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득활동에 대한 노령연금 감액 산식.(자료=보건복지부) © |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노령연금이 깎이는 기준선이 대폭 완화됐다. 보건복지부는 소득활동에 대한 노령연금 감액 제도를 개선해 17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국민연금은 1988년 제도 도입 때부터 적정 수준의 노후 소득과 기금재정 간 균형을 위해, 일정 소득 이상인 노령연금 수급자의 연금을 감액해왔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의료비·생활비 부담이 커졌고, 어르신들이 일을 계속하려는 사회적 분위기도 강해진 만큼 이 기준을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는 '일하는 경우 국민연금이 감액되는 소득 기준의 향상'을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감액 기준을 개선했다.
핵심은 감액이 시작되는 소득선 자체를 끌어올린 것이다. 종전에는 소득이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3년 평균소득월액(올해 319만 3,511원, A값)을 넘기면 노령연금이 최대 15만 원 깎였다. 앞으로는 A값에 200만 원을 더한 519만 3,511원을 넘어야 감액이 시작된다.
이로써 기존 5개 감액 구간 가운데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1구간('A값 초과~A값+100만 원 미만')과 2구간('A값+100만 원 이상~A값+200만 원 미만')이 사실상 폐지되는 효과를 낸다.
특히 이번 개선은 앞으로의 소득뿐 아니라 2025년 소득분까지 거슬러 적용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세청 과세자료로 확정된 2025년도 근로·사업소득이 508만 9,062원(2025년 A값 308만 9,062원+200만 원) 미만이라면 노령연금이 감액되지 않는다.
만약 2025년 308만 9,062원을 넘는 소득으로 이미 연금이 깎였다면, 그 감액분을 돌려받을 수 있다. 환급을 위해 별도로 신청할 필요는 없다. 국민연금공단이 국세청 확정자료를 받는 절차에 따라 7월 말부터 자동으로 환급이 진행되며, 본인이 직접 과세자료를 제출해도 환급받을 수 있다.
2026년도 소득에는 이미 1월부터 상향된 기준이 적용돼 감액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신고된 2026년도 소득이 519만 3,511원 미만이라면 연금이 깎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복지부는 이를 두고 '먼저 감액하고 나중에 돌려주는' 번거로운 방식 대신, 수급자가 처음부터 연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한 적극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 개선의 수혜 규모는 상당하다. 매년 약 10만 명의 수급권자가 국민연금을 감액 없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5월 누계 기준으로 보면, 전체 1~5구간 수급자 13만 6,000명 중 66.4%인 약 9만 명이 이미 감액 중단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이들은 제도 개선으로 195억 원을 더 받았는데, 1인당 평균 매월 5만 원씩 늘어난 셈이다. 2025년도 소득에 대한 환급 대상자는 약 10만 명으로, 환급 규모는 약 445억 원에 이른다. 12개월분으로 환산하면 1인당 평균 60만 원가량을 돌려받는 수준이다.
부수적인 변화도 있다. 감액대상에서 제외된 수급자는 부양가족연금액도 함께 받을 수 있게 됐다. 2025년도에 부양가족이 있었다면 감액분이 환급될 때 부양가족연금액도 자동으로 같이 지급된다. 지난해 기준 부양가족연금은 배우자 월 2만 5,020원, 부모와 자녀는 1만 6,680원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노령연금이 줄어들 걱정 없이 어르신들이 스스로 본인의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국민연금이 안정적 노후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기자 코멘트]
충남은 고령화 비율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지역으로, 농업이나 소규모 자영업, 경비·돌봄 등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며 연금을 함께 받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번 감액 기준 상향은 바로 이런 충남의 일하는 어르신들에게 실질적인 소득 증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천안·아산처럼 고령자 일자리 사업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일자리 참여로 인한 소득 증가가 연금 감액 우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근로 의욕을 더욱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도가 실효를 거두려면 두 가지가 뒤따라야 한다. 첫째, 7월 말부터 자동 진행되는 환급 절차에서 누락되는 수급자가 없도록 충남도와 각 시·군 국민연금공단 지사가 안내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정보 접근성이 낮은 농촌 고령층은 환급 사실 자체를 모르고 지나칠 우려가 있어, 경로당·노인복지관을 통한 별도 안내가 필요하다.
둘째, 이번 개선이 일하는 어르신의 근로 유인으로 이어지려면 충남도가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사업과의 연계 홍보도 병행돼야 한다.
통합돌봄 보살펴드림 사업처럼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이번 제도 변화로 실제 받는 연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한다면, 일자리 참여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