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폴란드가 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제7차 경제공동위원회를 열고 올해 4월 정상회담 합의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양측은 방산, 에너지·배터리, 인프라·교통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정부 간 고위급 채널 신설 등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수석대표는 박종한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과 미하우 바라노프스키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차관이 맡았다. 양측은 작년 기준 양국 교역액이 100억 달러에 이르렀고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현지 생산·고용·공급망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의 안정적 교역·투자 환경 조성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해 정부 간 고위급 채널 신설 등 소통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 방산·배터리·인프라
방산에서는 폴란드가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등을 도입하며 쌓은 협력 경험을 토대로 현지 생산과 기술협력 확대 등 양국 방산 생태계의 공동 성장 방안을 지속 모색하기로 했다. 발표문에 신규 계약이나 물량은 담기지 않았다.
양측은 이와 함께 배터리·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적 파트너십 구축, 신공항 연결사업 등 폴란드 주요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 우주·디지털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 협력 확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 EU 역내산 요건과 기업 간담회
박 조정관은 폴란드 외교부의 이그나치 니엠치츠키 EU·경제 담당 차관과 만나 EU 산업가속화법 등 EU 경제입법 과정에서 한국이 역내산 요건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폴란드 측 답변은 외교부 발표에 담기지 않았다.
박 조정관은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과 간담회도 열어 현지 애로사항을 들었다. 외교부는 기업들이 더 안정적으로 활동할 기반을 조성하도록 폴란드 정부와 관련 현안을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애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이번 경제공동위가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경제·투자 분야에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폴란드 등 유럽 내 한국 투자 집중국과의 협력과 연대도 강화할 계획이다.
◆ 합의와 논의, 구분해서 봐야
이번 발표에서 방산은 '지속 모색', 배터리·인프라·첨단 과학기술은 '의견 교환' 수준이다. 확정된 계약이나 물량은 없다. 4월 13일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총괄계약의 안정적 이행, 폴란드 내 배터리 투자 기업 지원, 신공항 연결 사업 관심을 요청했고, 투스크 총리는 투자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뉴시스 4월 13일 보도). 이번 회의는 이 의제의 후속 점검인 셈이다. 현지화는 구체화되는 중이다. 현대로템은 4월 27일 폴란드 부마르 와벤디와 폴란드형 K2 전차 현지 생산·정비 협력 계약을 맺었다(헤럴드경제 4월 27일 보도).
상호성도 변수다. 정상회담에서 투스크 총리는 폴란드산 소고기 수입을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뉴시스 보도). 이번 발표문에는 이 사안이 언급되지 않았다. EU 산업가속화법은 이투데이 3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집행위가 초안을 낸 단계에서 FTA 체결국인 한국 제품을 원칙적으로 역내산과 동등하게 보면서도, 전기차 역내 조립 등 세부 요건은 업계가 우려했다. 박 조정관의 요청은 이 세부 요건 쟁점과 맞닿아 있다. 입법 진행 상황과 폴란드 측 대응이 지켜볼 대목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