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년 예산안.(정보그림=기획예산처)  ©

 

정부가 내년도 나라살림을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늘려 잡았다.

 

 

기획재정부는 2027년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마련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일 발표했다. 내년 총지출 규모는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2.8% 늘어난 수치다.

 

이는 역대 최고 증가율로, 정부는 이번 확장 재정의 핵심 재원으로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추가세수를 지목했다.

 

◆ 총지출 820조9000억원, 왜 역대 최고 증가율인가

 

기재부에 따르면 내년 총지출 820조9000억원은 올해 대비 12.8% 증가한 규모로, 최근 수년간의 총지출 증가율 중 가장 높은 폭이다.

 

정부는 반도체 업황 호조로 예상보다 많은 세수가 걷히면서 생긴 여력을 재정 투입의 재원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예산안은 단순히 지출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롭게 조성되는 기금을 통해 중장기 국가 경쟁력 확보에 재원을 집중 배분하는 구조로 짜였다.

 

◆ 162조 '미래대응기금' 신설…45조는 4대 분야에 즉시 투자

 

이번 예산안의 핵심은 162조3000억원 규모로 새로 만들어지는 '미래대응기금'이다.

반도체 추가세수를 재원으로 조성되는 이 기금 중 45조4000억원은 우선 4개 분야에 투자된다.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가 그 대상으로, 정부는 인구구조 변화와 산업 전환기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이 기금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재원 중 12조5000억원은 국채 발행을 줄이는 데 사용돼, 지출 확대와 동시에 재정 부담을 관리하는 이중 전략을 취했다.

 

◆ 관리재정수지·국가채무비율 동반 개선…재정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좋아져

 

지출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었음에도 정부는 관리재정수지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등 핵심 재정건전성 지표가 오히려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채 발행 축소분(12조5000억원)이 국가채무비율 관리에 기여하고,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 기간 동안 이러한 개선 흐름을 이어간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아울러 이번 예산안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55년 만에 개편한 내용도 포함됐으며, 외환위기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 상환도 이번에 완료돼 역사적 매듭을 지은 것으로 평가된다.

 

◆ 5대 중점 투자분야로 재정 총동원

 

정부는 내년 예산안의 중점 투자분야로 ▲3대 메가프로젝트 및 AI ▲미래 성장동력 확충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 지원 ▲K자형 양극화 대응 ▲모두의 성장·국민안전과 평화 등 5개 분야를 제시했다.

 

재정을 통해 산업 전환과 세대별 격차, 안전망 확충까지 폭넓게 대응하겠다는 구상으로, 미래대응기금과 연계해 다년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자 코멘트]


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반도체 추가세수'라는 단어다.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이 특정 산업의 일시적 호황에 기대고 있다는 점은, 반도체 경기가 꺾일 경우 기금 운용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실제로 앞서 다뤘던 미래대응기금·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기사에서도 재원의 안정성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정부는 관리재정수지와 국가채무비율이 개선된다고 강조하지만, 이는 국채 발행을 줄인 결과일 뿐 세수 자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역대 최고 증가율의 확장재정과 재정건전성 개선이라는 상반된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은 셈인데,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라 내년 이후 세수가 흔들릴 경우 45조원 투자 계획과 국가채무비율 목표 중 어느 쪽이 조정될지가 향후 재정운용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55년 만에 개편됐다는 점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지만, 개편 이후 지방교육 현장의 재원 배분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별도로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