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픽시 자전거(사진: AI생성)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가 도로 위에서 더 이상 법의 사각지대에 머물지 않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제동장치 없는 자전거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개정의 배경에는 픽시자전거를 둘러싼 오랜 안전 논란이 자리한다. 픽시자전거는 페달과 뒷바퀴가 함께 회전하는 고정기어 방식의 자전거로, 일부 이용자들은 미관이나 기술 구사를 이유로 제동장치를 아예 제거한 채 도로를 달려왔다.

 

문제는 이런 운행 방식이 단순한 개인 취향을 넘어 실질적인 사고 위험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자전거의 제동거리는 일반 자전거보다 시속 10㎞ 기준 최소 5.5배, 시속 20㎞ 기준으로는 최대 13.5배까지 길어진다.

 

돌발 상황에서 멈춰야 할 거리가 이렇게 늘어나면, 보행자나 다른 자전거 이용자와의 충돌을 피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위험한 자전거가 그동안 단속의 손길조차 닿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행법은 자전거를 '제동장치가 있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어, 역설적으로 브레이크를 제거한 픽시자전거는 법상 자전거 범위에서 아예 빠져나가 있었다.

 

위험성은 가장 크면서도 법적으로는 관리 대상이 아니었던 셈이다. 행안부는 이번 개정으로 이런 관리 공백을 메우고 명확한 단속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자전거도 자전거의 정의에 포함시켜 관리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제동장치 부착을 의무화했다. 다만 경륜장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특정 장소에서는 제동장치 없는 자전거의 운행을 예외적으로 허용해, 전문 경기나 훈련 환경까지 일률적으로 제한하지는 않았다.

 

또 하나는 단속 범위의 확대다. 안전요건에 맞지 않게 자전거를 개조한 경우 처벌하거나 자전거도로 통행을 제한할 수 있는 대상이 기존에는 전기자전거에 한정돼 있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일반 자전거까지 포함하는 자전거 전반으로 넓어졌다.

 

행안부는 앞으로 개정된 내용을 자전거 안전교육에 반영하고, 경찰청과 함께 자전거도로 내 이용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홍보와 계도·단속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법 개정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아이들과 시민들이 자전거도로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제동장치를 임의로 제거하는 행위가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큰 위험이 될 수 있는 만큼 안전한 자전거 이용 문화 조성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자 코멘트]
충남은 천안·아산을 중심으로 대학가와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어 통학·통근용 자전거 이용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호서대·순천향대·단국대 천안캠퍼스 등 청년층이 몰린 대학가에서는 미관과 속도감을 중시해 픽시자전거를 선호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만큼, 이번 법 개정이 실제 현장에서 효과를 거두려면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집중 계도가 우선돼야 한다.

 

충남경찰청과 각 대학이 협력해 신학기마다 자전거 안전교육과 단속을 병행한다면, 법 시행 초기의 혼란을 줄이고 자연스러운 정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충남도와 천안·아산시는 그동안 성성호수공원 쿨링포그 확충, 빗물받이 정비 등 도시 인프라 개선에 꾸준히 투자해온 만큼, 이번 기회에 자전거도로 자체의 안전성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제동장치 의무화만으로는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 없는 구간, 예컨대 보행로와 자전거도로가 명확히 분리되지 않은 구도심 지역이나 급경사 구간에 대한 실태 조사를 병행해 시설 개선과 제도 개선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단속이 처벌 중심으로만 이뤄지면 청년층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만큼, 제동장치 부착 비용을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나 학교·동아리 단위의 자전거 정비 캠페인을 병행한다면 법의 취지를 시민들이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