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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 |
정부가 2035년까지 특정지역 원유 의존도를 50% 이하로 완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2030년까지 2000만 배럴 규모 비축시설을 확충하는 등 자원안보 중장기 로드맵을 선보였다.
산업통상부는 23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제6차 자원안보 협의회를 열어 제1차 자원안보 기본계획, 제5차 석유비축계획 조정안, 핵심광물 지정계획, 제1차 핵심광물 비축계획을 심의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 중동전쟁이 드러낸 공급망 취약성…첫 범정부 자원안보 기본계획 수립
제1차 자원안보 기본계획은 지난해 5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시행 이후 처음 수립하는 범정부 차원의 자원안보 중장기 계획이다. 정부는 그동안 실시한 자원안보 진단·평가 결과와 함께 중동전쟁 대응 과정에서 확인한 공급망 취약요인을 토대로 관계부처와 업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번 계획을 마련했다. 특히 중동전쟁은 특정 지역과 운송로에 집중된 자원 공급망이 위기 발생 시 민생과 산업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정부는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원안보 대비태세 구축을 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설정하고, 2035년까지 원유의 특정지역 의존도를 50% 이하로 완화하는 것을 비롯해 광물 10대 전략 프로젝트 성공, 산업용 신자원의 안정적 확보 등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원유·천연가스는 도입경로와 도입방식, 유종 등을 다변화해 안정적인 도입구조를 마련하고, 정부와 민간의 비축 역량을 함께 강화해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기로 했다.
핵심광물은 광종별 공급망 취약성과 국내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적으로 필요한 전략 프로젝트를 집중 지원하며, 취약 광종 중심으로 비축을 확대하고 재자원화 기반도 강화해 공급망 회복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자원안보기금도 신설해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하고, 주요 자원 보유국과의 협력과 범정부 위기 대응체계도 함께 강화해 평상시부터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자원안보 기반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 석유 비축 2000만 배럴 확충, 핵심광물 51종으로 확대
산업부는 이어 중동전쟁 이후 주요 해상운송로의 통항 불확실성 등 불안정한 대외 여건 속에서 국내 석유 비축역량과 석유화학산업과의 연계성을 높일 필요성을 고려해 제5차 석유비축계획 조정안을 마련했다. 제4차 석유비축계획(2014~2025) 이후 비축시설 증설이 없었던 만큼, 정부는 원유 추가 확보를 위해 2030년까지 20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시설을 확충하고 비축유와 산유국과의 국제공동비축 물량도 함께 확대할 예정이다.
핵심광물 지정 범위도 기존 38종에서 51종으로 넓어진다. 핵심광물은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 근거해 산업부 장관이 지정하는 핵심자원으로, 광물별 수급 리스크와 경제·산업적 중요성을 고려해 선정한다. 신규로 선정된 13종은 희토류 10종과 형석, 인, 게르마늄으로, 이번 지정으로 공급망 관리 범위를 확대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수요 확대에 적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1차 핵심광물 비축계획은 지난해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시행 이후 처음 수립하는 법정계획으로, 2026~2035년 계획기간의 비축 품목과 목표 물량, 운용 방식 등을 담았다. 비축 품목은 핵심광물 추가 지정을 반영해 기존 24종에서 29종으로 확대되며, 공급망 취약 광종의 비축 목표는 기존 180일에서 최대 365일로 상향하는 등 광종별 수급 리스크에 따라 비축 일수를 차등 관리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전쟁을 겪으며 자원안보는 단순히 값싼 원료를 확보하는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생활과 산업을 지키는 국가 생존의 문제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처음 수립한 자원안보 기본계획은 위기 때마다 단기·사후적 대응에서 벗어나 우리 자원 공급망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장기 로드맵"이라며 "자원안보 협의회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공공기관, 민간기업의 역량을 모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원안보 과제를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자 코멘트]
이번 로드맵의 출발점이 '중동전쟁'이라는 구체적인 위기 경험이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동안 자원안보 논의가 다소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실제 운송로 통항 불확실성이라는 구체적 위협을 경험한 이후 마련된 계획인 만큼 실효성 있는 대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원유의 특정지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는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지만, 실제 도입경로 다변화가 국제 유가나 공급 계약 조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비용 부담 문제도 함께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핵심광물을 38종에서 51종으로 늘리고 희토류 10종을 신규 지정한 것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공급망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다만 비축 일수를 최대 365일로 상향하겠다는 목표가 실제 비축 인프라와 예산 확보로 뒷받침되는지가 관건이다.
비축시설 증설 없이 지난 제4차 계획 기간(2014~2025) 동안 정체됐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2030년 2000만 배럴 확충 목표 역시 예산 배정과 부지 확보 등 실행 단계에서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자원안보기금 신설 계획이 구체적으로 어떤 규모와 재원으로 운영될지, 그리고 이 기금이 실제 비축시설 확충 속도를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이번 로드맵의 실질적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