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 첫 번째)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기존 21mm 지름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 약 5배, 출력 약 6배 수준으로 성능 개선 효과(자료=산업통상부)  ©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로봇과 K-콘텐츠를 비롯해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 기업 7곳에 1조 6000억 원의 투자 자금을 지원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로봇핸드와 산업용 휴머노이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익로보틱스 직접투자와 콘텐츠테크 생태계 강화를 위한 씨제이(CJ)포디플렉스 지분투자 등 7건에 대한 자금지원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원익로보틱스와 씨제이포디플렉스는 지난 4월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에서 발표한 부처 간 사업발굴·검토 협의체인 성장기업발굴협의체를 통해 발굴된 기업이다. 이번 투자는 담당 부처가 정책적으로 산업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판단한 기업을 대상으로 국민성장펀드 투자를 연결한 건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지원으로 국민성장펀드는 이달 말까지 모두 17조 9000억 원의 자금지원을 누적 승인했으며, 하반기 중 결성이 완료될 간접투자방식의 투자처 미특정 기금(블라인드펀드)까지 포함하면 국민성장펀드의 올해 실적 목표치인 30조 원 승인을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로봇산업·K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 위한 투자

 

원익로보틱스는 고성능 로봇핸드와 자율이동 조작로봇(AMMR)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용 로봇 선도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로봇핸드 생산공장 및 인공지능 전환(AX)센터 신축(전북 완주)에 필요한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 자금 3500억 원을 이번 투자로 조달할 계획이며, 이 중 1500억 원을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전환우선주(CPS) 방식으로 직접 지분투자하고 나머지 2000억 원은 민간투자자로부터 지분투자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원익로보틱스는 2012년 로봇핸드 초기모델(V1)을 출시한 이후 14년 동안 로봇핸드 설계, 제어 핵심기술을 내재화했으며, 정밀조작 위주의 연구용 모델(V1~V3)뿐만 아니라 제조현장의 고부하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산업용 모델(V4~V6)까지 로봇핸드의 영역을 확장해 왔다.

 

산업통상부는 맥스(M.AX) 얼라이언스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로봇핸드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자금공급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투자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로봇 산업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씨제이포디플렉스(주)는 기술특별관 설치와 전용 콘텐츠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유일의 복합 콘텐츠 사업자로, 기술특별관의 글로벌 인프라 확장 및 콘텐츠 제작역량 고도화 등 미래성장동력 구축을 위해 프로젝트펀드 등을 활용한 2200억 원을 지분투자(RCPS)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은 이 중 500억 원을 프로젝트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씨제이포디플렉스는 포디엑스(4DX), 스크린엑스(ScreenX) 및 울트라 포디엑스(4DX) 등 자체 개발한 독자적 콘텐츠테크(문화기술)를 바탕으로 이미 75개국에 1244개의 특별관을 운영하며, 세계 선두 주자인 캐나다의 아이맥스(IMAX)와 치열하게 경쟁 중인 세계 2위 기술특별관 사업자다. 이번 투자 유치로 기술특별관을 전 세계 2000여 개로 확대해 세계적 유통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정부는 K-콘텐츠가 영화·드라마·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산업의 밸류체인인 '기획-제작-유통-소비' 관점에서 콘텐츠가 소비되기 위한 글로벌 플랫폼과 유통채널의 대다수를 여전히 해외기업이 점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씨제이포디플렉스에 자금을 지원해 컴퓨터 그래픽(CG) 및 시각효과, 움직이는 의자(모션체어) 등 콘텐츠테크 산업 전반의 질적향상을 도모하고, 이 기업의 기술력과 플랫폼을 K-콘텐츠의 세계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씨제이포디플렉스는 해외 신설 기술특별관에 '연 14일 이상 한국콘텐츠를 상영'하는 '글로벌 K-스크린쿼터'도 추진해 한국산 블록버스터 및 K팝 아티스트의 공연 실황을 전세계 관객에게 더 자주 노출시켜 안정적인 유통판로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 반도체·이차전지 등 대출 지원… 차세대 산업 경쟁력 다변화

 

㈜두산테스나는 경기 평택에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의 테스트 수요에 대응한 신공장 건설 및 경기 안성 소재 공장(2개)의 장비 증설을 위해 총투자비 8554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중 2954억 원은 자기자금으로, 5600억 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으로부터 저리대출을 통해 조달한다. 평택 신공장 건설을 통해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의 위탁(파운드리) 생산품목 다변화에 대응하고, 기존 안성공장 2곳의 테스트 장비를 증설해 테스트 물량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에 차세대 이차전지 생산공장 구축을 위해 시설자금 3769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이 중 3000억 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 대출로 조달한다.

 

46시리즈 원통형배터리 및 전고체 배터리 생산시설을 확대해 고성능·고안전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고, 이차전지 제조과정에서 용매를 활용하지 않는 건식 전극 공정을 개발해 생산 속도·효율 상승과 제조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계획이다.

 

티케이지(TKG)솔믹스는 세계 반도체 장비용 부품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시설 증설을 위해 첨단전략산업기금에 1000억 원의 대출을 신청했다.

 

반도체용 세라믹 부품을 국산화한 1호 업체로 30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했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 등과 안정적 공급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지원으로 식각공정의 핵심부품 생산시설을 증축해 반도체 소재·부품의 국산화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지역 소재 바이오·미래차 부품 기업에도 지원

 

㈜경보제약은 기존 원료 및 완제의약품 업력을 바탕으로 항체-약물 접합체(ADC) 사업 신규 진출을 위해 첨단전략산업기금에 200억 원의 대출을 신청했다.

 

오랜 항암제 생산업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항체 확보와 독자적인 약물·링커 제조 및 접합 기술을 10여 개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지원으로 전용 생산설비를 신축해 국내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반 확보에 기여할 계획이다.

 

㈜삼동은 전기차 모델 확대와 하이브리드차의 안정적 판매 호조 등에 따른 친환경차 구동 모터의 핵심부품인 소형각선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첨단전략산업기금에 100억 원의 대출을 신청했다.

 

삼동은 국내 최초로 산소 함유량을 극도로 낮춘 순도 높은 구리인 무산소동(OFHC)을 국산화한 경북(문경) 지역 대표 중견기업으로, 이번 지원으로 지역 내 공장을 증축해 경북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자 코멘트]


이번 지원 목록을 살펴보면 첨단전략산업기금의 두 가지 방식이 뚜렷이 구분된다. 원익로보틱스·씨제이포디플렉스처럼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아직 검증 중인 기업에는 지분투자(CPS·RCPS) 방식으로 리스크를 함께 부담하고, 두산테스나·LG에너지솔루션처럼 이미 검증된 대기업 설비투자에는 저리대출로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주는 식이다.

 

특히 경북 문경의 삼동, 지역 바이오기업 경보제약처럼 대기업이 아닌 지역 중견·중소기업까지 포함시킨 점은 이 펀드가 단순히 대기업 특혜성 자금 지원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는 균형 장치로 보인다.

 

다만 17조 9000억 원 누적 승인 중 이번 7건이 1조 6000억 원을 차지하는 만큼, 나머지 승인 건들도 이런 대기업-중소기업 균형이 실제로 유지되고 있는지는 별도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연간 목표 30조 원을 하반기 블라인드펀드로 초과 달성한다는 전망도, 실제 집행 이후 각 기업의 성과가 뒤따르는지가 국민성장펀드의 실효성을 판가름할 것이다.

 

 

기사작성: 미디어코리아 박상찬 기자 mknews114@gmail.com