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 주요내용(자료=보건복지부)  ©

 

약국 이름과 광고에 '창고', '마트', '할인', '특가', '최대' 등 약국의 기능을 왜곡하거나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을 제한하는 기준이 마련된다.

 

보건복지부는 약국 명칭과 표시·광고 제한 기준을 구체화하기 위해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오는 12월 23일 시행되는 개정 '약사법'이 약국 명칭과 허위광고 제한 기준을 하위 규정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데 따른 것이다.

 

◆ 3개 유형으로 나눠 제한 기준 구체화

 

개정안은 제한 기준을 ▲약국 기능 왜곡 ▲의약품 과다소비 유도 ▲소비자 오인의 세 유형으로 나눠 제시했다. '창고', '마트', '공장' 등은 약국의 본래 기능을 왜곡할 우려가 있는 표현으로 분류했다. '할인', '특가', '저렴' 등은 의약품 과다소비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표현에 포함했다. '최대', '최고', '최초', '제일 큰' 등은 객관적 근거 없이 쓰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는 표현으로 규정했다.

 

◆ 입법예고 거쳐 현장 안내

 

복지부는 입법예고로 국민 의견을 모으고 규제심사 등 후속 입법 절차를 이어갈 계획이다. 새로 마련하는 금지 사항을 약국 현장에서 충분히 알고 지킬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관계기관 등에도 안내한다.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약국 명칭과 표시·광고는 단순한 영업 수단을 넘어 소비자에게 약국과 의약품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라며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표현 등을 합리적으로 관리해 올바른 약국 명칭과 표시·광고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자 코멘트]
의약품은 일반 상품과 달리 많이 살수록 이득이 아니라는 점에서, 약국이 마트나 창고처럼 보이게 하는 표현을 제한하는 취지는 이해할 만하다. 목록에서 '창고', '마트'가 먼저 거론된 점은 대형·할인형 약국의 확산에 대한 대응으로 읽힌다. 다만 규제의 실효성과 균형을 따져 볼 대목이 많다.

 

우선 '할인', '특가', '저렴'을 얼마나 넓게 제한하는지가 불분명하다.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위생용품을 함께 파는 약국에서 가격 정보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에 필요한 정보이기도 하다. 모든 가격 표시를 막는다기보다 과다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의 표현을 막는 것이라면, 어떤 경우가 허용되고 어떤 경우가 금지인지 구체적 예시와 예외를 제시해야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가격 경쟁을 지나치게 억누른다는 비판도 입법예고 과정에서 나올 수 있다.

 

'최대·최고·최초'는 객관적 근거가 있으면 쓸 수 있도록 여지를 뒀는데, 무엇이 객관적 근거인지가 관건이다. 공정위 표시광고 심사 기준 같은 기존 기준과의 관계, 입증 책임과 증빙 방식이 정리되지 않으면 단속이 자의적일 수 있다. 위반 시 제재 수위(과태료·행정처분)도 이번 자료에는 담기지 않았다.

 

시행 일정도 점검이 필요하다. 상위법은 12월 23일에 시행되는데 시행규칙은 이제 입법예고 단계다. 규제심사와 공포가 법 시행에 맞춰 마무리될지, 이미 '창고'나 '마트' 등을 상호에 쓰는 약국에 유예 기간을 줄지는 알 수 없다. 간판 교체 비용 부담도 약국 현장의 관심사일 것이다. 온라인 광고와 SNS, 배달 플랫폼의 약국 광고까지 점검할 인력이 지자체에 있는지도 숙제다.

 

앞서 보도한 불법대부광고 사전심의, 암표 단속 등과 마찬가지로, 광고·거래 표현을 규제하는 정책은 소비자 오인 방지와 사업자 자율의 균형이 핵심이다. 충청권 지자체와 보건소도 시행 전까지 지역 약국에 어떻게 안내하고 점검할지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