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도청

 

충남도가 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사람 중심 충남 AI 기본사회' 비전 선포식을 열고 7대 전략과 핵심 사업을 발표했다. 도는 대한민국 최초의 AI 기본사회 미래 비전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2030년까지 680억 원을 들여 80대 이상 독거노인 4만 명과 발달장애인 1800명에게 '충남형 AI 돌봄기기'를 보급하는 것이다.

 

선포식에는 박수현 지사, 조철기 도의회 의장, 강남훈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송혜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지역특별위원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지사는 비전 발표에서 ‘AI로 통하는 충남, 모두가 누리는 기본사회'를 내걸었다. '통'은 기술과 사람, 도시와 농어촌, 주민과 행정을 연결해 혁신의 성과가 생활 전반에 고르게 퍼지는 것을 뜻한다고 도는 설명했다.

 

◆ 4대 원칙·4대 분야·7대 전략

 

도는 기본 원칙으로 체감성, 혁신성, 포용성(취약 지역·계층 우선), 연계성(분절된 행정·생활 서비스 연결)을 제시했다. 추진 체계는 복지·건강, 재난·안전, 정주·문화, 행정·교육 4대 분야다. 7대 전략은 지역 완결 AI 돌봄·의료 체계, 전주기 AI 마음건강 보호망, 선제적 AI 안전 체계, 격차 없는 AI 정주 인프라, 맞춤형 AI 문화·치유, 원스톱 AI 도민비서, 통하는 AI 생활학교다.

 

◆ 돌봄·의료

 

AI 돌봄기기는 어르신·장애인 곁에서 말동무를 하며 24시간 안전과 건강을 살피고, 대화 중 이상이 감지되거나 위급 상황이 생기면 돌봄 담당자에게 알린다. 도는 충남 고령화율이 24.1%이고 2040년에는 도민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로당은 건강 관리·보호·여가·학습·이동 지원을 결합한 지역사회 생활 거점으로 바꾼다. 스마트 건강 측정 기기로 잰 혈압·혈당을 보건소와 연결해 이상이 우려되는 어르신에게 방문 건강 관리 등을 제공한다.

 

도는 농어촌 진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AI 건강진료소'도 설치한다. 도에 따르면 충남 인구 1000명당 의사는 1.5명이고, 도내 150개 보건지소 중 공중보건의가 배치된 곳은 33곳이다. 보건지소에 AI 건강 측정·분석 기기와 지역 의료기관 협력 체계를 갖춰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와 비대면 진료를 지원한다. 공공의료원과 지역 의료기관에는 진료기록 작성, 의료영상 판독, 환자 모니터링을 보조하는 기술을 적용한다.

 

◆ 마음건강

 

도는 도내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35.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통신·활동정보 분석과 AI 비대면 상담 등으로 이상 징후를 파악해 위험이 우려되는 사람을 전문 상담기관에 연결할 계획이다. 기존 정신건강통합관리시스템에는 상담 기록 정리, 위험도 분석, 지원사업 추천 기능을 더해 담당자의 사례 관리를 돕는다.

 

도는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해 2028년까지 AI 기반 마음건강 통합 관리 체계를 완성하고, 2030년 자살률 50% 감축을 목표로 한다.

 

※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24시간)

 

◆ 안전

 

기상 정보, 하천 수위, CCTV 영상, 긴급 신고 데이터를 통합해 AI가 위험도를 분석하는 지능형 재난대응 시스템을 도입한다. 고령자·장애인 등 재난 취약 계층에는 개별 상황을 고려한 경보와 대피 지원을 연계한다.

 

도내 모든 CCTV에는 2030년까지 AI 관제를 적용하고, 설치가 어려운 지역에는 자율주행 순찰 로봇을 배치한다. 농어촌에는 농기계 전복·추락을 감지해 보호자와 관계 기관에 알리는 안전 기술을, 산업단지와 고위험 사업장에는 지능형 안전 관제를 우선 도입한다.

 

◆ 정주·문화

 

도는 도내 4394개 마을 가운데 829곳이 일상 생활과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낮고, 식료품 가게가 없는 농촌 마을이 75%라고 밝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AI 기반 통합 수요응답교통 시스템을 도입한다. AI가 이용자 위치와 목적지, 운행 정보를 분석해 차량과 경로를 제시하고, 시군별로 나뉜 예약·배차 기능을 하나로 합친다. 대중교통 실시간 도착 시간과 환승 정보도 음성과 다국어로 안내한다.

 

도는 지난해 관광객이 4000만 명을 넘었다며 ‘AI 관광비서'도 개발한다. 관광객의 연령, 관심, 이동 여건, 언어에 맞춰 코스·숙박·음식점·교통 정보를 안내한다. 장애인에게는 무장애 이동경로와 편의시설 정보를, 고령자에게는 이동 부담을 고려한 일정을, 외국인에게는 다국어 해설을 제공한다.

 

◆ 행정·교육

 

도와 15개 시군의 복지·보건 사업은 800여 개이고 정보와 신청 절차가 기관별로 흩어져 있다. 도는 ‘AI 도민비서'로 개인 상황에 맞는 사업을 안내하고 신청·예약·기관 연계·결과 확인을 통합 지원한다. AI 돌봄기기와 연계해 디지털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도 음성 대화만으로 행정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공직 사회에는 지능형 문서 작성과 업무 지원 기술을 적용한다.

 

'통하는 AI 생활학교'는 현재 5개 시군에 있는 AI 디지털 배움터를 2028년까지 15개 시군 모두로 늘린다. 경로당·복지관·문화시설·일터로 찾아가는 교육도 활성화한다. 연간 AI 교육 인원은 올해 6만 명에서 2030년 20만 명으로 확대한다.

 

◆ 추진 체계와 평가

 

도는 15개 시군, 공공기관, 민간기업, 전문가, 도민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핵심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서비스 접근성, 이용 편의성, 만족도를 담는 ‘AI 기본사회 지수'를 개발해 성과를 평가하고, AI 오류·편향과 개인정보 침해를 막는 사람 중심 윤리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박 지사는 기술이 사람에게 닿아야 가치가 생긴다며, 골목과 농어촌 곳곳까지 AI 혜택이 미치게 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사람 중심 AI 기본사회를 실현하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도에 따르면 이번 비전은 지난 8월부터 전문가 자문, 충남연구원 협력, 실무추진단 운영, 주민 의견수렴으로 구체화했다. 9월 10일부터 10월 2일까지 도민 1973명을 설문한 결과 94.6%가 새로운 AI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 재원과 목표, 개인정보가 먼저 풀어야 할 숙제

 

우선 재원이다. 680억 원을 대상 4만 1800명으로 단순히 나누면 1인당 약 163만 원이다(기자 환산). 기기 보급비에 운영비와 플랫폼 구축비가 포함됐는지, 국비·도비·시군비 비중이 어떤지는 발표문에 없다. 도는 뉴시스 7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재정 부족을 1조 304억 원으로 전망하고 대규모 투자사업 순기 조정 등 9995억 원 확보책을 내놨다. 아주경제 7월 24일 보도의 내년 국비 건의 8개 사업에는 AI 돌봄 항목이 보이지 않는다.

 

마음건강 목표도 정리가 필요하다. 도는 아이뉴스24 10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자살예방 종합대책에서 자살률을 2028년 28.5명, 2030년 24.5명 이하로 낮추겠다고 했다. 이번 ‘50% 감축'은 기준 연도가 없다. 35.7명을 기준으로 하면 17.9명 안팎이어서(기자 환산) 두 목표의 관계를 설명해야 한다. 통신·활동정보 분석은 개인정보 이슈와 맞닿아 있는데, 올해 시범사업이 시작되는 반면 윤리 기준은 '마련할 계획'이다. 94.6%의 이용 의향은 설문 응답이지 실제 이용률이 아니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