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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역상황실 병원선정 대표 사례(자료=보건복지부) © |
골든타임 안에 적정 병원을 찾지 못해 응급실을 전전하는 이송 지연 문제가 제도 개선만으로도 해결 가능하다는 것이 처음으로 입증됐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22일 광주광역시·전북특별자치도·전라남도에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실시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성과를 발표했다.
시범사업의 핵심은 구급대와 시·도 구급상황관리센터, 응급의료기관, 광역상황실을 하나의 협력 네트워크로 묶은 것이다. 각 지역이 의료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이송지침을 새롭게 정비하고, 지역 내 대응이 어려운 중증 사례는 광역상황실이 전국 단위로 이송병원을 찾아주는 안전망을 구축했다.
광역상황실의 이송병원 선정 지원 건수가 월평균 5건에서 41건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이런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역별 성과도 뚜렷했다. 광주는 6개 응급의료기관 당직의사와 구급대, 광역상황실이 함께 참여하는 '중증응급환자 이송병원 결정 위원회(Final Landing Team)'를 꾸려 27건의 이송 지연 사례를 공동 대응했다.
전북은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활용해 구급대의 병원 선정 시간을 전년 대비 3분 15초(27.3%) 단축해 8분 40초로 줄였다. 전남은 광주 의료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광역상황실 지원 요청을 활성화해 의료자원이 부족한 지역의 한계를 보완했다.
수치로 나타난 성과는 더욱 인상적이다. 광역상황실에 이송 지원을 요청하기 전 구급대가 문의하는 의료기관 수가 평균 5.8개소에서 3.8개소로 줄었고, 광역상황실의 처리시간 중위값도 27분에서 18분으로 9분 단축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환자 수용은 일평균 35.6명에서 47.8명으로, 지역응급의료기관의 경증환자 수용은 79.1명에서 86.8명으로 각각 늘며 기능에 맞는 환자 분산도 이뤄졌다. 무엇보다 중증환자 일평균 사망자 수가 8.3명에서 7.1명으로 줄었고, 시범사업 기간 내내 응급실 미수용 사례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우선수용병원을 강제 지정한 사례도 없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정부는 9월까지 전국 모든 시·도가 지역 특성에 맞는 이송지침을 마련해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응급의료 전달체계 개편도 함께 추진해 현재 44개소인 권역응급의료센터를 60개소 수준으로 확대한다. 현재 기존 44개소와 신규 신청기관 37개소 등 총 81개 의료기관이 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도 병행된다. 중증·소아·응급·분만·외상 등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보호를 위한 하위법령 정비가 진행 중이고, 올해부터 '필수의료 배상보험료 지원사업' 대상을 신생아·응급 분야까지 확대해 전문의 1인당 약 175만 원의 보험료를 지원하고 배상한도는 17억 원 수준으로 설계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국민이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골든타임 안에 최종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응급의료 체계 구축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시·도 소방본부와 지자체 보건국, 지역 응급의료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응급환자가 적정 병원으로 신속히 이동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자 코멘트]
이번 시범사업의 성과는 충남·충청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남대병원에서 국립대학병원 종합 육성방향이 발표된 데 이어, 이번 응급이송체계 전국 확대 계획이 맞물리면 충남 응급의료 체계 전반의 업그레이드가 가시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 확대(44→60개소)는 충남에서 현재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위를 유지하는 기관들의 역할이 더욱 커지는 동시에, 신규 지정 신청을 검토할 의료기관이 있다면 이번 공모가 중요한 기회가 된다.
충남은 서산·태안·보령·홍성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서해안 농어촌 지역을 다수 안고 있다.
광역상황실의 이송 지원 건수가 월 5건에서 41건으로 여덟 배 늘었다는 시범사업 결과는, 상황실의 기능을 강화하면 이런 의료 취약 지역에서도 이송 지연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충남도는 9월 전국 시행에 앞서 도내 구급대와 응급의료기관, 광역상황실 간 협력 체계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특히 서해안 도서·농촌 지역에서의 이송 지연 사례를 데이터로 파악해 맞춤형 이송지침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필수의료 배상보험 지원 확대도 충남 내 산부인과·응급의학과 전문의 정착에 실질적인 유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충남도가 이 정책을 의료인 유치 홍보에 적극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