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장 소개화면(사진: 부산시청 홈페이지 부산시장 안내 이미지)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 충남 다수 시군청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식 홈페이지에 이미 후보자 신분으로 전환된 단체장의 이름과 사진, 직함이 그대로 게시돼 있는 것으로 미디어코리아 취재 결과 확인됐다.

공직선거법 제53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에 출마할 경우 후보자 등록 신청 전까지 그 직을 사퇴해야 한다.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지난 15일 이후 출마한 단체장은 법적으로 이미 직위를 상실한 상태다. 따라서 해당 기관 홈페이지는 즉시 권한대행 체제로 갱신됐어야 한다.

그러나 18일 미디어코리아가 확인한 결과, 서울특별시 홈페이지에는 출마한 단체장 명의의 민원 창구가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었다. 부산광역시 홈페이지는 이미 후보자 신분이 된 단체장의 대형 사진과 함께 재임 기간의 치적이 메인 화면 부산시장 소개에 상세하게 게시돼 있었다.

충청남도 홈페이지에서도 후보자 신분의 단체장 사진과 민원 창구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으며, 아산시 홈페이지 역시 후보자 신분의 단체장 사진과 소통 창구가 현재까지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 지역에서도 태안군·홍성군·보령시·천안시·부여군·청양군 등 권한대행 체제이거나 현직이 출마하지 않은 곳을 제외한 다수 시군청 홈페이지에서 같은 문제가 확인됐다.

 

▲ 충청남도 홈페이지(사진: 충남도 홈페이지 캡처)    

이는 단순한 행정 처리 지연의 문제가 아니다. 공직선거법 제86조는 공무원이 직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미 직을 상실한 후보자의 이름과 사진이 수백만 시민이 접속하는 공공기관 공식 홈페이지에 계속 노출되는 것은 해당 후보자에 대한 사실상의 공공 홍보 효과로 이어진다.

특히 부산시처럼 재임 중 치적이 대형 이미지로 메인에 게시된 경우,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의 업적을 공공 예산으로 운영되는 채널이 계속 홍보하는 구조가 된다는 점에서 선거 공정성을 정면으로 위협하는 사안이다.

서울시와 충남도, 다수 시군청 홈페이지에서 민원 창구나 소통 창구가 후보자 명의로 운영되는 경우 시민들이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특정 후보자의 이름과 이미지를 반복 접하게 되는 구조도 문제다.

6·3 지방선거는 전국 17개 광역단체장과 226개 기초단체장을 동시에 선출하는 대규모 선거다. 출마한 현직 단체장 수만큼 전국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도 서울과 제2의 도시 부산까지 포함됐다는 점은 이 문제가 일부 지역의 행정 부주의가 아닌 전국적인 제도적 공백임을 시사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해당 지자체들도 홈페이지 미갱신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선관위의 공식 판단과 시정 명령 여부, 그리고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 착수 여부가 주목된다.

미디어코리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 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