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드림 사업 발굴실적(자료=보건복지부)  ©

 

복잡한 소득 증빙 없이 먹거리와 생필품을 즉시 지원하는 '그냥드림' 사업이 9월 중 전국 모든 시군구로 확대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확대 계획을 6일 밝혔다.

 

현재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55개 시군구가 순차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며, 경북 울릉군까지 참여해 전국 어디서나 그냥드림 코너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 21만명 이용,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방식으로 호응

 

그냥드림은 지난해 12월 전국 57개소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현재 175개 시군구에서 운영 중이며, 지금까지 약 21만 명이 코너를 이용했다. 소득 증빙 같은 행정 절차보다 지원을 먼저 하는 '선(先)지원 후(後)행정' 방식이 높은 호응을 얻은 배경이다. 단순히 물품만 나눠주는 데 그치지 않고 위기가구 발굴 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 이용자 가운데 4만 4712명이 복지 상담을 받았고, 이 중 기초생활수급자 선정과 긴급복지지원 등 제도권 보호 체계로 연결된 인원은 4437명에 달한다.

 

시범사업에서 본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이 같은 발굴·연계 체계는 한층 촘촘해졌다. 이용자가 복지 상담을 거쳐 읍면동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으로 연계 의뢰되는 비율은 시범사업 기간 46.4%에서 본사업 기간 54.8%로 높아졌고, 실제 복지서비스 제공까지 이어진 연계율도 같은 기간 15.2%에서 25.1%로 뛰었다.

 

◆ 거동 불편한 어르신·도서벽지 주민엔 '찾아가는 그냥드림'

 

전국 확대와 함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 도서벽지 주민 등 직접 방문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그냥드림'도 본격 운영된다. 지역별 우수사례를 바탕으로 읍면동 복지 연계형, 지역자원 연계형, 공공기관 협력형 등 3대 표준 모델로 운영된다.

 

읍면동 복지 연계형은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이 차량으로 마을을 순회하며 물품을 전달하고 현장에서 복지 상담까지 진행하는 방식이다. 전남 신안군은 '그냥드림카'로 섬과 외진 마을까지 찾아가고 있다.

 

지역자원 연계형은 자원봉사자 등 지역사회 민간 연결망을 통해 물품을 전달하고 위기 징후가 확인되면 지방정부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충남 논산시는 자원봉사자들이 '온동네 배달'을 통해 이웃을 직접 찾아 위기가구를 살피고 있다.

 

공공기관 협력형은 지방정부가 우체국에 신청자 정보를 전달하면 집배원이 배달 과정에서 물품을 전하고 위기 징후가 있는 대상자를 지자체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경기 부천시가 지역 우체국과 함께 '집으로 그냥드림'을 운영 중이다.

 

◆ 민간 후원금 135억원 모여…신한금융, 3년간 100억 지원

 

민간의 참여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총 1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한국수출입은행·롯데지주·한국청과주식회사 등 기업과 전국 상공회의소도 동참했다. 이에 따라 민간 후원금 누적액은 135억 원에 이른다.

 

지역별 그냥드림 코너의 위치와 운영시간 등 자세한 사항은 포털사이트에서 '그냥드림'을 검색하거나 보건복지부 누리집(mohw.go.kr)과 전국 푸드뱅크 누리집(foodbank1377.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국 모든 시군구에 그냥드림 코너가 설치되는 만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을 한 명이라도 더 찾아내고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민간이 함께 촘촘한 지원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자 코멘트]


그냥드림 사업에서 눈여겨볼 숫자는 21만 명이라는 이용자 수보다 4437명이라는 제도권 연계 인원이다. 단순 물품 지원을 넘어 복지 사각지대에 있던 위기가구를 실제 행정 지원으로 끌어낸 규모이기 때문이다. 본사업 전환 이후 복지서비스 연계율이 15.2%에서 25.1%로 뛰었다는 것은 이 사업이 '퍼주기'가 아니라 발굴형 복지 전달체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전국 확대 속도가 빠른 만큼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신안군의 그냥드림카나 부천시의 우체국 협력형처럼 지역 여건에 맞춰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모델들이 표준화되는 과정에서, 정작 각 지역의 특수성(도서지역 접근성, 고령인구 비율 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형식적인 코너 설치에 그칠 위험도 있다.

 

또한 민간 후원금이 135억 원까지 늘었다고는 하나, 이 중 상당 부분이 신한금융그룹의 3년간 100억 원 지원에 집중돼 있어 특정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는 점도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향후 참여 기업군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사업의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