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장충식 명예이사장(사진: 단국대)    

 

남북 체육 교류의 물꼬를 트며 한반도기 제정을 이끌고 세계 최대 한자 사전 편찬을 주도한 장충식 단국대학교 명예이사장이 20일 오후 3시 46분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1932년 중국 톈진에서 독립운동가 장형 선생의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만주 일대에서 민족의 수난을 목도하며 성장했다. 서울대 사범대학 역사학과를 수료하고 단국대 정치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61년 단국대 교수로 부임해 평생의 인연을 맺었다.

 

1967년 서른다섯의 나이로 단국대 초대 총장에 취임하며 국내 대학 역사상 최연소 총장 기록을 세운 고인은 이후 36년간 총장과 이사장으로 재임하며 단국대를 종합대학으로 승격시키고 한국 최초의 지방캠퍼스인 천안캠퍼스를 설립했다. 2007년에는 서울 한남동캠퍼스를 죽전캠퍼스로 이전해 대학 발전의 새 기반을 마련했다.

 

냉전 시대 스포츠 외교 분야에서의 업적은 독보적이다. 1989년 남북체육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과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남북 단일팀 구성을 성사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남북 체육 교류의 상징으로 쓰이는 한반도기 제정을 주도했다. 2000년에는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제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단 단장을 맡아 분단 가족의 상봉을 이끌었다.

 

학문적 업적도 빛난다. 1970년 동양학연구원을 설립하고 30여 년간 350억 원을 투입해 2008년 완간한 세계 최대 한자 사전 '한한대사전'은 표제 한자 5만5,000자와 어휘 42만 개를 수록해 국내외 한자 문화유산 연구의 독보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990년대에는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장으로 상하이·충칭 임시정부 청사 복원을 추진해 오늘날 백범김구기념관 건립의 토대를 닦았다.

 

억강부약(抑强扶弱)의 신념으로 1990년 범은장학재단을 설립해 평생 9,100여 명의 학생에게 87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한 나눔의 삶도 고인의 빛나는 유산이다.

 

빈소는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죽전캠퍼스 학생극장과 천안캠퍼스 국제회의장에 분향소가 설치돼 22일부터 23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조문객을 받는다. 영결식은 24일 오전 10시 죽전캠퍼스 체육관에서 학교장으로 엄수된다. 단국대는 26일을 공식 추모일로 지정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동순 여사와 장호성 학교법인 단국대학 이사장, 3녀가 있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