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춤형 에너지캐시백 3종 사업 주요 내용(자료=기후에너지환경부)  ©

 

전기 절약에 대한 보상의 문턱이 크게 낮아진다. 정부가 내달부터 12월 말까지 주택용 에너지캐시백 지급기준을 기존 3% 이상 절감에서 1% 이상 절감으로 완화하면서, 조금만 아껴도 누구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풍부한 주말과 공휴일 낮시간에 전력을 사용하는 '슬기로운 전기생활' 확산을 위해 내달 1일부터 다양한 소비자 혜택 사업과 대국민 홍보를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최근 중동발 에너지 안보위기 대응과 낮시간대 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 등 변화한 에너지 환경에 따라, 절약의 중요성과 함께 낮시간대 전력 소비를 유인하는 효율화 정책의 필요성이 한층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절감률 1%부터 캐시백…여름철 저녁엔 500원/kWh 추가 보상

기후부는 맞춤형 에너지캐시백 3종 사업으로 주택용 에너지캐시백 제도 확대, 여름철 최대전력수요 시간대(평일 오후 5시~밤 8시) 추가 캐시백, 가을철 주말·공휴일 낮시간(오전 11시~오후 2시) 스마트가전 캐시백 사업을 동시에 추진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주택용 에너지캐시백의 지급기준 완화다. 기존에는 직전 2개년 동월 평균 사용량 대비 3% 이상 절감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1% 이상만 절감해도 캐시백 대상이 된다. 지급단가도 높아져 절감률 구간에 따라 1kWh당 20~30원의 추가 지원금이 더해지며, 최대 120원/kWh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여름철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저녁 시간대 절감을 유도하기 위한 추가 캐시백도 시범 운영된다. 한국전력공사의 원격검침시스템(AMI)이 설치된 가구를 대상으로, 7~8월 평일 오후 5시부터 밤 8시까지 직전 2개년 동일 시간대 평균 사용량보다 절감하면 1kWh당 500원이라는 파격적인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가전·전기차도 '낮시간 할인' 가세

낮시간대 전력 사용 유도 정책도 가전과 전기차 영역까지 확장됐다. 가정에서는 올가을 시범 추진되는 스마트가전 캐시백을 통해 삼성·LG 스마트가전 앱에 등록된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의류관리기를 9월과 10월 주말·공휴일 낮시간(오전 11시~오후 2시)에 사용하면 해당 시간 사용량에 대해 1kWh당 100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산업계에서도 지난 4월 시행된 시간대별 요금 개편에 따라, 9월과 10월 전력소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을) 대상으로 주말·공휴일 낮시간 전력량요금의 50%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전기차 이용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9월부터 10월까지 주말·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자가소비용 충전소, 기후부·한전 운영 공공 급속충전기 및 주말 할인 정책에 동참하는 민간 충전사업자를 통해 충전요금 할인이 적용된다.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수요반응(DR) 제도인 '플러스디알'을 통해서도 평시 10%, 봄·가을철 토요일·공휴일 낮시간에는 최대 12%까지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흩어진 서비스 39종 통합…복지할인·바우처도 한곳에서

이 모든 혜택은 통합 플랫폼 '슬기로운 전기생활'에서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다. 한전 등 7개 기관에 흩어져 있던 서비스 39종을 한곳에 모아 접근성을 대폭 개선했다.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전기요금 복지할인과 에너지바우처 제도도 플랫폼과 연계해 운영된다. 기초생활수급가구, 장애인, 출산가구 등은 복지할인으로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7~8월 여름철에는 월 최대 2만 원까지 지원이 확대된다. 에너지바우처 대상인 기초생활수급가구 중 기후민감계층도 에너지 구입비용 바우처를 지원받을 수 있다.

 

플랫폼은 전기요금 시뮬레이션 기능도 제공해 사용 시간을 조정할 경우 절감되는 요금을 미리 계산해 볼 수 있으며, 원격검침시스템이 설치된 가구는 디지털 전력정보 서비스 '파워플래너'를 통해 사용량 분석과 진단 보고서, 초과 알림 등 정밀한 전기요금 관리도 가능하다.

 

기후부는 앞으로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수급상황 변화를 반영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 확대 방안을 지속 모색할 계획이다.

 


 

[기자 코멘트]

지급기준을 3%에서 1%로 낮춘 것은 그간 절감 문턱이 높아 참여를 포기했던 가구들을 끌어들이는 실질적인 유인책이 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저녁 시간대 500원/kWh이라는 캐시백 단가는 일반 절약형 캐시백보다 압도적으로 높아, 전력 피크 분산 효과를 실제로 기대해볼 만하다.

 

다만 충남 지역 입장에서는 이 정책의 실효성을 가르는 변수가 따로 있다. 시간대별 캐시백과 플러스디알 혜택 모두 한전의 원격검침시스템(AMI) 설치를 전제로 하는데, 농어촌 지역의 AMI 보급률이 도시 지역보다 낮은 경우가 적지 않다.

 

서산·태안·부여·청양 등 농촌 비중이 높은 충남 시군에서는 정책 혜택을 받고 싶어도 인프라 자체가 갖춰지지 않은 가구가 상당수일 수 있다. 충남도와 각 시군은 이번 정책 발표를 계기로 관내 AMI 미설치 가구 현황을 점검하고 한전과 협의해 보급을 우선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스마트가전 캐시백과 전기차 충전 할인은 특정 브랜드 앱 등록이나 특정 충전 사업자 이용을 전제로 해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농촌 주민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통합 플랫폼 '슬기로운 전기생활'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주민이 적지 않은 만큼, 읍면동 주민센터나 경로당을 통한 오프라인 안내 및 신청 지원을 병행한다면 정책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