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주요 방송사인 티브이 아스테카의 '김구, 세계를 사로잡은 꿈' 방송 화면(사진=문화체육관광부)  ©

 

멕시코 주요 방송사들이 한국 문화와 인공지능(AI) 특집 다큐멘터리 3편을 제작해 케이(K)-컬처를 조명하고 AI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사회 모습도 보여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방문 기간 멕시코 주요 방송사인 티브이 아스테카(TV Azteca), 이마헨 텔레비시온(Imagen Television)과 협업해 지난 24일(현지시각)부터 26일까지 현지 지상파와 유료 방송, 각 방송사 누리집,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 특집 다큐멘터리 3편을 방송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다큐멘터리에서는 '한국 문화의 힘은 어디에서 왔는가'에 초점을 맞춰 백범 김구 선생이 <나의 소원(1974)>에서 밝힌 문화의 힘을 통해 오늘날 'K-컬처'를 조명하고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사회 모습을 함께 담았다.

 

◆ 김구의 꿈부터 전통과 혁신의 결합까지

 

티브이 아스테카의 '김구, 세계를 사로잡은 꿈(Kim Koo: el sueño que conquistó al planeta, 26일 방송)'은 한국 문화의 세계적 확산을 우연한 유행이 아닌 교육과 문화에 대한 오랜 투자의 결과로 풀어냈다. 한국 문화의 유행은 김구라는 한 사람의 꿈이었다며 전쟁과 폭력이 아닌 예술과 문화로 세계와 만나는 나라를 꿈꾼 김구 선생의 구상을 그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지난 1905년 멕시코 유카탄으로 이주한 한인 1033명과 이들의 독립운동 후원 이야기로 두 나라의 역사적 인연도 조명했다.

 

이마헨 텔레비시온의 '한국을 바꾼 승부수(La apuesta que cambió Corea, 24일 방송)'는 식민 지배와 전쟁의 폐허에서 무력이 아닌 문화에 미래를 건 한국의 선택을 승부수로 규정했다. 장과 한복 같은 전통이 패션·도시·미용(뷰티) 산업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따라가며, 한국 문화의 경쟁력이 전통과 혁신의 결합에서 나온다고 짚었다.

 

김구 선생의 손녀인 김미 백범김구기념관장은 "김구 선생이 전쟁과 갈등, 차별과 혐오가 계속되는 오늘의 세계를 본다면 우리에게 '이제 대한민국이 무엇을 더 가질 것인가 생각하기보다 우리가 가진 힘으로 세계와 무엇을 나눌까 하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기술 두려워하기보다 준비"…한국의 AI 전환 조명

 

한-멕시코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4일에 방송된 이마헨 텔레비시온의 '대체할 수 없는 것들: 기술의 인간적 얼굴(Irremplazables: El lado humano de la tecnología)'은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한국 사회가 어떻게 답하고 있는지를 다뤘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직원과 함께 일하는 로봇, 청년 인공지능 면접 체험 공간, 한국폴리텍대학의 중장년 미래차 기술 교육,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재난 예측 연구, 119 무인 소방 로봇, 삼성서울병원의 인공지능 의료 시스템을 차례로 소개하며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인간 중심의 인공지능을 준비하고 활용하는 한국 사회를 보여줬다. 다큐멘터리는 "두려움은 준비로 이겨낼 수 있고 나이는 한계가 아니며 인간의 마음은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사회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날 양국 정상은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 분야 협력을 본격 확대하는 '인공지능 협력 선언'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인간 중심, 공공의 이익, 안전·신뢰 중시라는 인공지능 활용에 관한 공통된 인식을 바탕으로 혁신과 안전이 조화를 이루는 인공지능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경제·통상부터 인공지능, 항공우주·방산, 문화·교육까지 양국 협력을 뒷받침할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도 채택했다.

 

두 방송사는 모두 한국의 경험을 멕시코에 대한 제언으로 연결하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티브이 아스테카는 "교육과 문화, 창의성과 예술에 대한 투자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고, 이마헨 텔레비시온은 "우리 문화에 투자하는 것은 어려운 시대를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지상파뿐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으로 멕시코 시청자를 만났다. 티브이 아스테카는 26일 에이디엔(adn) 노티시아스의 지상파와 공식 누리집 실시간 방송으로 본편을 내보냈고, 이에 앞서 25일에는 누리집에 전편을 공개한 데 이어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도 선보였다.

 

이마헨 텔레비시온은 24일에 전국 지상파와 함께 이시(Izzi), 디시(Dish), 스카이(Sky), 토탈 플레이(Total Play), 메가케이블(Megacable) 등 5개 유료 방송사와 엘지 채널(LG Channels), 더 로큐 채널(The Roku Channel), 삼성 티브이 플러스(Samsung TV Plus) 등 3개 스마트 티브이 무료 채널, 공식 누리집, 유튜브로 동시 송출했다. 에이디엔(adn) 노티시아스 유튜브 채널(구독자 241만명)에 공개한 티브이 아스테카 다큐멘터리는 29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각) 기준 조회수 1만 회를 넘어섰다.

 

방송을 본 현지 시청자들은 "복잡한 국내 상황에서 양질의 교육과 문화에 투자해야 하며 한국의 역사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구는 몰랐지만 그의 사명을 알게 되어 마음이 벅찼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그의 영향력에 영감을 받았다", "이민자 이야기와 두 나라가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다룬 부분이 특히 좋았는데 전에는 몰랐던 사실이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올해 연말 문체부는 아리랑국제방송과 엠비시 플러스(MBC Plus)를 통해 이번 다큐멘터리를 국내외 시청자에게 방송할 계획이다.

 

공형식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은 "이번 다큐멘터리로 김구 선생이 꿈꾼 문화의 힘과, 사람을 중심에 둔 한국의 인공지능 전환이 멕시코 시청자에게 전해졌으며 한국과 멕시코가 문화와 기술로 서로를 이해하길 바란다"며 "문체부는 앞으로도 해외 미디어와 협업해 한국의 문화와 기술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기자 코멘트]
이번 다큐멘터리 3편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한 K-컬처 홍보를 넘어, 1905년 멕시코 유카탄 한인 이주 역사와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이라는 역사적 서사를 앞세워 양국 관계의 뿌리를 짚었다는 점이다. 문화 콘텐츠 홍보에 그치지 않고 100년이 넘는 양국의 인연을 재조명함으로써, 현재의 경제·산업 협력이 일회성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역사적 유대에 기반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앞서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한-멕시코 경제협력 이니셔티브나 우주항공청의 우주협력 MOU와 마찬가지로, 이번 문화 콘텐츠 역시 국빈방문이라는 하나의 외교 이벤트를 계기로 다각도의 성과를 동시에 만들어내려는 정부의 통합적 접근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국가 주도형 문화 콘텐츠 협업이 실제로 얼마나 지속적인 영향력을 가질지는 조회수 등 초기 반응만으로 판단하기 이르다. 유튜브 조회수 1만 회는 241만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 기준으로는 다소 소박한 수치인 만큼, 향후 국내 아리랑국제방송과 MBC플러스를 통한 재방송이 국내외 시청자에게 얼마나 추가적인 반향을 일으키는지가 이번 문화외교 성과의 실질적 파급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같은 날 채택된 '인공지능 협력 선언'이 다큐멘터리가 그린 '인간 중심 AI'라는 이상을 실제 양국 간 공동 프로젝트로 구체화할 수 있을지도 후속 성과를 통해 검증돼야 할 부분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