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더폭력 피해자 권리체크 10.(정보그림=성평등가족부)  ©

 

성평등가족부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달라진 절차 속에서 젠더폭력 피해자가 필요한 권리와 지원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피해자 보호·지원체계를 강화한다고 8일 밝혔다.

 

◆ 수사 순서에 따라 10가지 권리를 한눈에

 

성평등가족부는 피해자가 꼭 알아야 할 권리와 절차를 10가지 체크리스트에 담은 '젠더폭력 피해자 권리체크 10'을 마련했다. 법률용어와 제도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자가 지금 어떤 절차에 있는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를 수사 진행 순서에 따라 10가지 권리로 정리했다.

 

안내서는 성평등가족부 누리집과 피해자 지원기관 등을 통해 배포하고, 피해자 상담과 현장 종사자 교육에도 활용한다. 안내서의 정보무늬(QR코드)로 권리별 세부 내용과 가까운 상담소 등 지원기관도 확인할 수 있다.

 

◆ 첫 조사 동행·의견서 제출까지… 무료법률지원 강화

 

수사 초기부터 법률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무료법률지원도 강화한다. 지원기관 상담 단계에서 무료법률지원을 안내하고, 젠더폭력 감수성을 갖춘 변호사를 연계해 첫 조사 동행과 의견서 제출 등을 돕는다. 법률이 정한 범죄 피해자의 형사절차 지원에 더해, 신고·고소 전 상담부터 형사절차, 민사·가사 소송까지 피해 회복에 필요한 법률지원을 폭넓게 제공한다.

 

◆ 625개 지원기관 중심 지원체계 유지

 

성평등가족부는 전국 625개 피해자 지원기관을 중심으로 상담·의료 지원, 수사·재판 동행, 심리회복, 주거 지원 등 촘촘한 지원체계를 이어간다. 피해자가 여성긴급전화 1366이나 가까운 상담소·지원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면 피해 상황에 맞는 전문서비스를 연계하고, 긴급한 보호가 필요하면 보호시설로 연계해 치료·회복과 주거·자립까지 지원한다.

 

◆ 권리 보장 여부 현장 점검, 수사기관 교육 2배 확대

 

제도를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권리가 실제 수사·재판 과정에서 제대로 보장되는지도 현장 중심으로 살핀다. 사건 접수부터 수사, 송치·불송치, 기소·재판에 이르는 과정에서 진행 상황과 결과가 충분히 안내되는지, 수사 지연이나 권리 침해가 있을 때 필요한 구제절차를 안내받는지 등을 피해자 지원사례와 현장 의견을 중심으로 확인한다.

 

수사기관 종사자가 피해자의 심리 상태와 젠더폭력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2차 피해 방지와 스토킹 예방 등에 관한 전문교육 대상도 올해 2500명에서 내년 5000명으로 늘린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젠더폭력 피해자 권리체크 10'을 통해 피해 구조 과정에서 꼭 알아야 할 권리와 절차를 안내하는 한편, 수사 초기부터 필요한 법률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무료법률지원을 확대하고 수행 변호사의 전문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수사 초기부터 일상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사법적 사각지대에 놓이거나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성평등가족부가 공적 안전망이자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밀착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 코멘트]
체크리스트는 피해자가 절차의 '지도'를 갖게 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하지만 안내서가 새로운 권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수사기관과 법원이 이를 실제로 이행하느냐다. 성평등가족부가 '현장 중심으로 살피겠다'고 했으나 수사·재판 기관을 직접 감독할 권한이 없는 만큼, 점검 결과를 어떻게 공개하고 법무부·경찰 등 관계기관의 개선으로 연결할지 구체적인 방식이 필요하다. 이번 자료는 개정 형사소송법이 피해자 절차를 어떻게 바꿨는지도 설명하지 않아, 체크리스트가 어떤 변화에 대응하는 것인지 독자가 알기 어렵다.

 

무료법률지원 강화도 숫자가 빠져 있다. 지원 대상 요건, 연계 변호사 수와 전문성 기준, 예산 규모, 첫 조사 동행의 이용 건수 같은 지표가 공개돼야 확대의 실질을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지방에서는 젠더폭력 감수성을 갖춘 변호사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625개 지원기관이 전국에 분포하지만 충청권을 포함한 지역별 이용 접근성과 수도권과의 격차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수사기관 종사자 교육 대상을 올해 2500명에서 내년 5000명으로 늘리는 것은 방향이 옳다. 다만 전체 대상 인원 대비 비율, 교육 시간과 내용, 이수 후 평가와 현장 적용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2차 피해는 교육 이수 여부보다 조사 현장의 태도와 절차에서 드러나는 만큼 사후 점검이 중요하다.

 

앞서 보도한 가습기살균제 피해 배상과 전세사기 피해 지원에서도 확인되듯, 피해자 구제 정책은 안내와 신청 절차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이 사각지대에 놓이는 문제를 늘 안고 있다. 피해자가 스스로 권리체크 안내서를 찾기를 기다리기보다, 지원기관과 수사기관이 접점에서 먼저 안내하는 체계가 관건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