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개선 후 사망자 정보 공유 및 거래 차단 프로세스(자료=행정안전부) © |
사망신고 다음 날부터 사망자 명의의 금융거래가 전 금융권에서 자동으로 차단된다.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은 이달 11일부터 모든 금융권이 참여하는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신속차단 시스템'을 정식 가동한다고 6일 밝혔다. 사망자 명의를 도용한 부정 금융거래를 막고 유가족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 확인까지 최대 2개월 걸리던 게 매일 갱신으로
그동안은 일부 금융회사가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행안부의 사망자 정보를 월 1회 제공받아 금융거래 차단에 활용해왔다. 하지만 사망신고 기한이 1개월인 데다 정보 공유마저 월 1회에 그치다 보니, 실제 금융회사가 사망 사실을 확인하기까지 최대 2개월이 걸렸다. 사망자 정보를 활용하는 기관도 은행 등 일부에 한정돼 있어 사망자 명의를 이용한 부정 금융거래를 막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 같은 공백을 메우기 위해 1년여간 관계기관·금융회사와 협의해 사망자 정보의 생성·공유부터 금융거래 차단까지 전 과정을 잇는 민·관 통합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새 시스템이 가동되면 행안부의 사망자 정보 제공 주기는 월 1회에서 매일 1회로 단축되고, 금융회사는 대면·비대면 거래 과정에서 사망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해 사망 사실이 확인되는 즉시 거래를 차단할 수 있게 된다. 정보를 활용하는 금융회사 범위도 은행·보험·카드·증권·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 4890개사로 확대된다.
◆ 상속재산 입금은 허용…치료비·장례비는 예외 인출
사망 사실이 확인되면 예금계좌 입금 등 필수적인 거래와 예외 인출을 제외한 모든 금융거래가 즉시 차단된다. 다만 상속인이 별도의 채권 회수 절차 없이 상속재산을 받을 수 있도록, 사망자 예금계좌로의 입금 자체는 계속 허용된다.
고인의 치료비·장례비 등 긴급하고 불가피한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가족관계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금융회사에 제출하면 예외적으로 인출할 수 있다. 다만 병원·요양원·장례식장 등에 직접 입금하는 경우로 한정된다. 유가족이 거래 차단을 별도로 신청할 필요도 없어진다. 사망신고가 접수되면 사망자 정보가 한국신용정보원과 금융회사로 자동 연계돼, 금융거래 차단까지 모든 과정이 별도 조치 없이 처리된다.
정보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도 함께 강화된다. 한국신용정보원은 신용정보관리규약을 개정해 사망자 정보를 금융거래 차단 목적 외에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금융회사는 사망자 정보 처리 내역과 금융거래 이력을 전자적으로 기록·관리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관계기관과 협업해 금융회사의 사망자 정보 관리·내부통제 실태를 상시 점검할 방침이다.
◆ 자동이체 끊길 수 있어…공과금 납부방법 미리 바꿔야
제도 시행과 함께 유가족이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사망자 명의 계좌의 자동이체가 중단될 수 있는 만큼, 기존 공과금과 보험료 등이 미납되지 않도록 납부방법을 미리 바꿔둘 필요가 있다. 사망자의 상속재산은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서비스'와 행정안전부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행안부와 금융위,금감원은 이번 시스템 구축이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사망자 명의를 이용한 부정 금융거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신용정보원 및 금융회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유가족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기자 코멘트]
이번 시스템의 핵심은 정보 공유 주기를 월 1회에서 매일로 단축했다는 데 있다. 최대 2개월까지 걸리던 확인 공백이 사실상 하루로 좁혀진다는 것은, 그만큼 사망자 명의를 노린 부정 금융거래가 발생할 수 있는 시간적 틈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다만 자동이체 중단에 대한 안내가 유가족 몫으로 남겨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슬픔 속에서 장례 절차를 치르는 유가족이 공과금·보험료 납부방법 변경까지 스스로 챙겨야 하는 상황인 만큼, 사망신고 접수 시점에 관련 안내를 함께 제공하는 보완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치료비·장례비 예외 인출을 병원·요양원·장례식장 직접 입금으로 한정한 것은 부정 인출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이지만, 반대로 현금이 필요한 긴급한 상황에서는 유가족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4890개사라는 방대한 금융회사가 동시에 실시간 조회 체계에 편입되는 만큼, 초기 시행 과정에서 일부 소규모 금융회사의 시스템 연동이 지연되거나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시행 초기 현장의 안정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