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범죄 범정부 대응 1년, 국경 넘어 끝까지 추적… 기관 간 공조 강화 (법무부 제공)

 

정부가 캄보디아 한국인 대학생 납치·살해 사건 이후 1년간 이어 온 초국가범죄 대응 성과를 공개했다. 올해 1~9월 동남아 지역 검거 인원은 834명으로 전년 동기(340명)의 2.5배가 됐고, 도피사범 송환도 254명에서 655명으로 2.6배 늘었다고 정부는 밝혔다.

 

◆ 사건 이후 1년

 

대응은 2025년 10월 11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하면서 본격화했다. 정부는 같은 달 18일 캄보디아 스캠 조직 가담 피의자 64명을 전세기로 강제송환했고, 11월에는 현지에 한국-캄보디아 경찰 합동 근무 체계인 '코리아전담반'을 설치했다. 이어 12월 29일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가 출범했다. 정부는 개별 부처가 따로 처리하던 해외 범죄 대응을 수사·외교·사법·금융이 함께 맡는 체계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23일에는 우리 국민 869명에게서 약 48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피의자 73명이 역대 최대 규모로 단체송환됐다. 3월 25일에는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박왕열이 국내로 송환됐다. 정부는 약 10년 가까이 풀지 못한 현안이었다며, 이 대통령이 3월 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직접 인도를 요청한 지 약 3주 만에 성사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박왕열 수사 단서를 토대로 태국에서 마약 공급책 최병민도 검거·송환했다.

 

◆ 총책·거점 이동 추적

 

정부는 말단 가담자보다 해외에서 범죄를 지휘하는 총책 검거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10조원 규모 불법 도박사이트 총책은 아랍에미리트(UAE) 당국과 공조해 현지에서 검거해 7월 4일 송환했고, 3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핵심 조직원은 10월 14일 송환했다. 캄보디아 단속 뒤 카자흐스탄에 새 거점을 만든 한국인 스캠 조직원 14명은 7월 23일 검거·송환했다.

 

정부는 성과 지표로 피해 감소를 내세웠다. 캄보디아 스캠 관련 납치·감금 피해신고는 386건에서 19건으로 95.1% 줄었고, 보이스피싱은 피해 건수가 1만8746건에서 9333건으로 50.2%, 피해액이 9867억원에서 4196억원으로 57.5% 감소했다. 1~9월 마약 적발량은 1339㎏이며, 국내 반입 목적 적발만 보면 전년 동기보다 104% 증가해 역대 최대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5개 우편집중국에 2차 저지선을 구축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제도 정비도 병행됐다. 금융위원회가 6월부터 시행한 '신종피싱 의심계좌 거래정지 제도'로 범죄자금이 조기에 막히고 있다고 정부는 밝혔다. 법무부의 독립몰수제 관련 법률은 8월 국회를 통과했다. 범인이 사망하거나 해외로 도피해도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는 근거다. 정부는 앞으로 범죄수익 추적·동결·환수, 피해자 구조·보호, 주요국과의 국제공조를 강화해 범죄조직의 인적·물적 기반을 무력화하겠다는 방침이다.

 

◆ 숫자 이후의 과제

 

정부가 제시한 검거·송환 수치는 단속 실적이고, 피해 감소는 별개의 지표다. 경찰청 집계를 인용한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2578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이번 감소는 이처럼 높은 기준점 위에서 나온 수치일 수 있고, 피해신고 감소가 단속 효과만으로 설명되는지는 정부 발표만으로는 가려지지 않는다. 정부 스스로 범죄조직이 단속을 피해 거점을 옮기는 풍선효과를 인정한 만큼, 거점 이동 후에도 피해가 줄어드는지가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 독립몰수제는 공포 1년 뒤 시행이어서 환수 효과는 시행 이후 따져봐야 한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