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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공연 입장권 부정거래 수사의뢰 현황(자료=문화체육관광부) © |
문화체육관광부가 암표 거래가 의심되는 170명을 대상으로 개정법 시행 이후 처음 수사를 의뢰했다. 문체부는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과 국민체육진흥공단(체육공단)이 접수한 공연·프로스포츠 암표 신고 자료를 분석해, 정가 이상 판매와 다량 판매 등 정황이 확인된 170명에 대해 지난 6일 수사를 의뢰했다고 7일 밝혔다.
◆ 170명, 예상 판매금액 10억 3000만 원
수사 의뢰 대상은 프로스포츠 분야 121명, 공연 분야 49명이다. 이 가운데 68%인 115명은 티켓베이에 올린 게시글이 근거가 돼 신고됐다. 이들의 예상 암표 판매 금액은 10억 3000만 원으로, 프로스포츠가 9억 3000만 원, 공연이 1억 원이다. 예상 판매 매수는 모두 1만 1000매 규모다. 한 명이 여러 게시글로 1000매 이상의 입장권 판매를 청약한 경우도 있었고, 판매하겠다고 내놓은 입장권 가격 합계가 1억 원을 넘는 사례도 포함됐다.
◆ 매크로 여부 상관없이 부정거래 금지… 과징금 최대 50배
지난 8월 28일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되면서 매크로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공연·운동경기 입장권의 부정구매와 부정판매가 금지됐다. 부정판매 과징금은 판매금액의 최대 50배까지 부과할 수 있다. 신고포상금은 부정구매 신고가 최대 5000만 원, 부정판매 신고는 과징금의 최대 50%까지 줄 수 있다. 신고기관인 콘진원과 체육공단은 판매자 등에게 암표 관련 게시글의 노출 제한과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 신고 6만 8000여 건… 일평균 2000건, 전년 대비 17배
법 시행 이후 지난 1일까지 신고기관에 접수된 신고는 6만 8000여 건이다. 일평균으로 보면 2000건으로 전년보다 17배 늘었다. 신고기관은 중복 등을 제외한 유효 신고 4만 5000건 가운데 3만 건에 대해 플랫폼 등과 협력해 해당 게시글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고가이거나 다량 판매가 의심되는 사례를 중심으로 법령에 따라 플랫폼 등으로부터 자료를 확보·분석했고, 개정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 '변종판매' 4명도 포함… "거래의 실질로 판단"
이번 수사 의뢰에는 개정법 시행 이후 등장한 이른바 '변종판매' 사례 4명도 들어갔다. 변종판매는 암표상이 법망을 피하려고 수수료, 수고비, 굿즈 끼워팔기 등으로 거래 명목을 꾸미는 수법이다. 문체부는 거래의 위법 여부를 명목상 형태가 아니라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에 따라 수사를 의뢰했다. 외부 자문과 법제처 자문을 거쳐 거래 실질이 두 법상 부정거래에 해당하면 처벌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앞으로도 끼워팔기 등 변종판매는 관련 자료를 확보·분석해 부정거래가 의심되면 적극 수사를 의뢰한다.
◆ 가을야구 전 경기 현장 단속·홍보관 운영
문체부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경찰과 함께 가을야구 전 경기에 대해 현장 단속을 실시하고, 주요 경기장에는 현장 홍보관을 운영한다. 경기장과 공연장 전광판, 누리소통망(SNS) 등을 통해 암표 근절 홍보와 신고 독려도 이어간다. 암표 의심 사례는 공연·스포츠 암표 통합 신고 누리집(www.culture.go.kr/singo)에서 신고할 수 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암표는 창작자와 체육인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고 시장을 교란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이며 국민이 일상에서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민생 범죄인 만큼 이해관계자 모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극적인 신고와 플랫폼의 협조 덕분에 주요 의심 사례를 취합해 수사를 의뢰할 수 있었으며, 그동안 암표상 근절을 위해 노력해 온 경찰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문체부와 신고기관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코멘트]
첫 수사 의뢰는 개정법이 '선언'에서 '집행' 단계로 넘어갔다는 신호지만,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수사 의뢰는 처벌 확정이 아니다. 수사 결과와 기소, 법원 판단을 거쳐야 하고 과징금은 별도의 행정 절차가 필요하다. 이번 자료에는 과징금 부과 사례나 포상금 지급 실적이 없다. 법이 정한 '최대 50배' 과징금이 실제로 어느 수준에서 집행되는지가 억지력을 가를 것이다.
수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편중이다. 의뢰 대상 170명 가운데 115명이 티켓베이 게시글을 근거로 신고됐다. 플랫폼이 자료 제출에 협조할수록 단속이 쉬워지는 구조인데, 반대로 협조가 어렵거나 개인 간 메신저·SNS 거래, 현장 직거래는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또 유효 신고 4만 5000건 중 3만 건에만 노출 차단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나머지 1만 5000건이 어떤 이유로 조치되지 않았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단순 계산으로 1인당 평균 판매 예상 금액은 약 600만 원, 매수는 약 65매 수준이어서, 일부 대량 판매자가 평균을 끌어올렸을 가능성도 있다.
'변종판매'에 대한 대응은 향후 법적 다툼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수수료나 굿즈를 끼워 팔았더라도 실질이 부정거래이면 처벌하겠다는 법리는 타당하지만, 실질을 어떻게 입증하고 선량한 대리구매·양도와 구분할지에 관한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 법원이 이 법리를 받아들이는지가 판례로 확인돼야 한다.
근본 해법에는 공급 구조도 포함돼야 한다. 예매 시스템, 선예매 물량, 정가 양도·환불 장치에 허점이 있으면 수요가 암표로 흘러간다. 주최사·구단의 협조 방안은 이번 발표에서 보이지 않는다. 앞서 보도한 불법대부광고 파파라치, 대지급금 부정수급 포상금과 마찬가지로 포상금 신고제는 허위·악의 신고를 가려낼 기준과 신고자 보호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충청권 프로스포츠와 공연을 즐기는 소비자도 암표의 피해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가을야구 현장 단속과 신고 접수가 지역에서도 체감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