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의회 이기애 의원 (아산시 제공)

아산시의회 이기애 의원이 해마다 되풀이되는 대규모 집행잔액과 늘어나는 지방채를 지적하며, 예산 편성부터 집행과 성과까지 아산시가 책임지는 '책임예산'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10월 30일 열린 제268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당초 시정질문에서 아산시장에게 2027년도 재정건전성과 효율적인 예산 편성에 대해 대면 질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질문 방식이 서면으로 바뀌면서 재정 문제를 공론화하려고 직접 발언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2025회계연도 아산시 집행잔액은 일반회계 511억 원, 특별회계 307억 원 등 모두 818억 원이다. 이 의원은 '곡교천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 연구용역비가 3년 연속 매년 2억 원씩 편성됐지만 한 번도 집행되지 않았고, 토지 협의조차 끝나지 않은 도로·하수처리 사업에 예산부터 배정하는 관행도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시는 올해 18개 사업에 297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추가 발행할 계획이어서 연말 채무 잔액이 143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의원은 말했다. 이 의원은 "사전 준비 부족으로 쓰지 못한 예산은 남겨두고 모자란 재원은 빚으로 메우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특정 부서나 실무 공무원 개인의 탓으로 돌릴 일이 아니며, 사업부서뿐 아니라 기획예산 부서와 최고 정책결정권자가 함께 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책임예산 5대 개선방안'

 

이 의원은 다섯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는 '집행 가능성 사전심사제'다. 인허가나 토지보상 등 사전 절차가 끝나지 않은 사업은 본공사비 편성을 제한하고 공정에 맞춰 예산을 단계적으로 편성하자는 내용이다.

 

둘째는 '반복 저집행 사업 자동 구조조정 원칙'이다. 1년간 집행률이 0%인 사업은 전면 재검토하고, 2년 연속 집행률이 50%에 못 미친 사업은 삭감하거나 보류하자는 것이다. 셋째는 6월·9월 정기 예산 재점검이다. 집행이 어려운 예산을 조기에 감액해 민생 현장 투입과 채무 상환 재원으로 재배분하자는 취지다.

 

넷째는 지방채 상환·발행 방식 개선이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여유자금으로 변동금리·고금리 지방채를 우선 상환하고, 신규 지방채는 자금 소요에 따라 분할 발행하자는 제안이다.

 

다섯째는 '총액배분 자율편성제 기준 명확화와 공동책임제 도입'이다. 이 의원은 법정·의무경비, 재난·안전 사업, 국·도비 매칭 사업을 배분 총액에서 따로 떼어야 한다고 했다. 부서별 한도액 산정 근거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집행 불가 사유를 미리 파악해 스스로 감액한 부서에는 불이익 대신 인센티브를 주자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아산시장이 밝힌 '전 사업 제로베이스 검토'와 '지방채 조기상환' 방침이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027년도 본예산안을 낼 때 다음 다섯 가지를 의회와 시민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저집행 사업 구조조정 결과 △통제 가능한 집행잔액 20% 감축 목표 △총액배분 자율편성제의 부서별 한도액 산정 기준과 예외사업 범위 △신규 지방채 297억 원의 사업별 집행·이월 계획과 조기상환 일정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적정 보유 기준과 운용수익률이다.

 

이 의원은 지난 9월 2일 열린 제267회 제1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순세계잉여금 관리와 지방채 발행 실태를 지적하며 시에 선제적인 재정 운용 개선을 주문한 바 있다.

 

◆ 집행잔액 구성과 시 입장이 관건

 

이 의원이 제시한 집행잔액 818억 원이 모두 쓰이지 못한 사업비인지, 이월·반납 예정액이 얼마나 되는지는 이번 발언에서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지방채 297억 원 발행과 집행잔액 818억 원을 한 줄에 놓고 볼 때도 성격이 다른 재원이라는 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시 입장도 이번 발언 내용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의원이 2027년 본예산안 제출 때 공개하라고 요구한 다섯 항목이 실제로 공개되는지, 그리고 시장이 밝혔다는 제로베이스 검토와 조기상환 방침이 어떤 수치로 확인되는지가 지켜볼 대목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