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사노조, 성취기준 도달도 평가 중단 촉구 (세종시의회 제공)

 

세종교사노동조합이 세종시교육청의 '성취기준 도달도 평가' 추진에 반대하며 현장 행동에 나섰다. 노조는 평가 추진을 중단하고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정책을 다시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세종교사노조는 21일 시교육청이 학생평가 업무담당자와 5·6학년 부장교사 등을 대상으로 ‘2026년 성취기준 도달도 평가 시행 안내'를 진행한 초등 지구장학 협의체 현장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참석 교사들에게 정책 쟁점과 공동 설문 내용을 담은 자료를 나눠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도 함께했다.

 

◆ 교육청 계획은

 

시교육청의 계획은 강미애 교육감이 지난 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이다. 중도일보와 특급뉴스 등에 따르면 12월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국어·수학 평가를 처음 실시하고, 2027년부터는 3~6학년으로 대상을 넓혀 학기마다 한 차례 치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계 문제은행을 활용하며 학교는 정해진 기간 안에서 평가 시기와 평가지, 방법을 고를 수 있다. 문항별 정오표와 영역별 성취율은 학생 개인에게 제공하고, 학생 간 서열화나 학교 간 비교에는 쓰지 않으며 기초학력 프로그램과 방과 후·방학 중 지원과 연계한다는 것이 교육청 설명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학교별로 시험지를 다르게 선택할 수 있어 시교육청도 상대평가를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 노조의 주장

 

노조는 협의 절차를 문제 삼았다. 올해 단체협약 실무교섭에서 '교육청 주관의 일제식 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내용에 실무 합의가 이뤄졌지만, 이후 교육청이 해당 조항 수정을 요구해 협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평가 계획이 발표되고 담당교사 대상 시행 안내까지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평가의 필요성과 운영 방식에 대한 협의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실제 평가를 맡을 교사에게 시행 방안을 안내한 것은 사실상 현장 합의 없이 정책을 실행 단계로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그동안 인수위 자문위원회와 교육감 간담회, 관련 부서 간담회 등에서 우려와 대안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별도 정례평가의 교육적 필요성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가 이미 수행평가와 단원평가, 관찰과 피드백으로 성취 수준을 파악하고 있는 만큼, 교육청 주도 평가를 더하려면 기존 평가로 알 수 없는 정보가 무엇인지, 결과가 맞춤형 지도와 학습지원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기말마다 평가가 반복되면 학생의 시험 부담과 사교육 수요가 늘고, 수업이 문제풀이·진도 중심으로 흐르며 수업·평가의 자율성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평가 결과를 보충학습에 쓰려면 평가를 늘리기에 앞서 필요한 학생에게 어떤 인력과 예산,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지부터 구체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종교사노조·세종새로운학교네트워크·세종실천교육교사모임·전교조 세종지부 등 4개 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평가 계획 철회와 일방적 추진 중단, 현장과의 실질적 협의를 요구했다. 이들은 27일까지 세종 초등교원을 대상으로 공동 설문을 진행해 평가에 대한 교사의 판단과 기대효과·우려, 필요한 지원책을 확인하고, 결과를 시교육청과의 협의 자료로 쓸 계획이다.

 

김예지 세종교사노조 위원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평가를 하나 더 만드는 일이 아니라, 기존 평가로 확인된 학생의 학습 어려움을 개별지도와 기초학력 지원으로 연결하는 일"이라며 "교육청은 평가 추진을 중단하고 추가 평가의 필요성과 효과를 현장에 충분히 설명한 뒤 교사들과 다시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12월 시행 앞두고 남은 쟁점

 

쟁점은 두 가지로 모인다. 하나는 단체협약 협의와 정책 시행의 선후 문제다. 다른 하나는 결과를 서열화에 쓰지 않는다는 교육청 설명과 지원 인력·예산을 먼저 밝히라는 노조 요구 사이의 간극이다. 12월 시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27일 마감하는 설문 결과가 시교육청과의 협의 테이블에서 어떻게 다뤄질지가 지켜볼 대목이다.

 

충청권에서는 대전시교육청도 2029년을 목표로 학업성취도 평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머니투데이가 전했다. 세종의 시행 방식과 현장 수용 여부가 이웃 시·도의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