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에너지환경부 예산안.(정보그림=기후에너지환경부)  ©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7년 예산 및 기금의 총지출을 올해보다 18.3%(3조 9737억 원) 늘어난 25조 7319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기후부는 이번 예산안이 ▲첨단산업 성장을 뒷받침하는 전력·용수 기반시설(인프라) 확충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실현을 위한 담대한 에너지 대전환 ▲국민이 체감하는 녹색전환 ▲기후재난으로부터 국민안전 확보 등 4대 분야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 반도체·AI 데이터센터 뒷받침…전력·용수 인프라에 1조9351억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력과 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한 대규모 기반시설 구축이 본격화된다. 2027년 정부안에는 1조 9351억 원이 반영됐으며, 이 가운데 전력 분야에 1조 5489억 원, 용수 분야에 3862억 원이 편성됐다.

 

전력 분야에서는 수요유치형 변전소 구축과 함께, 기존 선로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송전단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가상송전망 대용량 ESS 설치, 전기품질 안정화 설비 구축이 추진된다.

 

신규 전력망의 지중화 확대,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설치도 지원되며, 취약계층 전기요금 지원과 한국전력공사 출자금액도 늘어난다.

 

용수 분야에서는 동복댐 증축 등 호남권 반도체산단 용수공급과 충청권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용수공급이 추진되고, 한국수자원공사 출자도 확대된다.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공공폐수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예산도 함께 편성됐다.

 

◆ 재생에너지 금융지원 1조5000억…전기차 보조금 30만→43만대

 

담대한 에너지 대전환을 위해 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예산이 2배 이상 늘어난 1조 5000억 원 규모로 편성된다.

 

공장지붕 태양광 융자 예산은 올해 1229억 원에서 5440억 원으로 4.4배 대폭 증액(116MW→512MW)되고, 햇빛소득마을 융자방식은 이차보전방식으로 전면 전환(285억 원)되며 연계형 에너지저장장치 구축사업도 21개소에서 50개소로 확충된다. 가정형 태양광 예산은 올해 추경 대비 2배 수준인 750억 원(10만 가구→20만 가구)으로 늘어난다.

 

차세대 태양광 탠덤전지 조기 상용화, 풍력발전 소재·부품 고도화 등 재생에너지 핵심기술개발 투자도 확대되며, 소형모듈원자로(SMR) 제조·공급망 핵심 거점 확보를 위한 혁신 제조 기술개발·기반시설 구축 지원사업도 본격 추진된다.

 

전기차 보급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돼 보조금 지원 물량이 올해 30만 대에서 43만 대로 늘어나고, 택시 등 영업용 차량에도 전환지원금이 새로 도입된다. 배달용 전기 이륜차 구매 보조금은 10%에서 50%로 확대되며, 전동트랙터 등 무공해 농업기계 전환 시범사업도 새롭게 추진된다.

 

히트펌프 열에너지 전기화 사업은 올해 대비 약 5.5배 늘어나 '가스배관 없는 아파트' 구현을 위한 공동주택 실증까지 사업 범위가 넓어진다.

 

산업계 저탄소 전환 자금 공급은 8조 7000억 원에서 10조 6000억 원으로 확대되며,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 대상 전환채권(예산 15억 원, 공급규모 7500억 원)과 지방정부 녹색지방채(예산 12억 원, 공급규모 3000억 원) 지원사업이 새로 추진된다.

 

◆ 도시침수 예방·녹조 대응에 5986억…가습기살균제 배상 2447억

 

기후재난 대응 예산도 확충된다. 강남역·광화문 대심도 빗물터널과 도림천 일대 지하방수로 설치사업 투자가 강화돼 2029년 홍수기 전까지 주요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가뭄 대응을 위해 이동식 해수담수화 시설 2개가 새롭게 도입되고, 지하수 저류댐 등 지하수자원 확보 시설이 4개소에서 7개소로 확충된다.

 

녹조 문제해결을 위한 수질개선 투자는 올해보다 74.7% 증액된 5986억 원으로 확대된다. 낙동강·대청호·소양호 등 주요 수계를 집중 관리하는 사업이 신설되고, 상수원 조류경보제 전 지점의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 체계가 5개소에서 28개소로 확대된다. 비점오염저감시설은 44개소에서 55개소로, 가축분뇨처리시설 효율개선은 3개소에서 8개소로 늘어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가 손해배상 체계로 전환됨에 따라 피해자 신속·적기 배상을 위한 정부 출연금이 100억 원에서 2447억 원으로 대폭 증액됐다. 사육곰 종식 정책을 위한 임시보호·해외이송, 월악산 국립공원 내 보호·자연학습장 조성 예산도 신규 편성됐다.

 

이 밖에 폐배터리 재생원료 인증제, 희토류 영구자석 해체·전처리 장비 지원(80억 원), 전남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 구축, 폐플라스틱 재활용시설 고도화 지원(61억 원) 등 순환경제 전환 기반도 확충된다.

 

재원구조 개편을 통해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의 에너지분야 사업은 기후대응기금으로 통합되고,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재생에너지 보급·기술개발에 집중 활용되도록 조정된다.

 

안세창 기후부 기획조정실장은 "2027년 기후부 예산안은 첨단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전력과 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보급, 전기차·히트펌프 등 기후위기 시대에 녹색전환을 이끌고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조성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편성했다"고 밝혔다.

 

[기자 코멘트]


이번 예산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첨단산업 인프라'와 '녹색전환'이라는 다소 결이 다른 두 목표가 한 예산안에 나란히 담겼다는 점이다.

 

전력·용수 인프라 1조 9351억 원이 반도체·AI 데이터센터 등 산업 수요에 맞춰진 투자라면, 재생에너지·전기차·히트펌프 예산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별개의 목표를 향한다.

 

두 방향이 상충하지 않으려면 신규 전력 수요 증가분을 재생에너지 확대로 상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함께 제시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가습기살균제 배상 출연금이 100억 원에서 2447억 원으로 24배 넘게 늘어난 것은 손해배상 체계 전환에 따른 불가피한 증액이지만, 그만큼 국가 책임 이행이 예산 편성 시점까지 지연돼 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녹조 대응 예산이 74.7% 늘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나,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가 28개소로 확대되는 것과 별개로 실제 녹조 발생을 사전에 차단할 근본 대책(비점오염원 관리 등)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병행될지가 관건이다.

 

공장지붕 태양광 융자가 4.4배 늘어난 것처럼 특정 사업의 증가율이 두드러지는 만큼, 국회 심의 과정에서 각 사업 간 재원 배분의 우선순위에 대한 설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