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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크로아티아가 천무 다연장로켓 수출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곧바로 양국 국방부 간 국방협력 양해각서(MOU)에도 서명하며 방산을 매개로 한 양국 관계를 한층 끌어올렸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크로아티아 국방부가 수주액 기준 6400억 원(4억1000만 유로) 규모의 천무 다연장로켓 18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이용철 방사청장은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가 주관한 이날 계약 서명식에 참석했으며, 양국 주요 인사와 기업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과 이반 아누쉬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번 계약은 한국과 크로아티아 간 최초의 대규모 방산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개별 무기체계 수출에 그치지 않고 현지 기업과의 산업협력, 후속군수지원 등으로 이어지는 장기적·전략적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뒤따른다. 정부와 업계가 그동안 꾸준히 이어온 크로아티아 협력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한국 방산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 신속한 납품 및 후속지원 역량이 종합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안규백 장관은 "오늘 서명식은 크로아티아와 한국이 외침에 맞서온 유사한 역사의 궤를 함께하며 자유와 평화라는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며 "천무는 크로아티아의 전력을 비약적으로 증강하고 양국의 협력이 국방·안보 영역으로 확장하고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철 방사청장도 "이번 크로아티아 천무 계약은 한국과 크로아티아 간 방산협력의 출발점이자 협력을 본격화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방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크로아티아와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고 방산협력 확대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플렌코비치 총리는 한국의 방위산업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천무가 크로아티아 방위역량에 중요한 전략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번 서명식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이 상호호혜적인 파트너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안 장관과 아누쉬치 장관은 양국 국방부 간 국방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도 서명했다. 양국은 지난해 9월 한·크로아티아 국방장관회담에서 포괄적인 국방협력 MOU 체결을 논의한 이후 협의를 이어왔으며, 이번 체결로 국방협력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킬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양국은 이 MOU를 바탕으로 국방정책 실무협의를 정기적으로 열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양 장관은 이번 천무 계약과 국방협력 MOU 체결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더욱 긴밀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기자 코멘트]
이번 계약이 갖는 무게는 단순히 6400억 원이라는 수주액보다 '무기 수출과 국방협력 MOU를 같은 날 동시에 체결했다'는 순서 자체에 있다. 통상 방산 수출은 단발성 거래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계약 서명 직후 곧바로 국방부 간 포괄적 협력 MOU로 이어졌다는 것은 크로아티아 측이 천무 도입을 계기로 한국과의 관계를 장기적 안보 파트너십으로 격상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국방장관회담에서 논의가 시작돼 1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단발성 무기 세일즈를 넘어 '관계 구축형' 방산 수출 모델의 하나로 주목할 만하다.

다만 크로아티아가 유럽연합(EU)과 나토(NATO) 회원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이 지역 다른 국가들과의 추가 계약으로 이어지려면 단순한 무기 성능 경쟁력을 넘어 유럽 방산 표준과의 상호운용성, 정비·부품 공급망의 현지화 수준 등 후속군수지원 체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서에 명시된 '후속군수지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수준의 정비 인프라와 기술이전을 포함하는지는 이번 발표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향후 세부 이행 과정에서 이 부분이 얼마나 충실히 지켜지는지가 '최초의 대규모 방산협력'이라는 상징성을 실질적 신뢰관계로 전환시킬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아울러 이번 계약을 계기로 한국 방산기업들이 크로아티아 현지 기업과의 산업협력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기술이전이나 공동생산 논의가 어느 수준까지 구체화되는지도 향후 지켜볼 대목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