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차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 (2027-2029)' 비전 및 전략.(정보그림=개인정보보호위원회)  ©

 

정부가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에 걸맞은 개인정보 보호 청사진을 내놨다. 일률적 규제에서 벗어나 위험에 비례한 원칙 중심 체계로 전환하고, 사전 예방과 국민 권리구제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신뢰 기반의 인공지능(AI) 혁신을 촉진하는 제3차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2027~2029)'을 발표했다. '신뢰받는 개인정보 환경, 안심하고 누리는 인공지능 사회'를 비전으로 AI 대전환 시대 보호체계 혁신, 사전예방 중심 보호체계 확립, 전략적 정책 고도화, 국민 권익 증진 등 4대 전략과 12대 추진과제를 담았다.

 


 

위험비례 원칙 중심 체계 전환·AI 안심지원센터 신설

이번 계획의 첫 번째 전략은 AI 환경에 맞는 규율체계로의 전환이다. 기존 일률적 규제가 AI 환경에서 법령 준수를 어렵게 하고 데이터 활용을 제약한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위험에 비례한 보호를 규율하는 원칙 중심 체계로 개편한다.

 

AI 전환 과정의 개인정보 처리 불확실성을 신속히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혁신지원 종합창구인 'AI 전환 안심지원센터'도 운영한다. 지역 거점별 데이터(가명·익명) 연계·활용 허브도 구축해 전국 어디서나 데이터 혁신 환경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국민 데이터 주권 강화도 병행된다. 마이데이터 지원(온마이데이터) 플랫폼을 강화해 국민이 자신의 정보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마이데이터 2단계 추진을 통해 복지·돌봄·의료 등 사회적 난제 해결에도 활용한다.

 

자율형 AI(에이전틱 AI)의 의사결정 책임구조와 실물 AI(피지컬 AI)의 상시적 정보 수집 확대에 대응하는 권리보장·위험평가 기준, 딥페이크 등 데이터 변조 방지 방안과 AI 투명성 확보 제도화도 추진된다.

 


 

선제 보호 투자 시 과징금 감면·CEO 책임 정착…불법유통 형사처벌 신설

두 번째 전략은 사전예방 중심 보호체계 확립이다. 고위험군 집중점검과 부처 합동점검 등 상시적 점검 체계를 고도화하고, 공공분야의 안전조치 기준과 평가제도 실효성을 우선 강화한다.

 

기업의 자발적 보호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구조도 새로 도입된다. 의무기준을 넘어서는 선제적 보호 투자를 한 경우 유출 과징금을 감면하는 방식이다. 반면 관리의무 소홀 등 법 위반에는 이행강제금 도입 등 제도개선을 통해 엄정하게 대응한다. 대표자(CEO) 책임 정착,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위상 강화, 개인정보 불법유통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 신설도 추진한다.

 

중소기업이 유출 사고 발생 시 복구 기술지원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사고 이전에도 맞춤형 컨설팅과 보안 지원을 제공하는 회복력(resilience) 강화 체계도 갖춘다.

 


 

한-EU 동등성 이어 영국·일본·미국 데이터 이전 네트워크 확대

세 번째 전략으로는 범부처 협력체계 확립과 데이터 이전 네트워크 확대를 추진한다. 통신·교육·고용 등 위험성이 높은 분야는 개인정보위와 소관부처가 공동 점검·관리하는 체계를 수립하고, 개인정보 위협 요소에 대한 조기경보체계도 구축한다.

 

이미 수립된 한-EU 상호 동등성 인정 체계에 이어, 영국·일본·미국 등과의 데이터 상호 이전 네트워크를 확대해 글로벌 데이터 유통 기반을 넓힌다.

 


 

유출·침해 원스톱 권리구제 체계 구축…아동·청소년 등 취약계층 보호 강화

마지막 전략은 국민 권익 증진과 신뢰문화 정착이다. 개인정보 유출·침해 발생 시 신고부터 조사, 분쟁조정, 손해배상까지 모든 절차를 연계하는 원스톱 권리구제 체계를 마련한다. AI 기반 개인정보 관리 플랫폼도 구축해 국민이 자신의 개인정보 처리현황을 쉽게 확인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영상·생체정보 등 민감도 높은 정보의 수집·이용에 특화된 보호 규율체계를 개선하고, 아동·청소년 등 권리행사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체계도 강화한다.

 

송경희 개인정보위원장은 "개인정보 규율체계를 AI 환경에 맞게 재설계하고 사전 예방 중심의 보호체계를 확립해 국민은 안심하고 AI 편익을 누리고 기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혁신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기자 코멘트]

이번 기본계획에서 가장 주목할 지점은 '위험비례 원칙 중심 체계 전환'과 '선제 보호 투자 시 과징금 감면'의 조합이다. 일률적 규제가 AI 데이터 활용의 발목을 잡는다는 현장 불만을 수용하면서도, 보호 책임을 기업 스스로 높이도록 유인하는 구조다. 방향성은 옳지만 '위험비례'의 기준을 어떻게 구체화하느냐가 실제 규제 예측 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다.

 

충남·충청권 입장에서는 지역 거점별 데이터 연계·활용 허브 구축이 핵심 관심사다. 충청권에는 KAIST·충남대·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데이터 연구기반이 풍부하다. 충남도와 대전시가 공동으로 충청권 데이터 혁신 허브 유치를 정부에 제안한다면, 이번 기본계획의 지역균형 발전 의지와 맞물려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원스톱 권리구제 체계 구축은 반복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겪어온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다. 다만 신고·조사·분쟁조정·손해배상을 하나로 연계하는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각 단계별 처리 기간 단축과 전담 인력 확충이 뒷받침돼야 선언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