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생활쿠폰으로 고독사 위험가구 일상 회복 돕는다 (사진: 세종시)

 

혼자 사는 노인이 며칠째 보이지 않는다. 쌓이는 우편물, 켜지지 않는 불빛. 이웃이 알아채는 순간이 너무 늦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독사 예방의 핵심은 화려한 복지 시스템이 아니라 그 사람이 바깥세상과 얼마나 자주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다.

 

세종특별자치시 반곡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김유회·이기항)가 이 문제를 단순하지만 실질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고독사 위험군 5가구에 매주 2만 원짜리 생활쿠폰을 지급하고, 지정상점인 GS더프레시 세종수루배점에서 생필품을 직접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쿠폰이 '외출을 강제하는 설계'라는 점이다. 온라인 배달이나 대리 수령이 아닌 본인이 직접 마트를 방문해야 쿠폰을 쓸 수 있다. 생필품을 사러 나가는 그 짧은 외출이 사회와의 연결 고리가 되고, 마트 직원이나 이웃과의 자연스러운 접촉이 고립을 조금씩 풀어내는 계기가 된다. 동 행정은 이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하면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연계한다.

 

예산 규모는 작다. 5가구에 주 2만 원, 10월까지 이어지면 가구당 수십만 원 수준이다. 그러나 고독사 예방 사업의 효과는 지원 금액의 크기보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꾸준히 그 사람에게 닿느냐로 결정된다. 매주 반복되는 쿠폰 사용은 단절 없는 접촉의 리듬을 만든다.

 

이기항 동장은 "취약계층을 지속적으로 살펴 모두가 행복한 반곡동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기자 코멘트]

반곡동의 이 사업이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는 규모가 아니라 설계의 정교함 때문이다. 현금이나 온라인 포인트가 아닌 지정상점 방문 쿠폰이라는 형식 자체가 '외출과 접촉'을 복지의 목표로 삼은 것이다.

 

세종시와 충남 각 시군이 이 모델을 참고해 관내 고독사 위험 1~2인 가구를 발굴하고, 지역 소상공인 가맹점과 연계한 생활쿠폰 사업을 확산한다면 고독사 예방과 지역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작은 동 단위의 실험이 충남 전역의 정책으로 커질 수 있는 씨앗이 여기에 있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