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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조정실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 |
어구·어법 등 조업방식 규제가 2031년까지 절반으로 줄어들고, 비긴급 상담번호 가운데 34개 중앙행정기관의 대표 상담번호는 단계적으로 110으로 통합된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8일 제15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해 ▲데이터 기반 연근해어업 관리혁신 및 규제 합리화 방안 ▲가을철 산불방지 대책 ▲비긴급 상담번호 110 통합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 한 총리 "익숙한 방식이라도 과감히 고쳐야"
한 총리는 "기술과 산업은 나날이 발전하고 기후와 자연환경의 불확실성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며 "이처럼 빠르게 변해가는 현실의 속도를 제도와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면 그 불편과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므로 시대에 맞는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서 익숙한 방식이라도 과감히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잡는 방식 대신 잡는 양을 관리… 규제 1500여 개 절반으로
첫 번째 안건인 연근해어업 관리혁신 방안은 어획 데이터에 기반한 수산자원 관리와 과잉어선 구조조정으로 연근해어업의 체질을 바꾸고 어업인의 규제 부담을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에는 잡는 방식을 하나하나 규제했다면, 앞으로는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잡는 양, 즉 총허용어획량(TAC)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규제 체계를 바꾼다.
이를 위해 어업데이터의 수집·검증 체계를 고도화하고, 현재 1500여 개에 이르는 어구·어법 등 조업방식 규제를 2031년까지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어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과잉 어선의 감척을 유도하고, 노후 어선은 현대화 선박으로 바꿀 수 있도록 정부출자펀드로 지원한다.
◆ 가을철 산불조심 기간 앞두고 대응태세 강화
두 번째 안건은 가을철 산불방지 대책이다. 정부는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이어지는 '가을철 산불조심 기간'을 앞두고 진화헬기와 진화차 등 자원을 늘리고 특수진화대 정원을 확대해 대응태세를 강화했다.
원인별 맞춤형 예방도 추진한다.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을 강화해 소각을 막고, 주택·사찰 등 산림과 맞닿은 시설물 주변의 산불 안전공간을 넓힌다. 산불방지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국가산불대응상황팀을 운영해, 산불이 나면 신속하게 대응하는 범정부 총력 대응 체계를 유지한다.
◆ 상담번호 697개… 34개 기관 대표번호 ‘110’으로 통합
마지막 안건은 비긴급 상담번호 110 통합이다. 정부·공공기관의 상담 전화번호가 697개에 이르러 국민이 상담을 받으려면 소관 기관의 번호를 일일이 찾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정부는 이 가운데 34개 중앙행정기관의 대표 상담번호를 단계적으로 110으로 통합·연계할 계획이다. 110 하나만 기억하면 필요한 상담을 받고 소관 기관까지 안내받을 수 있어 정부 상담서비스의 이용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자 코멘트]
세 안건은 서로 달라 보이지만 '익숙한 규제와 방식을 바꾼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때문에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따져야 한다. 어업 규제 개편이 가장 무겁다. 조업방식 규제를 절반(약 750여 개)으로 줄이는 대신 어획량을 TAC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은 어업인의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전제는 어획 데이터의 신뢰성이다.
신고되지 않은 어획이나 축소 신고를 어떻게 걸러내고, 어종별 어획 할당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에 따라 어업인 사이에 갈등이 커질 수 있다. 규제가 줄어든 자리에 남획을 막을 자원 평가와 감시 체계가 갖춰지지 않으면 완화가 자원 고갈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떤 규제를 남기고 어떤 규제를 없앨지 기준과 목록, 감척과 정부출자펀드의 규모는 이번 자료에 없다. 앞서 보도한 인허가·영향평가 단축이나 디스플레이 현장규제 개선처럼, 규제 합리화 과정에서 보호 장치가 약해지지 않는지 계속 살펴야 한다.
충청권에서도 남의 일이 아니다. 충남은 서해안 어업 비중이 크고, 최근 충남도가 불법어업 합동단속과 수산물 대축제를 연이어 진행한 데서 보듯 단속과 소비 진작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 데이터 기반 관리가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단속·감시와 데이터 수집이 병행돼야 하고, 소규모 어업인이 어획 신고와 장비 도입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산불 대책은 인력과 장비 확충 못지않게 '원인 차단'이 핵심이다. 영농부산물 소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파쇄 지원이 실제로 소각을 대체할 수 있는지, 고령 농가가 지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앞서 보도한 농지조사 후속조치에서 보듯 농촌은 고령농이 많아 장비와 인력을 직접 확보하기 어렵다. 산불 안전공간 확대는 주택·사찰 소유자의 비용과 재산권 문제를 동반하므로 지원 방안과 이행 점검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110 통합은 국민 편의를 높이지만 구현 방식이 중요하다. 이번 계획은 697개 전체가 아니라 34개 중앙행정기관의 대표 상담번호가 대상이어서,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번호까지 어디까지 연계할지는 불분명하다. 통합 일정과 예산, 대기 시간과 상담 품질 관리,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의 연결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번호가 하나로 합쳐져도 연결이 늦어지거나 담당 기관을 잘못 안내하면 오히려 불편이 커질 수 있다. 기존 번호를 유지할지, 긴급 번호와는 어떻게 구분할지도 안내가 필요하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