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충남과학기술혁신포럼 (충청남도 제공)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충남이 기존 반도체 생산 기반을 활용해 차세대 패키징 기술의 혁신 거점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충남연구원은 27일 천안 신라스테이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충남도와 함께 ‘AI·첨단기술 시대, 충남 반도체 산업 발전 방향'을 주제로 '제35회 충남과학기술혁신포럼'을 열었다.

 

◆ "전공정은 경기·충북과 경쟁 불가피…첨단 패키징에 집중해야"

 

김양팽 산업연구원 박사는 발제에서 "전공정 유치는 경기·충북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삼성전자 천안·온양 사업장의 후공정 거점 기반을 살려 첨단 패키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별화 요소로는 두 가지를 꼽았다. 김 박사는 디스플레이 공정과 연계할 수 있는 유리기판 패널레벨 패키징, 석탄화력 전환 지역의 송전 인프라를 "충남만의 강점"으로 제시했다. 설계·연구개발(R&D) 역량 부족은 대전의 R&D, 충북의 생산시설, 세종의 행정 기능을 묶는 광역 협력체계로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 “AI 병목은 반도체…소부장 유치·테스트베드·인재 양성 시급”

 

이병훈 포항공대 교수는 “2025년부터 이어진 설비투자만으로는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AI의 병목은 반도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삼성의 충청권 140조 원 투자와 정부의 충청권 첨단 패키징 거점 육성 방향에 맞춰 ▲유리기판·하이브리드 본딩 소재·부품·장비 기업 유치 ▲패키징 테스트베드·신뢰성 평가센터 구축 ▲지역 대학·연구소 연계 인재 양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창규 충남연구원 정책기획부장은 "전문가들이 제안한 정책과제를 검토해 충남 과학기술 정책 수립과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 두 전문가의 제안, 이미 깔린 판 위에서 '실행'이 관건

 

이번 제안이 놓인 배경은 지난 7월 2일 아산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국민보고회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삼성·SK하이닉스·셀트리온 등이 충청권에 총 392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이 공개됐고, 정부는 재정·금융·규제·세제·인력·인프라 등 7개 수단을 묶은 지원 패키지와 함께 반도체 분야 첨단 패키징 R&D 집중 지원 방침을 내놨다. 삼성의 140조 원에는 HBM 팹·패키징과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은 지난해 9월 삼성전자 등 80개 기관·기업이 참여한 '충남 반도체 상생협'도 출범시킨 바 있다. 투자 계획과 협의체는 마련됐지만, 이날 제안된 테스트베드·신뢰성 평가센터·소부장 유치가 구체적 사업과 예산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충북(SK하이닉스 청주 패키징 팹)과 같은 첨단 패키징 거점 경쟁이 이미 시작된 만큼, 충남의 '유리기판 특화' 전략이 실행 단계에서 얼마나 차별화될지가 지켜볼 대목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