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통상부 페이스북 소식그림  ©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앰코가 전남·광주를 포함한 서남권에 총 896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 기반을 서남권으로 분산해 국가 차원의 제2 첨단산업 거점을 구축하는 역대급 프로젝트가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개최하고, SK하이닉스·삼성전자·앰코 등 주요 기업과 '서남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해 기업 전시를 관람하고, 오후에는 서남권 산업단지 후보지와 해상풍력 발전단지 등을 헬기로 시찰하며 투자 실현 의지를 강조했다.

 


 

SK 470조·삼성 425조·앰코 1조…반도체 팹·AI 데이터센터 동시 건립

기업별 투자 규모와 내용은 모두 전례 없는 수준이다. SK는 약 470조 원을 투자해 서남권에 반도체 메모리 메인 팹 2기와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425조 원을 호남 지역에 투자해 서남권에 반도체 메모리 팹 2기와 국가 AI 컴퓨팅센터 등을 건립한다. 앰코는 1조 원을 투자해 광주에 첨단 패키징 팹 공장을 증설한다.

 

정부는 이날 발표된 투자금액이 "서남권,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 지도를 새로 쓰는 수준"이라며 기업들의 투자가 계획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특별위원회 신설·산단 조성 5년 이내…인프라 지원 100% 정부가 부담

정부는 대규모 기업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서남권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동시에 발표했다. 핵심은 속도와 지원 강도다.

 

우선 '반도체특별법'에 따라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반도체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반도체 혁신성장지원단'도 함께 운영해 범정부·민간 역량을 결집한다. 현재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5년 이내로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고, 팹 가동에 필요한 용수·발전설비·송전망을 신속히 구축한다.

 

투자 여건도 파격적으로 개선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특구법'에 따라 서남권에 최소 1개 이상의 메가특구를 지정해 기업이 투자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각종 규제를 일거에 해소한다.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 비용은 정부가 최대 100% 지원하고, 기업과 근로자에게는 지역별 차등 세제를 도입해 기업 투자 유인과 인력 정착을 동시에 이끈다.

 


 

'기업형첨단도시' 선도모델 조성…7월 1일 출범 광주·전남 통합특별시와 협력

정부는 기업 투자계획과 연계해 서남권에 '기업형첨단도시' 선도모델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업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모습으로 신속하게 도시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인허가·보상·설계 동시 추진과 부지조성·건축공사 일괄 수행이 가능한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한다.

 

전남대 캠퍼스혁신파크, 광주 과학기술원 등과 연계한 산학연 혁신허브도 조성하며, 호남 고속철도·고속도로·무안국제공항 등 간선교통망과의 연결성도 강화한다. Arm 스쿨과 남부권 반도체 공대를 통한 첨단 인재 양성도 병행된다.

 

산업부는 오는 7월 1일 출범할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의 행정역량을 총동원한 지원을 요청하며, 우수 인력이 서남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교통·주거·교육·여가 등 정주 여건 개선을 당부했다.

 


 

[기자 코멘트]

896조 원이라는 투자 규모는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수치다. 그러나 충남 입장에서 이 사안을 바라볼 때 한 가지 냉정한 질문이 떠오른다. 서남권 반도체 거점화가 가속화될 때, 충남의 디스플레이·반도체·모빌리티 산업 생태계에 어떤 파급이 미칠 것인가.

 

충남 천안·아산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현대모비스 등 대형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충남 전역의 중소 협력업체들이 이 공급망에 깊숙이 연결돼 있다.

 

만약 삼성전자의 자원과 인력이 서남권 반도체 팹 구축에 집중된다면, 충남 소재 협력업체들의 수주 구조와 인력 수급에 단기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충남도와 관련 시군은 이 시나리오를 미리 점검하고, 지역 협력업체들이 서남권 공급망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연계 전략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또한 이번 서남권 전략에서 정부가 반도체 팹과 함께 AI 데이터센터, 해상풍력을 연계하는 '에너지-산업 결합 모델'을 제시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충남은 서해안 해상풍력 잠재력이 풍부하고 당진·보령 등 에너지 전환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서남권 모델을 벤치마킹해 충남형 에너지-첨단산업 결합 클러스터 구상을 박수현 민선 9기 도정 출범과 함께 적극 제안한다면, 충남이 서남권에 이은 제3의 첨단산업 거점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