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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 |
산업통상부가 기술유출에 취약한 중소기업과 대학 등의 보안 역량을 높이기 위해 보안설비 구축과 컨설팅 지원을 확대한다. 산업부는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산업기술보호 관련 지적을 엄중히 받아들여, 제도 개선과 관계부처 협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7일 밝혔다.
◆ 국감에서 제기된 지적
이번 국감에서는 기술보호 총괄부처인 산업부의 기술보호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고, 기술유출을 수사할 수 있는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부가 국정원·경찰청 등과 긴밀히 협업해 기술유출 통계를 종합 관리하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기술유출 범죄를 간첩죄로 엄정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명확한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재판 단계에서 산업부의 산업기술 확인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하자는 제안도 제기됐다.
◆ 그간의 대응과 한계
산업부는 그동안 심화하는 기술유출 위협에 대응해 지난해 산업기술보호법을 개정했다. 국가핵심기술 보유 직권 판정제를 도입해 기업 관리를 강화하고, 벌금을 높이는 등 처벌 수위도 올렸다. 범정부 기술유출 합동 대응단과 산업기술보호 정책협의회를 운영하며 부처 간 협력도 강화해 왔다. 그러나 기술유출 수법이 지능화하고 기술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현행 제도와 대응체계만으로는 촘촘한 보호망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 취약 분야 보안 지원과 실태 점검 강화
이에 산업부는 먼저 기술유출에 취약한 중소기업과 대학 등의 보안 역량을 키운다. 중소기업 등에 대한 보안설비 구축과 컨설팅 지원을 늘리고, 핵심 인력 관리를 강화해 사람을 통한 유출을 막는다. 인공지능(AI) 활용과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로 새로 나타난 유출 위협에는 기업의 기술보호 실태 점검을 강화해 대응한다.
◆ 불법수익 환수와 피해구제 실질화
기술유출로 얻은 불법수익은 확실히 환수한다. 몰수 대상을 넓히고, 피해기업이 기술개발에 투입한 비용을 손해액으로 인정한다. 법원이 전문기관에 손해액 감정을 맡길 수 있게 해 피해구제의 실효성도 높인다. 기술유출범이 재판에서 처벌을 피하지 못하도록, 법원이 재판 중 산업부에 해당 기술이 산업기술에 해당하는지 확인받을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정보·수사기관에 피해 규모와 유출 수법 등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유출 실태도 정확히 파악한다.
◆ 범정부 협력과 제도 정비
산업부는 국정원·경찰청·법무부 등 관계기관과 정보공유를 활성화하고, 기술보호정책과 조사·수사 등 이행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런 방향을 담은 제6차 산업기술보호 종합계획을 조속히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할 산업기술보호법 개정도 추진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기술유출에 대해 더욱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국감의 지적에 공감한다"며 "빈틈없는 기술보호체계를 구축해 기술유출을 예방하고 유출범은 일벌백계해 유출 시도 자체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 코멘트]
이번 방안은 방향은 맞지만, 국감에서 가장 무겁게 제기된 쟁점에 대한 답이 빠져 있다. 지적된 사항 중 산업부 인력·예산 확충과 특별사법경찰 권한 도입, 기술유출의 간첩죄 적용 기준 마련은 이번 발표에서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 수사권 없이 정책·조정 기능만 가진 부처가 정보공유를 활성화하는 것만으로 '일벌백계'를 이끌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제6차 종합계획과 법 개정안에 이 쟁점이 어떻게 담길지가 관건이다.
재판 단계의 산업기술 확인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감에서는 이를 '필수적으로 거치도록' 하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산업부는 법원이 확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의무가 아닌 임의 절차라는 점에서 처벌 실효성을 높이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행정부처의 확인이 재판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 사법 독립 논란이 일 수 있어, 제도 설계에 신중함이 필요하다.
피해기업 구제 방안은 실질적 진전이 될 수 있다. 개발비를 손해액으로 인정하고 법원이 전문기관 감정을 맡길 수 있도록 하면 입증 부담이 큰 중소기업에 도움이 된다. 다만 몰수 대상을 어디까지 넓히는지, 손해액 산정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중소기업·대학 지원 확대는 전체 예산과 지원 규모, 대상 선정 기준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 약점이다. 보안설비를 갖출 여력이 없는 영세 기업이 정작 신청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을지, 컨설팅 후 사후 점검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충청권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투자 유치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다.
대기업 중심의 대규모 투자와 함께 협력 중소기업과 대학 연구실의 보안 수준을 함께 끌어올리지 못하면 '투자는 유치하고 기술은 새는' 상황이 우려된다. 앞서 보도된 천안·아산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와 디스플레이 현장규제 개선 논의에서도 기술보호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