관광발전지수(TTDI)로 개편했다. 올해 보고서는 원자료와 기존값 조정에 따라 다시 산출한 과거 지수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 5대 분야 모두 상승… 지속 가능성 20위→13위

 

관광발전지수는 5대 분야, 17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한국은 2023년과 비교해 5대 분야 모두에서 순위가 올랐다. 가장 크게 오른 분야는 환경·고용·지역사회 기여·관광수요 등을 다루는 '관광의 지속 가능성'으로 20위에서 13위로 뛰었다. 관광지 방문의 주된 이유가 되는 자연·문화 자원과 기업 출장·교육관광 등을 포함한 '관광 자원'은 14위로 두 계단 올랐다.

 

관광사업 운영·투자 여건을 보는 '환경 조성'(18위), 정부 예산 중 관광 지출 비중과 관광통계의 포괄성·적시성, 항공·여권 경쟁력, 가격경쟁력 등을 종합 평가하는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47위), 물리적 기반시설과 관광 서비스의 가용성·품질을 보는 '인프라 및 서비스'(25위)는 각각 한 계단씩 상승했다.

 

17개 부문 가운데 10개 부문의 순위가 올랐고, 4개 부문은 10위권에 들었다. 정보통신기술(ICT) 준비 수준이 1위, 육상·항만 운송 인프라가 9위, 문화 자원이 10위, 비레저 자원이 9위다.

 

◆ 102개 지표 중 27개 10위권, 6개 1위

 

102개 지표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이 10위권에 든 지표는 27개다. 이 가운데 6개 지표는 1위를 차지했다. '환경 조성' 분야의 조직적 폭력, 기본 위생시설 이용률, 기본 식수 이용률, 병상 밀도 4개 지표, '관광의 지속가능성'의 에너지 효율 규제 1개 지표,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의 통계 제공 적시성 1개 지표다. 특히 '환경 조성'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 관광산업을 뒷받침하는 사회적·환경적 여건이 높은 경쟁력을 갖췄음이 드러났다.

 

가장 크게 개선된 지표는 '관광의 지속가능성' 분야의 '해외 관광객 입국 계절성'으로 33위에서 4위로 올라, 방한 수요의 안정성이 좋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은 과제… 가격경쟁력·예산 비중 낮아

 

반면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 분야는 12개 지표 중 10위권이 2개에 그쳤다. 월별·분기별 관광통계 제공의 적시성은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고, 국가별 여행 자유도와 국제적 신뢰도를 반영하는 '여권 파워'는 2위였다. 그러나 가격경쟁력 부문의 세부지표 4개(호텔, 구매력 평가, 휘발유, 단기 임대 숙소 가격경쟁력)는 모두 50위권 이하에 머물렀다. 정부 예산 중 관광 지출 비중(76위), 항공 서비스 협정 수(62위), 환대 평판 지수(65위)도 낮았다. 관광정책 예산 확보, 항공 자유화 확대, 친절·환대 서비스 확충 등 개선할 지점이 있다는 의미다.

 

◆ 분야별 1위국과 종합 순위는 달라

 

5개 분야별 1위 국가를 보면 종합 9위인 스위스가 '환경 조성'과 '인프라 및 서비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은 인도네시아(종합 23위), '관광 자원'은 중국(종합 8위), '관광의 지속 가능성'은 칠레(종합 35위)가 각각 1위에 올랐다.

 

분야·부문·지표를 세부 분석한 결과, 고소득 국가는 기업 환경, 안전·보안, ICT, 교통 시설 등 관광 기반 여건에서 강점을 보였다. 반면 기타 국가는 관광 자원과 가격경쟁력처럼 관광객 방문을 직접 이끄는 요소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았다.

 

강정원 문체부 관광정책실장은 "이번에 발표된 관광발전지수의 종합 순위뿐 아니라 세부 분야와 부문별 결과를 통해 K-관광의 장단점을 상세히 분석하고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는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개선이 필요한 지점은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코멘트]
한 계단 상승이라는 헤드라인보다 구조를 읽어야 한다. 종합 12위의 바탕에는 ICT 1위, 여권 파워 2위, 환경 조성 지표 강세 같은 '기반 여건'이 있고, 반대편에는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 47위와 가격경쟁력 50위권 밖이라는 약점이 있다. 방한 관광객이 체감하는 물가와 환대는 순위가 낮은데 제도·인프라는 높은 구도다. 관광 지출의 정부 예산 비중이 76위인 점은 정책 의지와 재원 사이의 간극을 보여 준다. 문체부가 보완 의지를 밝혔지만 어떤 예산과 일정으로 개선할지는 이번 발표에 없다.

 

비교 방식도 짚어야 한다. 올해 보고서는 원자료와 기존값 조정에 따라 재산출한 과거 지수를 기준으로 했다. 순위는 상대평가여서 한 계단 변동이 점수 차이로 어느 정도인지, 재산출 전 순위와 비교하면 어떤지 확인이 필요하다. '해외 관광객 입국 계절성'이 33위에서 4위로 뛴 이유도 설명되지 않았다. 방한 수요가 실제로 분산됐는지, 계절 효과가 일시적인지 별도 분석이 필요하다. 에너지 효율 규제 1위처럼 제도 존재 여부를 보는 지표는 현장의 실제 성과와 구분해 읽어야 한다.

 

지역에는 과제이자 기회다. 계절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는 수도권과 제주에 쏠린 방한 수요를 지방으로 나누는 작업과 함께 보아야 한다. 충남도 월간 충남을 통한 가을 여행지 소개, 천안흥타령춤축제 연계 팸투어, 수산물 대축제처럼 계절 축제와 체험을 엮는 시도를 이어 가고 있다. ICT 준비 수준 1위의 강점을 스마트 관광과 지역 결제, 정보 제공으로 확장할 수 있다. 다만 가격경쟁력과 환대 평판이 낮은 상황에서 지방 관광이 가격 만족도를 높이지 못하면 재방문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지수의 강점을 지역 관광 소비로 연결하는 정책 설계가 관건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