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적요인 화학사고 인명피해 저감방안(자료=기후에너지환경부)  ©

 

화학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화학사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고 원인별 안전방안을 이달 말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사업장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는 총 354건으로, 이 가운데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만 180건에 이른다. 사망 19명을 포함해 부상 274명 등 총 293명의 피해가 발생했다.

 

더 주목할 수치가 있다. 인명피해를 낸 180건의 사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88.3%인 159건이 법정 안전기준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인적요인 사고였다. 시설 결함이나 불가항력이 아니라, 지키면 막을 수 있는 사고들이 대부분이었다는 뜻이다.

 

인적요인 사고의 세 가지 주요 원인은 뚜렷하다. 화재와 폭발사고를 유발하는 점화원 관리 소홀(39건·24.5%), 화상과 중독사고를 일으키는 개인보호장구 미착용(44건·27.7%), 단기노동자 사고(17건·10.7%)가 그것으로, 이 세 원인만으로 사망 17명, 부상 245명의 피해가 발생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4~5월 울산·서산·여수 등 주요 산업단지 내 331개사 480명의 현장 안전관리자를 직접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현장 중심의 예방 방안을 마련했다.

 

점화원 관리 강화에서는 접지·본딩 등 정전기 예방조치 사항을 법정 자체점검 항목에 반영해 주 1회 점검하도록 하고, 작업 전 방전패드 설치를 지원해 인체에 축적된 정전기를 제거한다.

 

보호장구 미착용 문제는 구조적으로 접근한다. 위험공정과 밀폐공간으로 가는 출입 통로를 화학안전구역으로 지정하고, 입·출구에 음성안내 장치를 설치해 작업자가 위험구역 진입 전 위험성을 인식하고 기본 안전수칙을 준수하도록 유도한다.

 

단기노동자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기존 온라인교육을 작업 전 현장교육으로 전환해 취급 물질·공정별 위험요인·사고 사례·비상조치 방법을 사업장에서 직접 교육하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확대하고, 매월 넷째 주 수요일을 '화학안전점검의 날'로 운영해 사업장의 자율적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한다.

 

조현수 기후부 환경보건국장은 "화학사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장 현장에서 기본안전수칙이 철저히 지켜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보호장구 착용, 정전기 방지, 작업 전 교육 등 현장 중심의 예방 대책을 적극 추진해 화학사고로부터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자 코멘트]
이번 대책의 의견 수렴 지역에 서산이 포함된 것이 충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산석유화학단지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 클러스터로, 상시 가동되는 대형 플랜트와 크고 작은 협력업체가 밀집해 있다.

 

이완섭 서산시장이 대산석유화학단지의 국가산단 지정을 충남도에 요청한 것처럼, 이 지역의 산업 규모와 위험도를 고려할 때 화학사고 예방 대책은 충남 서해안 산업벨트의 핵심 안전 과제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 단기노동자 현장교육 강화를 별도 항목으로 다룬 것은 현실 인식이 뚜렷한 방향이다. 대산 일대 외국인 근로자와 단기 계약직 노동자 비율이 높은 현장에서, 온라인 교육만으로는 실질적인 안전 인식을 심기 어렵다는 문제가 오래전부터 지적돼왔다.

 

법무부가 임금체불 사업주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제한하는 제도 개정을 추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하는 사업장에 대한 제재도 함께 강화될 필요가 있다.

 

충남도와 서산시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이번 대책 시행에 맞춰 대산 산업단지 내 자체 화학안전 합동점검을 강화하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