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외곽 먼섬을 오가는 연안여객선의 운항이 줄고 일부 항로는 장기 휴항에 들어갔지만, 해양수산부의 여객선 운항명령은 최근 10년간 한 번도 시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이 해수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른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국토외곽 먼섬의 여객선 운항횟수는 2024년 4만2143회에서 지난해 4만259회로 4.5% 줄었다. 감소 폭은 울릉 연결 항로와 독도 연결 항로에서 컸다. 지난해 육지와 울릉도를 잇는 항로의 운항횟수는 1791회로 2024년보다 20.5% 줄었고, 독도 연결 항로는 470회로 35.4% 감소했다.
◆ 항로 전체 중단 12건 중 10건이 울릉
2022년 이후 기상악화 외 사유로 항로의 모든 여객선이 운항하지 못한 사례는 모두 12건이다. 이 가운데 10건이 강릉·묵호·후포와 울릉도를 잇는 항로에서 발생했다. 강릉~울릉 항로는 터미널 접안시설 문제로 지난해 11월부터, 후포~울릉 항로는 선사의 경영난으로 지난해 9월부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육지와 울릉도를 잇는 4개 항로 중 2개 항로가 올해에도 중단 상태여서 주민과 관광객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해수부의 운항명령 실적은 최근 10년간 없다. 손실보상에 필요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제도가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지적이다. 선사 자체 예비선이나 선사 간 협의로 대체선을 투입한 사례도 있지만 운항 공백을 온전히 메우기는 어렵다.
해수부는 선박 수리·검사 등으로 일시적인 운항 단절이 생기면 인근 여객선이 추가로 기항하고 그 손실을 보상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연안여객항로 안정화 예산 중 1억 원을 손실보상금으로 활용해 2027년부터 운항명령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상휘 의원은 "여객선은 섬 주민의 일상과 생업을 이어주는 생명선인데 운항이 줄고 항로 전체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해수부는 운항명령 시행 계획이 실제 주민 불편 해소로 이어지도록 손실보상 예산과 집행기준을 면밀히 점검하고 항로별 대체수송 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충청권 섬 항로에도 남은 과제
이 문제는 울릉도에 국한되지 않는다. 충남 보령시에 따르면 대천항에서 호도·녹도·외연도를 잇는 국가보조항로는 올해 상반기 계획 운항 724회 가운데 354회(49%)가 결항했다. 조석 간만 차로 접안하지 못한 경우가 191회, 기상 악화가 163회였다. 보령시는 항로를 둘로 나누자는 주민 제안을 해수부에 건의한 상태다.
해수부가 추진하는 법 개정은 선박 수리·검사에 따른 일시 단절이 대상이다. 따라서 조석·기상 결항이 많은 보령 항로에 어떻게 적용될지는 따로 가려야 한다. 운항명령은 1억 원의 손실보상금으로 어떤 항로의 어느 수준 공백에 쓰일지 집행기준이 나와야 실효성을 가늠할 수 있다. 2027년 시행 전에 항로별 대체수송 계획이 공개되는지 지켜볼 대목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