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특화 시범도시 개념도(그림=국토교통부)  ©

 

교통신호와 교통량 관리부터 도시 안전·생활 서비스까지 인공지능(AI)이 도시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대한민국 첫 'K-AI 시티'의 충청권 거점으로 천안시와 아산시가 선정됐다.

 

국토교통부는 19일 AI 특화 시범도시 사업 공모 결과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와 충청남도 천안시·아산시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스마트시티 사업의 연장선이 아니다. 도시 전역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개선해, 도시 운영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K-AI 시티 선도모델'이다.

 

운영 방식도 명확히 역할을 나눴다. 공공이 AI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면, 민간이 이를 활용해 다양한 AI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실증하는 구조다. 국토부는 이런 협력 구조를 통해 AI 기술 혁신과 산업 성장이 맞물려 돌아가는 도시형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경쟁은 만만치 않았다. 국토부가 지난 3월 강원권과 충청권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한 결과, 강원권에서는 강릉·원주·춘천이, 충청권에서는 대전·천안·아산·청주가 응모해 모두 6개 지방정부가 도전장을 냈다. 국토부는 사업대상지 현장실사와 제안서 서면·발표 평가를 거쳐 시범도시 추진에 필요한 기반 여건과 AI 역량을 갖춘 권역별 1개 지방정부를 최종 가려냈다.

 

충청권에서는 천안시와 아산시가 공동으로 응모해 대전·청주를 제치고 최종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오케스트로를 대표기관으로 업스테이지, 노타 등 11개 기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초광역 AI 도시 플랫폼 구축 모델'을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

 

양 도시는 유동인구와 교통량이 집중되는 천안아산역 일대를 우선지구로 설정했는데, 이는 단순한 입지 선정을 넘어 두 도시가 공유하는 교통·생활권 문제를 AI로 함께 풀어보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천안과 아산은 지역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해 두 도시가 공동으로 겪는 교통·생활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발판으로 초광역 생활권 기반의 AI 도시 표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강원권에서는 원주시가 에스트래픽을 대표기관으로 현대자동차, NHN클라우드 등 7개 기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과 함께 '도시가 스스로 이해하고 움직이는 AI 혁신도시'를 제안해 선정됐다.

 

원주시는 산업·주거·문화 기능이 집적된 원주 혁신도시를 우선지구로 설정하고, AI NVIDIA 인증 교육센터와 산업용 GPU센터 등 지역 AI 자원과 연계해 도시 발전과 AI 산업 생태계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사업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국토부는 오는 7월부터 시범도시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기본구상 연구를 추진하고, 관련 법령 정비를 거쳐 2027년 시범도시를 지정할 예정이다.

 

시범도시로 지정되면 도시데이터 활용과 실증사업을 위한 다양한 규제특례가 적용된다. 일부 구역에서는 원본 데이터의 처리·활용이 가능해지고, 교통안전시설과 신호체계 운영, 자율주행·도심항공교통(UAM) 시범지구 지정 등에 관한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여기에 도시지능센터와 고성능 데이터 수집·활용 시설 등 AI 핵심 인프라까지 구축해, 2030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사업은 AI 기술을 도시 전반에 적용하고 도시 운영체계에 AI를 적극 활용하는 첫 시도"라며 "선정된 시범도시가 K-AI 시티 표준을 만들어가고 AI와 도시가 결합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자 코멘트]
천안·아산의 이번 선정은 단발성 사업 유치가 아니라, 그동안 충남이 쌓아온 흐름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봐야 한다.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인이 인수위 출범과 함께 'AI수도 충남' 분과를 별도로 신설했고, 아산시는 이미 AX 혁신리더 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중소·중견기업 CEO들에게 AI 경영혁신 교육을 진행해왔다.

 

여기에 아산 콘텐츠기업 빅펀이 AI 기술 기반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등, 충남 곳곳에서 AI를 산업 전반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번 K-AI 시티 선정은 이런 개별적 움직임들이 국가 차원의 시범사업으로 응집되는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특히 우선지구로 설정된 천안아산역 일대는 그동안 아산 지역 도민들이 거듭 요청해온 'KTX 천안아산역 광역복합환승센터 조속 추진'과 직접 맞닿아 있다.

 

박수현 당선인이 아산 타운홀 미팅에서 받았던 이 요청이, AI 시범도시 우선지구 지정과 맞물리면 단순한 환승센터를 넘어 AI 기반 교통관리 시스템까지 결합된 복합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다만 이 같은 시너지를 실제로 끌어내려면 충남도와 국토부, 그리고 환승센터 추진 주체 간의 사업 일정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 별도로 추진되던 두 사업이 서로 발목을 잡지 않도록, 충남도 차원에서 통합 추진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천안과 아산이 '공동 응모'로 선정됐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그동안 두 도시는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책 추진에서 별도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사업은 두 도시가 초광역 생활권이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런 협력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향후 대중교통 체계나 산업단지 연계처럼 두 도시가 공유하는 다른 현안에도 협업의 선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2027년 시범도시 지정, 2030년 사업 완료까지 4~5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시장 교체나 정책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안정적인 추진 체계와 예산 확보 방안을 지금부터 명확히 다져두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자율주행·UAM 시범지구 지정 같은 규제특례가 실제 천안·아산 시민들의 생활 편의로 이어지려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나 설명회를 병행해 시민들이 변화의 과정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