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방안(자료=보건복지부)  ©

 

2001년 건강보험 상대가치점수 도입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수가 개편이 이뤄진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검사 중심으로 집중된 보상 구조를 지역·필수의료 중심으로 전면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의 문제는 분명했다. 의료비용분석위원회가 의과 건강보험 수가 약 6,000개를 분석한 결과,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는 190%, CT·MRI 등 특수영상검사는 194%로 과보상된 반면 진찰·입원·마취 등 필수진료는 저보상 분야로 확인됐다. 이런 뒤틀린 구조가 과잉 검사와 짧은 진료를 유도하고, 의료기관이 지역·필수의료 기능을 포기하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지역과 필수의료에 역대 최대인 연간 3조 6,000억 원을 투입하는 동시에, 과보상 분야 수가를 조정해 연간 2조 6,000억 원의 재정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재정을 재배분한다.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비수도권과 일부 수도권 취약지역 의사 의무복무 대상 6개 진료권의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은 수술·처치 행위 약 2,700개에 건강보험 수가를 10% 추가로 받는다.

 

야간·휴일 응급수술·처치에는 10%를 추가 가산해 최대 20%의 지역 우대수가가 적용된다. 인구감소지역 전국 84개 시군구 소재 2,249개 의료기관에는 진찰료 5% 가산과 함께 종합병원·병원에는 입원료도 5% 추가 지급된다.

 

진찰료는 20년 만에 인상된다. 의원급 초진은 6%, 재진은 4% 오르며, 병원급 이상은 초진·재진 모두 2%씩 상향된다. 연간 1조 5,000억 원 규모의 보상 확대다. 일반병실 입원료는 7%, 중환자실은 10% 인상되고, 종합병원 전신마취 수가는 50% 올라간다.

 

중증·응급 분야에서는 종합병원 이상 수술·시술 2,700여 개 중 약 60%인 1,600여 개의 수가를 20% 상향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의 야간·휴일 응급수술에는 최대 5.5배까지 보상한다. 연간 9,000억 원이 투입된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분야에도 연간 1,000억 원이 들어간다. 28주 미만 조산아를 중증모자센터에서 분만하면 기본 분만수가 외에 약 440만 원이 가산되고, 비수도권 모자센터는 506만 원까지 가산된다. 신생아중환자실 처치에는 50% 가산, 지역 우대기관은 100% 가산을 적용한다.

 

소아 진료를 위해서는 연간 2,000억 원이 투입돼 진찰료 가산 적용 연령이 6세 미만에서 8세 미만으로 확대된다. 6세 미만 소아 중증·응급 수술에는 20% 인상에 더해 50%를 추가 가산하며, 어린이 재활의료기관은 현재 47곳에서 66곳으로 확대된다.

 

반면 검체검사와 CT·MRI는 과보상 수준이 150% 이상인 항목의 수가를 단계적으로 조정해 연간 2조 6,000억 원을 절감한다. 1999년 이후 유지된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도 27년 만에 전면 개편돼 하반기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이번 수가 개편으로 환자의 전체적인 본인부담은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방안은 올해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며, 모자의료센터 보상 강화 등 일부 과제는 3분기부터 먼저 적용된다. 수가 개편 주기도 기존 5~7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수가 개편과 함께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해 국민이 지역에서도 신속하게 응급치료를 받고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기자 코멘트]
이번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은 충남·충청권 의료 환경에 가장 직접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정책이다.

 

비수도권 수술·처치 수가 10% 가산과 인구감소지역 진찰료 5% 가산은 충남 도내 종합병원과 지역 의원에 대한 즉각적인 재정 지원 효과를 낸다.

 

충남대병원이 국립대학병원 종합 육성방향의 핵심 거점으로 지목된 시점에, 비수도권 응급수술 수가가 최대 20% 가산되고 야간 응급수술이 최대 5.5배까지 보상받게 되면, 충남대병원과 충남 권역응급의료센터들이 응급의학과·외과 전문의를 충원하고 야간 응급 체계를 강화할 실질적인 재정 유인이 생긴다.

 

모자의료센터 비수도권 확충 계획(현재 9개소→14개소)과 중증모자센터 확대(2→6곳)도 충남에 기회다. 현재 충남에 모자의료센터가 충분히 확보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비수도권 모자센터에 적용되는 추가 가산 수가는 충남 내 관련 기관이 시설 투자를 결정하는 강력한 유인이 될 수 있다.

 

충남도는 이번 수가 개편 일정에 맞춰 도내 산부인과·소아과 의료기관들이 모자의료센터 지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을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편 검체검사 수가 조정이 충남 중소병원·의원에 미치는 영향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지방 소규모 의료기관 중 검체검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곳은 수가 인하로 일시적인 경영 압박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충남도와 의료계가 12월 시행 전에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고 경영 체질 개선을 도울 수 있는 컨설팅 지원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