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사노동조합이 대학별 논술시험에서 잇따라 적발된 스마트 안경 사례를 계기로 수능 감독교사의 노동조건과 보호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새로운 부정행위 수단이 나올 때마다 감독교사의 확인 항목과 책임만 늘리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립대 자연계열 논술시험에서 스마트 안경을 소지한 수험생 1명이 추가로 적발됐다. 이 수험생은 시험 도중 안경을 책상 위에 올려뒀다가 감독관에게 발견됐다. 앞서 서울시립대와 연세대 논술시험에서도 스마트 안경을 쓴 수험생이 각각 적발됐다.
다음 달 19일 치러지는 2027학년도 수능에서도 스마트 안경은 반입 금지 물품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15일 수험생 유의사항에서 스마트 안경을 시험 중 착용하면 해당 시험이 무효가 되고 다음 해 응시 자격도 정지된다고 안내했다. 노조는 일반 안경과 구별하기 어려운 기기까지 나오면서 감독교사가 확인해야 할 범위와 판단 부담이 커졌다고 봤다. 확인 과정에서 판별이 어렵거나 수험생이 확인을 거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면 시험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후 민원이나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 문제가 AI 기기 대응에 그치지 않는다고 했다. 수능 감독교사는 장시간 긴장 속에서 시험 진행, 답안지 관리, 부정행위 확인을 맡고 연속 감독과 제한된 휴식, 방송·시험장 운영 부담도 진다는 설명이다. 정해진 절차대로 감독한 교사에게 사후 민원과 분쟁 대응까지 맡기는 구조는 바꿔야 하며, 새로운 유형의 부정행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감독교사의 책임을 단정하지 않을 기준과 분쟁 시 시험 운영 기관이 책임지는 보호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세종시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감독관 배치 및 휴식 기준 개선, 감독 수당 현실화와 초과 감독 보상, AI 기기 확인 기준 및 시험본부 지원체계 마련, 시험장 준비·방송·시설관리에 필요한 전문인력과 예산 지원, 정당한 감독업무에 따른 민원·분쟁의 기관 책임 강화를 제안했다. 아울러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이 주관하는 '수능감독 노동조건 개선 및 국가 책임 강화를 위한 전국 교사 서명운동'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노조는 전국 차원의 제도 개선을 기다리지 말고 감독관 배치, 휴식 보장, 시험본부 지원체계처럼 교육청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조치는 올해 수능부터 선제 시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감독 수당과 전국 공통 배치기준, AI 기기 대응기준은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건의해 달라는 요청이다. 김예지 위원장은 "공정한 시험을 위해 필요한 업무라면 그에 맞는 인력과 휴식, 보상과 보호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앞서 7월 2027학년도 수능부터 감독관용 높은 의자 배치, 시험장 방송 지원 인력 예산 신설, 점심 식대 인상(9,000원→12,000원), 배상책임보험 청구 기간 연장(2년→3년) 등을 개선책으로 내놨다. 그러나 감독수당 인상은 포함되지 않았고 교원단체는 2028학년도 수능에서의 수당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수능을 한 달 앞두고 평가원이 스마트 안경 반입 금지를 안내한 만큼, 지켜볼 대목은 세종시교육청이 노조가 제안한 5개 항목 가운데 올해 수능 전에 시행할 수 있는 배치·휴식과 시험본부 지원체계를 받아들이는지, 교육부와 평가원이 AI 기기 확인 기준과 사후 책임 구조를 내놓는지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