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개정 의료법에 따라 대면진료 원칙을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비대면진료를 할 수 있도록 대상 환자와 처방 기준, 의료기관 실시 기준, 중개매체 신고·인증 등을 정한 '의료법 시행규칙'과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19일부터 11월 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23일부터 11월 2일까지 입법예고 중인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의 주요 내용도 함께 안내했다. 개정 의료법은 2025년 12월 공포됐으며 공포 1년 뒤인 올해 12월 시행될 예정이다.
◆ 대상 환자와 처방 기준
비대면진료는 일반과 초진으로 나뉜다. 일반 비대면진료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6개월 이내 동일 증상으로 대면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환자가 대상이다. 이 이력이 없어도 환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의료기관 소재지가 같은 시·도에 있으면 초진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고,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에 실거주지를 등록했다면 실거주지가 기준이다. 희귀질환자, 제1형 당뇨병 환자, 등록장애인, 장기요양수급자 등 법령으로 정한 환자는 동일 시·도 밖의 의료기관에서도 초진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실시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원칙이며, 희귀질환자나 수술·시술 후 경과관찰이 필요한 환자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병원급에서도 할 수 있다.
초진 비대면진료의 처방일수는 원칙적으로 7일 이내로 제한한다. 해당 질환의 진료이력과 처방이력이 확인되고 의료인이 기존 치료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1회에 한해 30일 이내로 처방할 수 있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분석에서 초진 처방의 73.0%가 7일 이하였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마약·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 우려 의약품, 비만치료제는 원칙적으로 처방이 금지되고, 그 밖의 오·남용 우려 의약품은 복지부 장관이 고시로 정한다. 희귀질환자 등의 치료에는 일정 요건에 따라 마약·향정신성의약품 처방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 실시 비율과 진료 절차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는 반기별 전체 진료건수의 30% 이내로 제한된다. 의료인별 반기 월평균 건수는 의사 500건, 치과의사·한의사 130건 이내이며, 야간·휴일 진료 등은 산정에서 제외한다. 의료인은 진료 전에 환자 본인 여부와 대상환자 요건을 확인해야 하고, 화상통신이 원칙이되 일정한 경우에는 음성통신을 허용한다.
◆ 약 인도와 중개매체
약국 밖 장소에서 의약품을 인도할 수 있는 지역과 인도 업무 위탁 근거를 마련하고, 약국개설자의 복약지도와 배송업자의 배송 약관 마련 등 준수사항을 정한다. 의약품 무상 제공 같은 환자 유인행위와 배송업자의 부당한 금품 제공은 금지하며, 대한약사회가 의약품 인도 표준지침을 마련한다. 비대면진료 전담 약국 등을 막기 위한 약사법 보완 입법도 추진한다.
비대면진료 중개매체를 운영하려는 자는 명칭, 운영방식, 이용료, 정보 안전성 확보 조치 등을 신고해야 한다. 누적 가입자가 10만 명 이상이면 중개업자가 의무적으로 인증을 신청해야 하며, 중개 기능의 적정성과 본인확인 절차, 정보 보호·운영의 적정성 등을 평가받는다. 중개업자가 신고·인증 의무를 어기거나 개인정보를 부당하게 처리하면 시정명령, 영업정지, 신고수리 취소 등의 처분을 받는다.
심각단계 위기경보가 발령됐거나 감염병 확산으로 경계단계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대규모 재난·의료공급 차질로 대면진료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비대면진료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비급여 진료내역 제출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과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 구축·운영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중개매체 신고 접수와 인증 평가는 한국보건의료정보원에 위탁한다.
의견은 시행규칙과 행정처분 규칙 개정안은 11월 9일까지, 시행령 개정안은 11월 2일까지 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 또는 국민참여입법센터로 제출할 수 있다.
◆ 시스템 개통 전의 공백과 지역 접근성
세부 기준의 이행을 가를 열쇠는 공공 시스템이다. 복지부가 국정감사 서면답변에서 밝힌 일정에 따르면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과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은 2028년 1월 정식 개통이 목표다. 법 시행(올해 12월)부터 개통까지는 기존 공적 인프라를 활용하는 과도기가 이어진다. 의료기관별 30% 상한이나 의사별 월 500건 같은 수치 기준이 시스템 없이 어떻게 점검되는지가 규정의 실효성을 좌우한다.
충청권으로 보면 이번 틀의 한계와 가능성이 함께 읽힌다. 충남도는 16일 책임의료기관 토론회에서 중증질환자의 상당수가 수도권 등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고 서남부권 등 원거리 지역의 의료 접근성 격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초진 비대면진료는 원칙적으로 같은 시·도 안의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정돼, 상급종합병원이 단국대병원 1곳뿐인 충남에서 원정 진료를 대체하기는 어렵다.
희귀질환자 등 예외 환자만 시·도 밖에서도 초진을 받을 수 있다. 비대면진료가 도내 원거리 주민의 일차 진료 접근성을 얼마나 높이는지, 즉 제도가 의원 간 지역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하는지가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