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은 나라장터 쇼핑몰에 등록된 물품의 가격 적정성을 재점검하고 시중가격과의 비교·검증을 강화하겠다고 26일 밝혔다. 2027년에는 ‘AI 기반 가격관리시스템'을 가동해 가격 이상 징후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나라장터 쇼핑몰의 일부 물품이 시중가격보다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준석 의원실(개혁신당)은 지난 15일 자체 개발한 AI 분석 프로그램으로 최근 1년간 나라장터 계약 2만3246건을 분석한 결과 1만8860건(81.1%)이 시중가격보다 높았고, 낭비된 세금이 5628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에포크타임스 보도). 조달청은 중소기업·국내 제조 지원과 세부 규격·품질보증 비용 등을 근거로 가격 차이를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 "최저가 아닌 최빈가격" 기준
조달청은 공공조달의 목적이 무조건 값싼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중소·약자기업 보호, 기술개발 촉진, 국내 생산기반 유지, 사회적 가치 구현 같은 공익적 가치를 함께 추구한다는 것이다. 지나친 저가 경쟁이 중소기업 경영 악화와 품질 저하, 계약 불이행을 낳을 수 있어 최저가 낙찰은 거의 쓰지 않고, 적격심사에는 낙찰하한율을 적용한다고 했다.
나라장터 쇼핑몰 가격은 시중가격을 기준으로 하되, 다양한 민간 가격 가운데 최저가가 아니라 가장 많이 형성된 최빈가격을 적정가로 판단한다. 시중가격은 수시로 변해 계약 당시 적정했던 가격이 계약기간 중 시중가보다 높아질 수 있어 업체에 '우대가격유지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세금계산서 주기적 확인, 전담인력의 시중가격 모니터링, 조달가격신고센터 운영으로 상시 점검한다. 위반하면 계약단가 인하, 부당이득 환수, 거래정지 등의 조치를 한다.
◆ 민간규격 전환·중점 품목 지정…2027년 AI 가동
조달청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공공조달개혁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민간 제품과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조달규격을 민간규격으로 최대한 전환하고, 계약단가 이하에서는 조달업체가 가격을 자율 조정하도록 허용했다. 중점 가격관리 품목을 지정하는 등 가격관리 기반도 마련했다.
2027년에 가동할 AI 기반 가격관리시스템은 시중가격과 조달가격 차이가 크거나 가격이 급변하는 품목을 조기에 포착한다. 담당자가 해당 품목의 적정성을 집중 검증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조달청은 인력 중심의 가격 모니터링을 보완해 대응 속도와 관리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 지방정부 자체 구매 시범…2027년 전국 확대
지방정부가 지역 여건과 실수요에 맞춰 나라장터 물품을 자체 구매하는 조달 자율화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올해 1월부터 경기·전북에서 시범운영 중이며, 민·관 합동평가와 현장 의견수렴으로 성과를 분석한 뒤 2027년에 모든 지방정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공공조달은 적정가격 보장과 더불어 중소·약자기업 보호, 기술개발 촉진 등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백 청장은 AI 기반 가격관리시스템으로 조달가격을 더욱 꼼꼼히 관리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가격 비교 기준 차이, 2027년 전까지 어떻게 메우나
이번 논란은 가격 비교 기준이 서로 다른 데서 불거진 측면이 있다. 이준석 의원실은 시장 최저가 등을 기준으로 한 사례를 제시한 반면, 조달청은 최저가가 아닌 최빈가격을 적정가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AI 시스템은 2027년에야 가동돼 그때까지는 기존 전담인력 모니터링과 신고센터가 가격 점검을 맡는다. 이상 징후를 가르는 격차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지켜볼 대목이다. 충청권 지자체는 아직 자율화 시범 대상이 아니어서 2027년 확대 때 적용된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