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ECD 중간 경제전망 주요지표(자료=재정경제부)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각각 3.7%, 3.2%로 전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각각 2.6%, 2.3%로 내다봤다. 재정경제부는 23일 OECD와 ADB가 각각 세계·아시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 OECD, G20 중 가장 큰 폭 상향…"강한 수출·생산이 성장 주도"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3.7%, 내년은 2.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6월 전망보다 각각 1.1%포인트, 0.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OECD는 지난 3월 1.7%에서 6월 2.6%, 9월 3.7%로 석 달 간격의 전망 발표 때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끌어올려왔으며, 이는 G20 국가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향 조정이다. 내년 전망 역시 6월 1.9%에서 9월 2.6%로 G20 국가 중 가장 크게 올려 잡으면서, 한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OECD는 특히 올해는 강한 수출·생산 증가세가 한국의 성장을 이끌고, 내년에도 완만한 소비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G20 평균보다 낮은 3.0%, 2.7%로 예상됐다. 다만 지난 6월 전망보다는 각각 0.4%포인트, 0.5%포인트 오른 수치인데, 성장률 전망이 큰 폭으로 상향된 데다 6월 대비 국제 에너지가격 전망이 높아진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9%, 내년은 3.0%로 전망했으며, G20 국가의 물가상승률은 높아진 국제 에너지가격 등을 반영해 올해 4.1%, 내년 3.6%로 상향 조정했다. OECD는 올해 4분기 이후에는 현재의 높은 국제 에너지가격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 지속과 엘니뇨 등 기상 악화에 따른 공급 충격, 장기 국채금리 추가 상승 등을 주요 하방 위험 요인으로 꼽은 반면, 중동전쟁 조기 해소 등은 상방 요인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AI 확산이 투자·생산 측면에서 추가적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관련 기업의 수익성 우려와 높은 레버리지 의존도 등은 예의주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ADB도 두 차례 연속 상향…"AI 반도체 수출 확대가 견인"

 

ADB 역시 이날 아시아경제전망(ADO)을 발표했다. ADB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해 지난 7월 전망(2.6%) 대비 0.6%포인트, 4월 전망(1.9%) 대비로는 1.3%포인트 높이며 두 차례 잇달아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2.3%로 전망해 지난 7월 전망(2.0%) 대비 0.3%포인트, 4월 전망(1.9%) 대비 0.4%포인트 올려 잡았다. ADB는 이번 전망에 7월과 8월의 견조한 제조업 지표를 반영했다며,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 확장적 재정정책 및 견조한 기업 실적에 따른 민간소비의 완만한 회복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 고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투자 위축 가능성 등을 주요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2.7%, 내년 2.2%로 지난 7월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ADB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국내 수요 강세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이 이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내년 전망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 완화와 긴축 통화정책의 효과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5.0%로 전망해 7월 전망(4.9%)보다는 0.1%포인트 높였지만 4월 전망(5.1%)보다는 0.1%포인트 낮췄다. 민간 투자 확대, 정부 경기 부양책 효과, AI 관련 산업의 수출 호조 등을 성장 요인으로 제시했으며, 내년 성장률은 5.1%로 4월과 7월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4.2%로 7월 전망(4.3%)보다 0.1%포인트 낮췄는데, 중국과 남아시아 국가들의 가격 안정 조치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이 반영된 결과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엘니뇨현상 장기화가 경제활동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3.5%로 7월 전망(3.4%)보다 0.1%포인트 높여 잡았다.

 

[기자 코멘트]
두 국제기구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연속으로, 그것도 G20 국가 중 가장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한 것은 분명 고무적인 신호다. 다만 두 기관 모두 상향 조정의 핵심 근거로 '수출·생산 증가세'와 'AI 반도체 수요 확대'를 꼽고 있다는 점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이는 앞서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9월 최근 경제동향'에서도 지적됐던 반도체·수출 의존형 성장 구조가 이번에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정 산업 한 곳에 성장의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는 것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나 AI 투자 사이클이 꺾일 경우 성장률 전망이 다시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한다.

 

OECD가 명시적으로 언급한 'AI 관련 기업의 수익성 우려와 높은 레버리지 의존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AI 투자 붐이 실물 경제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낀 거품 우려를 국제기구 스스로 경고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ADB가 지적한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 가능성은 수출 주도 성장이 대외 통상 환경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물가상승률이 두 기관 모두에서 소폭 상향된 점 역시, 성장률 개선이 서민 체감 물가 부담과 맞물려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당국의 균형 잡힌 대응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