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자수와 취업자 증감 추이(그림=재정경제부)  ©

 

재정경제부가 11일 발표한 '9월 최근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수출 증대와 소비 등 내수 개선에 힘입어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동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고유가발 물가 상승 압력과 취약계층·부문의 어려운 고용 여건 등 민생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글로벌 경제 역시 완만한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중동전쟁과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재경부는 중동전쟁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품목 수급 관리에 집중하는 한편, 전쟁 이후 상황 변화와 잠재성장률 반등,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에 대응할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산업생산·소비는 주춤, 설비투자는 큰 폭 증가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이 전월보다 0.2% 늘었지만 서비스업과 건설업이 각각 1.3%, 1.1% 줄면서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1% 증가한 수치다. 소매판매는 내구재(-7.7%), 준내구재(-1.4%), 비내구재(-0.1%)가 일제히 감소하며 전월보다 2.4% 줄었다. 반면 설비투자는 기계류(4.2%)와 운송장비(15.4%)가 모두 늘어난 데 힘입어 전월보다 7.5%, 전년 동월보다는 24.9% 급증했다. 기업심리 실적과 전망은 각각 전월 대비 1.1포인트, 3.1포인트 올랐고 7월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각각 0.8포인트, 0.4포인트 상승해 전반적인 체감경기 지표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 8월 수출 982억달러…반도체·컴퓨터·화장품이 견인

8월 수출은 반도체·컴퓨터·화장품 수출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68.7% 증가한 98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전년 동월 대비 72.5% 늘어난 44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 취업자 증가 폭 확대됐지만 청년·제조업은 뒷걸음

8월 고용지표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확대된 가운데 물가 상승 폭도 함께 커진 것이 특징이다.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8만4000명 늘어 전달보다 증가 폭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서비스업 취업자가 34만5000명 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는 각각 3만8000명, 3만2000명 줄었고 청년층 취업자도 14만3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2.0%로 전년 동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 물가상승률 3.1%로 확대…석유류·개인서비스가 주도

8월 소비자물가는 3.1% 올라 전월(2.8%)보다 상승 폭이 0.3%포인트 커졌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2.6% 하락했지만, 지난해 8월 휴대전화비 반값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석유류 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최고가격제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며 전년 동월 대비 14.2% 오르는 데 그쳤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외식서비스가 2.7%, 외식 제외 서비스가 4.0% 오르며 전체 3.5% 상승해 물가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 금융시장 혼조·주택가격 상승세 지속

8월 금융시장은 주가가 상승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고 국고채 금리는 상승했다. 7월 주택시장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기자 코멘트]
이번 경제동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단연 8월 수출의 전년 동월 대비 68.7% 증가다. 반도체·컴퓨터·화장품 등 주력 품목의 호조가 반영된 결과라지만, 통상적인 월별 수출 증가율 범위를 크게 벗어나는 수준인 만큼 이 수치가 지속 가능한 구조적 개선인지, 아니면 특정 품목의 일시적 물량 몰림이나 전년 동월의 낮은 기저에 따른 통계적 착시인지는 향후 발표될 세부 품목별·지역별 통계를 통해 좀 더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물가 부문에서도 재경부 스스로 "지난해 8월 휴대전화비 반값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를 언급한 만큼, 경제지표 전반에서 기저효과를 걷어낸 실질적 흐름을 함께 짚어보는 균형 잡힌 해석이 필요하다.

고용 지표 역시 양면적이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확대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서비스업이 증가세를 견인하는 사이 제조업과 건설업, 그리고 청년층 고용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여러 정부 부처 예산안과 정책 발표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던 '청년 고용·군복무 청년 지원' 이슈와도 맞닿아 있는 대목으로,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회복만으로는 청년층과 제조업 기반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아울러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소매판매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은 실질구매력 위축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정부가 강조하는 '내수 개선'이라는 평가와는 다소 배치되는 흐름이어서 향후 지표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중동전쟁과 미국 관세조치라는 두 개의 대외 리스크가 동시에 거론되고 있음에도 재경부가 제시한 대응책은 "주요 품목 수급관리"와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신속 추진"이라는 원론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해소라는 구조적 과제까지 함께 언급한 만큼, 향후 발표될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이런 대외 리스크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이 얼마나 담기는지가 정책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