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기대효과(자료=국토교통부)  ©

 

임차인이 전세 보증금 사기를 당할 위험이 없고 매월 주거비 지출도 크게 줄일 수 있는 동시에, 임대인은 고정적으로 월세 개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새 주거지원 사업이 도입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13일 발표된 주택 신속 공급 방안의 후속조치로, 임차인 주거부담을 낮추기 위해 전월세 안정화기구를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주거지원 사업인 '전월세 안심신탁'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시중의 월세 물건을 안정화기구가 전세로 전환해 임차인에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안정화기구-임대인-임차인이 3자 간 전월세 계약을 체결한 뒤 임차인이 전세금을 기구에 예치하면, 기구가 전세금을 투자 운용해 임대인에게 전세금 운용수익을 월세 개념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이용하면 임차인은 월세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세에 거주할 수 있고, 전세금을 안정화기구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하므로 전세사기 위험도 없다. 임대인은 월세 형태로 안정적인 전세금 운용수익을 올릴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신청하면 3자 간 계약을 맺고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전세를 선호하는 임차인과 월세로 임대를 놓고 있는 임대인 사이의 미스매치를 해소해, 시중의 월세를 전세로 전환 공급하기 위해 고안됐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주택 유형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일반 임대인과 임차인을 대상으로 별도 공모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한다. 시세 20억 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며, 시세 대비 전세금 규모가 과도한지 여부와 위반 건축물 여부 등 기본 검증을 거친다.

 

사업에 참여하는 임차인은 비싼 월세 대신 저렴한 전세로 거주할 수 있으며, 소득 등 지원요건을 충족할 경우 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버팀목) 또는 시중은행 대출을 활용해 전세금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안정화기구가 전세금을 예탁받고 이후 전세금 반환도 책임지므로, 임차인은 별도의 전세금반환보증·전세대출보증 가입이 필요하지 않아 추가 보증료 부담도 덜 수 있다.

 

임대인은 안정화기구로부터 전세금 운용을 통한 고정수익(월세)을 매달 지급받아 월세 연체 걱정 없이 안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안정화기구는 전세금 등을 기반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해 주택건설사업장에 HUG 보증부 PF대출 등으로 운용, 연 4%대의 이자수익을 창출해 매달 임대인에게 지급하며 임대인 소득에 대한 세제지원도 추진한다.

 

사업에 참여하는 임대인이 등록 임대사업자인 경우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의무가 면제돼 보증료 부담도 줄어든다. 특히 임대인이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지방으로 이주할 경우 주택연금(연 1~3% 내외)도 받을 수 있게 한다.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은 임대인이 참여 신청 후 안정화기구가 임차인 모집을 도와주는 방식과, 임대인과 임차인이 미리 전세금 수준을 협의한 뒤 사업 참여를 신청하는 방식을 병행해 참여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LH 매입임대주택 일부도 안정화기구를 통해 올해 500호를 시범공급해 무주택 청년 세대의 주거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추진 절차, 약정서 내용, 월세수익률 등은 다음 달 말 사업 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임대인과 임차인은 누구나 HUG 누리집과 전국 지사에서 신청할 수 있다. 향후 10월 사업 신청 접수, 11월 3자 약정 체결 및 계약금 예치를 거쳐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입주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앞으로 전월세 안정화기구를 통해 임차인은 전세금 반환 위험을, 임대인은 월세 연체 부담을 내려놓고 임대차계약을 안심하고 맺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이 성과를 내고 더욱 고도화하면 임차인은 전세 거주 효과, 임대인은 월세 수익 효과를 볼 수 있는 현재 방식뿐만 아니라, 임대차시장 건전화를 위한 다양한 계약 방식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자 코멘트]
구조 자체는 정교하다. 임차인의 전세 선호와 임대인의 월세 수익 필요를 HUG라는 공적 중개자가 이어준다는 발상은 전세사기 우려가 큰 시장 상황에서 합리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다만 연 4%대 운용수익률로 임대인에게 지급할 월세가 실제 시중 월세 수준과 비교해 매력적인지가 참여율을 가를 핵심 변수다. 시세 20억 원 이하로 대상을 한정한 점, 그리고 HUG가 조성하는 주택공급활성화펀드의 PF대출 운용이 안정적으로 이뤄질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다음 달 말 사업 공고에서 구체적인 약정 조건과 수익률이 공개되면 실효성 판단이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