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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 재해보상 제도 개선 종합계획 체계도(자료=인사혁신처) © |
정부가 위험직무로 순직한 공무원의 유족연금 지급률을 높이는 등 국민을 위해 희생한 공무원에 대한 보상과 예우를 강화하고, 재해예방부터 재활, 직무복귀까지 아우르는 전 생애적 보호체계를 구축한다.
인사혁신처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 재해보상 제도 개선 종합계획'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종합계획은 보상·예우 강화, 재활·직무복귀 지원, 선제적 재해예방, 행정 대응역량 향상, 합리적 관리체계 정립 등 5개 분야의 개선과제로 구성됐다.
◆ 유족연금 43%→47%, 사망조위금 최저 지급액 두 배로
먼저 공무 수행 중 희생한 순직공무원 유족이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절차 지연으로 보훈 보상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제도가 손질된다. 기존에는 순직공무원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으려면 인사처와 보훈부에 각각 신청해야 해 보훈 등록이 늦어지면 보상받을 권리도 함께 늦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는 '순직유족급여 청구일'과 '보훈 등록 신청일' 가운데 더 빠른 날부터 보상 권리가 발생하도록 바뀌며, 이를 위해 인사처는 보훈부와 국가유공자법 등 개정을 추진한다.
위험직무로 순직한 공무원에 대한 유족연금 지급률은 기준소득월액의 43%에서 47%로 올려 민간 유사 제도와의 격차를 좁힌다. 순직공무원 사망조위금 최저 지급액도 올해 기준 595만 원에서 1190만 원으로 두 배 인상된다. 여기에 유족에게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심리상담까지 회복 단계와 생애주기를 고려한 단계별 맞춤형 통합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공무상 재해·희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넓히기 위한 '공무상 재해 공무원의 날' 지정도 추진한다.
◆ 재활지원 6개월로 연장, 질병휴직 직종 관계없이 최대 8년
재해를 입은 공무원이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채 업무에 복귀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재활과 직무복귀 지원도 확대된다. 그동안 '공무상 요양 중인 공무원' 중심으로 지원되던 재활급여 대상은 '요양 종료 후 6개월'까지 넓어지고, 지원 기간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난다. 물가 상승을 반영해 재활운동비 지원 금액도 3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으로 상향된다.
공무상 질병 휴직 기간도 손질된다. 기존에는 같은 위험직무를 수행하더라도 직종에 따라 질병휴직 기간이 달랐지만, 앞으로는 위험직무를 수행한 경우 직종과 관계없이 최대 8년까지 휴직할 수 있다. 장기간 치료를 받은 공무원이 무리 없이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복귀 초기에는 근무 장소나 범위를 조정하고 회복 정도에 따라 점차 정상 근무로 전환하는 '단계적 직무복귀 지원' 근거도 새로 마련된다.
◆ '긴급직무휴지' 도입… 심리 위기 공무원 조기 발견
정부는 재해 발생 위험 자체를 줄이는 선제적 예방책도 함께 추진한다. 기관별로 재해예방 담당자를 지정하고 건강안전관리규정 작성을 의무화해 건강·안전 관리를 체계화하고, 심리검사와 건강검진을 활성화해 그 결과에 따라 업무 재배치나 병가, 휴직을 지원할 수 있는 인사상 근거도 마련한다. 조직개편 등으로 환경 변화를 겪은 심리 재해 고위험 기관에는 '찾아가는 맞춤형 심리지원'을 실시하고, 공무원 마음건강센터 확충과 비대면 상담 활성화, 정신건강 고위험군의 지역 자살예방센터 연계 등으로 공직사회 안전망을 촘촘히 한다.
특히 자살 위험 등 위기 상황에 놓인 공무원을 조기에 발견해 즉시 직무를 멈추고 진료를 받게 하는 '긴급직무휴지' 제도가 새로 도입된다. 인사처는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 재해예방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이날 입법예고했으며 내년 2월 말 시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신고와 조치 의무 등의 근거를 담은 '국가공무원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 재해보상심의회 위원 2배로, 부정수급엔 징벌적 제재
재해보상 청구가 양적으로 늘고 내용도 복잡해지는 데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행정 대응역량 강화 방안도 함께 담겼다.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 위원은 현재 100명에서 200명으로, 공무원재해연금위원회는 50명에서 100명으로 각각 확대해 심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인다. 행정심판 결정이나 법원 판결에 따른 재처분 시 그 취지를 따라야 한다는 기속력을 고려해 재처분 심의를 생략할 수 있도록 절차도 간소화한다.
지원 급여 운영기준도 합리적으로 정비된다.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징벌적 제재를 강화하고 포상·보호 제도를 신설하며,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이나 범죄 등으로 상속권이 상실된 사람에 대한 유족급여 지급 제한, 같은 사유로 인한 사망조위금 중복수령 제한 근거도 명확히 한다. 인사처는 각 과제 이행을 위해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공무원 재해보상법' 및 시행령 등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동석 인사처장은 "이번 종합계획은 공무원이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재해에 대해 국가가 책임 있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도적으로 구현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공무원이 안심하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 코멘트]
이번 종합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사망조위금 최저 지급액을 595만 원에서 1190만 원으로 정확히 두 배 인상했다는 점이다. 순직 유족에 대한 경제적 지원 수준이 그동안 얼마나 현실과 괴리돼 있었는지를 방증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다만 유족연금 지급률을 43%에서 47%로 올린 것은 방향은 맞지만, 정부 스스로 "민간 유사 제도와 격차를 줄인다"고 밝힌 만큼 이번 인상만으로 실제 격차가 얼마나 해소됐는지는 향후 민간 제도와의 비교 데이터를 통해 검증될 필요가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긴급직무휴지' 제도와 심리 재해 예방 체계다. 그동안 공무원 사회에서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이 감내해야 할 영역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위기 상황에 놓인 공무원을 조직 차원에서 조기에 발견해 즉시 직무를 멈추고 진료받게 하는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려면 현장 관리자들이 위기 징후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과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
자칫 판단 기준이 모호하면 오히려 낙인 효과로 이어져 당사자가 스스로 문제를 숨기게 만들 우려도 있는 만큼,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세심한 설계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위험직무 수행자의 질병휴직 기간을 직종과 무관하게 최대 8년으로 통일한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재정 부담과 인력 운영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올 수 있다.
장기 휴직자의 업무를 메우는 대체 인력 운용 방안이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정작 현장에 남은 동료 공무원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살펴야 할 대목이다.
아울러 이번 계획 대부분이 법률과 시행령 개정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국회 입법 과정에서 세부 내용이 얼마나 원안대로 통과되는지가 실제 시행 시기와 수준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